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고 즐거운 과학문화 조성”

공익법인 한국과학문화재단의 신임 이사장에 나도선 울산대 교수(생화학)가 3월 21일 취임해 과학기술부 산하 첫 여성 기관장이 탄생했다. 한국과학문화재단은 과학 문화 이벤트 개최와 민간 행사 지원, 기술개발 지원 등을 통해 과학문화 대중화 사업을 하는 단체로 이사장은 차관급에 해당한다.

“중책을 맡아 책임이 무겁지만 새로운 도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소감을 밝힌 나 이사장은 “정년퇴임을 10여년 앞둔 지금 실험실보다는 국민들을 위해 활동적으로 봉사할 때라는 생각에 이사장 공개채용에 지원했다”고 말했다.

그는 “21세기는 과학기술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라며 “과학은 평생학습이고 평생 경쟁력이 될 수 있는 학문으로 과학문화가 일반 국민들의 생활 속에 뿌리내리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우선 현재 진행 중인 '사이언스 코리아' 등 사업의 내실을 기하면서 국민들이 즐길 수 있는 과학문화 공간을 만드는 데 힘쓸 예정이다.

또한 국제 사회에서 우리나라 과학문화 위상을 높이기 위해 올해 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담을 계기로 국제 네트워크를 강화할 예정이다. 국제 콘퍼런스 주최, 국제과학캠프 등 세계 속의 과학 한국을 알리는 이벤트도 계획하고 있다.

과학기술분야에서 소수를 차지하고 있는 여성 과학인 육성 방안에 대해 “'여성 과학인 지원 육성에 관한 법률'이 통과되는 등 정부정책으로 시행하고 있다”며 여성의 사회진출을 끌어올리기 위해 여성 과학자에 대한 채용할당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우리나라 사회 각 분야에 많은 여성이 진출해있지만 과학기술 분야는 아직까지도 남성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대전 대덕연구단지 내 6000여 연구 인력 중 약 15%인 900여 명이 여성이지만 부장급 보직을 맡은 여성은 극히 드물다.

나 이사장은 “과학분야는 실적으로 평가되는 학문이므로 열심히 하면 인정받을 수 있는, 성차별이 상대적으로 적은 학문”이라며 과학이 어렵고 3D업종이라는 편견을 버리고 능력 있는 여성들이 과학계에 많이 진출하기를 희망했다.

생명과학 분야의 권위자인 나도선 이사장은 서울대 약대를 졸업하고 미국 북일리노이대학에서 생화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여성생명과학기술포럼과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를 창립하고 초대 회장을 맡는 등 여성과학자로서의 리더십을 보여주었으며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유전공학센터 생화학연구실장을 거쳐 90년 2월부터 울산대 의대 생화학 교수로 재직해 왔다.

박윤수 기자 birdysue@emp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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