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방위산업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에 입장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종섭 주호주 대사가 2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외교부에서 열린 방위산업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에 입장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를 받아온 이종섭 주호주대사가 29일 사임했다.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지 25일 만이자, '수사 회피' 논란 속에 현지에 부임 후 지난 21일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 참석차 다시 귀국한 지 8일 만이다.

이 대사는 이날 외교부 장관에 사의를 표명했다. 외교부는 "이종섭 대사 본인의 강력한 사의 표명에 따라 임명권자인 대통령께 보고드려 사의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대사를 대리하는 김재훈 변호사는 이 대사가 "그동안 공수처에 빨리 조사해 달라고 계속 요구해왔으나 공수처는 아직도 수사기일을 잡지 않고 있다"면서 "저는 방산 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가 끝나도 서울에 남아 모든 절차에 끝까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부임지인 호주에는 채 열흘도 머물지 않고 호주를 떠났다. 호주에 적잖은 외교적 결례를 범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대사는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외압 의혹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수사 대상에 올라 있음에도 지난 4일 호주대사로 임명됐다.

공수처가 지난해 12월 그를 출국금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피의자를 해외로 도피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법무부는 이 대사의 이의 신청을 받아들여 8일 출국금지를 해제했고 그는 10일 호주로 떠났다.

야권을 중심으로 '도피성 출국'이란 비판이 이어졌다.

이 대사는 결국 '방산협력 주요 공관장 회의'를 명분으로 지난 21일 귀국했다. 일부 공관장만 모마 방산회의를 여는 게 전례가 없다. 때문에 이종섭 대사의 귀국을 위해 급조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외교가에서 나왔다.

이 대사는 이날 오전 방산협력 공관장 회의 하나로 예정돼 있던 한국무역보험공사 방문에는 불참했다. 오후에는 공관장들의 한국수출입은행 방문 일정이 잡혀 있다.

이 대사는 그간 채상병 사건에 외압을 행사하지 않았고, 군에 수사권이 없으므로 법리적으로도 직권 남용 혐의가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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