대기 중 온실가스량 증가가 지구온난화 주범

선진국일수록 기상예측 정확도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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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온난화는 빙하를 녹여 대홍수를 일으키는 주범이다. <제공 기상청>

97년 미국 노스다코다주의 그랜드포크에서는 사상 최악의 대홍수가 일어났다. 이 지역은 원래 눈이 많은 곳인데 11월부터 시작된 눈보라가 3월 초까지 이어졌다. 문제는 3월 중순부터 기온이 10도 이상 올라가는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면서 발생했다.

4개월간 쌓여있던 눈이 한꺼번에 녹으면서 주변 레드강으로 흘러들어 사상 최악의 대홍수를 일으킨 것이다. 강의 홍수조절 능력이 상실되고 제방이 무용지물이 돼 90여명의 사상자를 냈고 피해액만 50억 달러에 달했다.

80년대 이후 알래스카의 꽁꽁 언 땅도 녹기 시작했다. 땅이 녹으면서 땅 속에 갇혀있던 얼음이 녹아 내려 지면이 내려앉는 열카르스트(Thermokarst) 현상이 나타나 나무가 쓰러지거나 건물과 도로가 내려앉는 등 인간 생활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또 겨울에 더 많은 눈이 내리고 여름에는 더 더워지는 현상은 알래스카의 농업형태에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이와 같은 기상이변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대다수 과학자들과 기상학자들은 지구온난화를 꼽는다. 지구가 따뜻해진 것 자체가 기후변화이며 이로 인해 기상이변이 속출한다는 것이다.

8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많은 과학자들은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은 자연적 요인에 의한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산화탄소의 증가량과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률이 비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기상이변을 일으키는 기후 변화는 결국 인간들이 일으킨 것이라는 쪽으로 초점이 맞춰졌다. 텍사스 에이앤드엠(A&M)대학의 크롤리 교수는 측기를 사용해 수백 만년 전까지 기온변화를 추적해본 결과 20세기가 1만년 중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음을 밝혀냈다. 또 매사추세츠공대의 만(Michael E Mann) 교수와 브래들리 (Raymond S Bradley) 교수, 애리조나대학의 휴스(Malcalm K Hughes) 교수는 연구를 통해 온실가스의 증가가 지구온난화의 주범임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95년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의 보고서에 따르면 지구온난화 현상은 북반구 육지에 집중돼 있으며 밤의 기온이 상승해 밤낮의 일교차가 점점 좁혀지고 있다고 한다. 또 겨울의 기온이 상승해 혹한이 줄고 여름철에는 몹시 더운 열대야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런 결과는 컴퓨터 수치모델을 이용한 예측에서 나온 것으로, 이는 온실가스 증가에 따른 기후변화 특성과 맞아떨어진다.

기상청의 윤원태 박사는 “지구온난화는 대기의 흐름을 바꾸고 이에 따라 이상기상현상이 일어난다”며 “이에 대한 원인으로는 온실가스의 증가를 꼽는 것이 현재의 정설”이라고 말했다. 윤 박사는 이와 더불어 “1950년대 이후 빙하의 10∼15%가 감소했으며 빙하가 녹은 차가운 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 조류에 변화가 일어났고, 이 또한 대기와 상호작용 해 이상 기후 현상을 만들어 냈다”고 설명했다.

전혜영 연세대 이과대학(대기과학 전공) 교수는 “기후변화나 기상이변은 지역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그 원인도 다르기 때문에 한 가지로 원인을 규정하기는 힘들지만 전반적인 대세는 역시 지구온난화”라고 지적했다. 전 교수는 “기후변화는 인류의 힘으로 막을 수 없기 때문에 정확도 높은 예측과 이에 대해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방재 시스템만이 유일한 대안책”이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이제는 선진국의 척도가 기상예측의 정확도에 있다”면서 “유럽연합(EU)이나 미국, 일본 등 선진 기상 시스템을 구축한 나라들과 네트워킹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한정림 기자ub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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