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효선

여성신문 발행인

한반도 우리 땅 주인 노릇하기도 힘든 세상이다. 사태는 심각하다. 대대손손 우리 집이라 믿고 살아왔는데 갑자기 이웃집에서 법원에 소유권 확인 소송을 제기하는 격이다. 소송에 연루되면, 우리 집이 우리 집임을 입증하는 책임이 우리에게도 돌아오게 된다. 기가 막힌 일이지만, 지금 상황은 이보다 훨씬 심각해 보인다.

중국은 고구려를 자기네 역사라 주장하고 일본은 독도를 자기 땅이라 주장한다. 심지어 일본은 식민지 역사가 한국이 원한 바였으며 식민지 시대에 한국이 많은 발전을 했다고 주장을 하고 있다.

일본 시마네현은 독도가 자기네 땅이라는 소유권 주장을 '다케시마의 날' 제정으로 공식화하고 나섰고, 일본 중앙정부는 지방자치제의 독립성을 내세워 수수방관하는 눈치다. 이 소식을 듣고 한반도는 들끓고 있다. 언론은 또다시 흥분하고 분개하고 있다. 언론도, 국민도, 정치인도, 정부도 펄펄 끓기 시작한 한국과 달리 일본은 냉정하다. 일본의 역사 왜곡은 이미 발생한 사건이고, 정말 걱정해야 할 것은 일본의 이 냉정하고, 차분한 태도이다.

일본은 우리 보기에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하고 반복해서 하고 있다. 그런데 그 주장이 오랫동안 준비되고, 집중해온 작업의 결실이기 때문에 더 문제인 것이다.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은 올해 갑자기 시작된 게 아니라, 다케시마가 일본에 귀속된 지 100주년을 기념하는 의례로 만들어졌다. 100주년 기념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오랫동안 이 일을 기획하고 준비해 왔을까 생각해 보면 그 차분함과 냉정함이 이해될 수 있다. 독도 문제를 놓고 한국과 일본이 정반대 되는 주장을 계속하면, 국제사회에서 영토분쟁문제로 넘어가게 될 것이다. 일본은 하루 빨리 국제 분쟁화되기를 원하는 눈치다. 오히려 갈등을 극대화해서 국제사회의 시선 끌기를 원하고 있는 듯하다. 국제사회로 가면? 한국에 결코 유리하리라는 보장이 없다. 미국 CIA를 비롯한 국제 여론은 일본편에 유리하다. 일본은 국제 분쟁 단계에서의 독도문제를 준비하고 있었다고 봐야 한다.

한국에서 반일 여론이 들끓자 시마네현 사람들이 시위하는 과정에서 나온 주장도 '독도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팀을 만들어라'라는 식이다. 현장에서 보지 않았으니 아주 잘 알 수는 없는 일이나 독도문제를 둘러싼 일본의 일련의 행동양식은 일본 총리서부터 지방의회, 일반 국민에 이르기까지 지독할 정도로 집요하고 치밀하고 차분하다. 말도 안 되는 주장도 오랫동안 준비하고 연구하고 접촉하고 발표하고 국제사회를 설득하고…그렇게 자꾸 반복해 나가면 잘 모르는 사람들도 어느 순간 단지 익숙하다는 이유만으로 수긍할 수도 있는 일이다.

최근 어느 일간지는 독도의 아름다움으로 1면의 3분의 2 지면을 채우면서 “이 아름다운 독도를 누가…”라고 제목을 달았다. 맞다. 이 아름다운 독도를, 왜 우리 국민들이 접근도 못 하도록 막았을까? 그동안 국민들이 친근하게 드나들었다면 이런 억울한 일본의 주장 앞에서 우리 입지를 펴기가 쉬웠을 것을. 또 국제 여론이 일본 편에 유리하게 만들어지도록 우리의 외교는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독도 문제, 생각할수록 화나는 일이지만 안에서 열 내지 말고 밖으로 나가 국제 여론을 움직이는 데 더 치밀하고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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