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1절 포상자 165명 선정 고 이아수·조충성 여사 등 2명뿐

독립 운동가에게 주어지는 국가 포상 가운데 여성은 거의 전무한 것으로 드러나 이들에 대한 발굴작업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국가보훈처는 3·1절을 맞아 올해 독립운동 포상자 165명을 선정하고, 이들에게 대한민국장·대통령장·독립장·애국장 등 국민훈장과 건국표창·대통령표창 등 국가표창을 수여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표창을 받는 여성은 대통령표창 수상자인 고 이아수(李娥洙 1898∼1968) 여사와 고 조충성(趙忠誠 1896∼1981) 여사 두 명뿐이다. 고 인촌 김성수(동아일보 창립자) 선생의 부인인 이아수 여사는 정신여고 재학 시절 서울 남대문역전에서 전개된 제2차 학생단 시위운동에 참여해 만세운동을 벌이다 체포되었다.

조충성 여사는 황해도 옹진에서 독립선언서를 배부하다 체포되어 옥고를 치렀다. 조충성 여사는 특히 출옥 후 해주여자청년회 간사, 회장 등으로 활동하며 여성운동을 주도했다.

보훈처 관계자는 “포상자 가운데 여성은 많지 않은 편”이라며 “대통령표창 기준은 옥고 3개월 이상이거나 그에 상응하는 독립운동을 한 사람”이라고 전했다.

이에 알려지지 않은 여성 독립운동가를 발굴하는 한편 그들의 역할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배용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는 “남녀가 함께 사선을 넘는 독립운동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남성이 더 부각되는 경우가 많다”며 “독립운동에 적극 참여한 여성들의 역할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교수는 또 “독립유공자를 선정할 때 그 기준에 맞는 실증자료가 필요한데 여성들은 자료가 없기 때문에 잘 안 드러난다”며 “자료를 더욱 적극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9694명의 독립유공자가 있으며, 이 가운데 여성은 154명으로 0.01%에 불과하다. 여성 독립운동가로 알려진 유관순, 김마리아, 차미리사, 윤희선, 박차정 여사 등은 애족장 등을 수여했다.

한편 이번 3·1절 독립유공자 포상에는 훈격을 놓고 논란이 일었던 몽향 여운형을 비롯해 권오설, 조동호, 김재봉 등 사회주의 계열 인사 54명이 건국훈장 대통령장과 독립훈장을 받는다.

임인숙 기자isim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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