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르키스스탄 출신 이슬람, 우왕좌왕 관객들 직원 출입구로 안내
"눈앞에서 테러 목격 '충격'...더 구하고 싶었다"

지난 22일(현지시각) 모스크바 크로커스 시청 공연장 테러때 100명을 대피시킨 '소년 영웅' 이슬람 할릴로프. ⓒ사진출처=러시아 RT 방송
지난 22일(현지시각) 모스크바 크로커스 시청 공연장 테러때 100명을 대피시킨 '소년 영웅' 이슬람 할릴로프. ⓒ사진출처=러시아 RT 방송

모스크바 크로커스 시청 공연장에서 아르바이트 하던 15세 소년이 테러때 100여명을 대피시켜 화제가 되고 있다.

러시아 현지언론에 따르면 중앙아시아 키르기스스탄 출신 15세 이슬람 할릴로프 (Ислам Халилов)는 크로커스 시청 공연장에서 발생한 무차별 총격과 화제로 우왕좌왕하고 있던 관객 100명 이상을 대피할 수 있도록 안내했다.

할릴로프는 관객들을 대피시킨 뒤 자신도 마자막으로 테러현장을 탈출했다.

현지 언론은 그를 '소년영웅'이라며 집중 조명했다.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처음에 1층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에스컬레이터가 고장났을까 라는 생각도 들었다. 조금 지나 갑자기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나는 놀랐지만 우리(직원들)가 출퇴근하는 출입문이 따로 있는 것이 생각나 정신을 자리고 사람들에게 그 곳으로 안내하기 시작했다"라고 말했다.

이슬람은 가족들의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학교를 마친 뒤 공연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이슬람은 큰 아들로 동생이 2명 있다.

그는 러시아 현지 RT방송과의 인터뷰에서 "100명이 죽는 것보다 차라리 나만 죽는 것이 낫다"라고 말했다고 방송국 대표이사 마르가리타 시몬얀이 전했다.

테러 참사가 발생한 러시아 크로커스 시청 콘서트장 ⓒ로이터 연합뉴스
테러 참사가 발생한 러시아 크로커스 시청 콘서트장 ⓒ로이터 연합뉴스

올해 15세인 이슬람은 눈 앞에서 테러를 목격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RT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테러범들을 30m 가까이서 숨어서 봤다. 눈 앞에서 사람들이 죽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라고 말했다.

그는 "나는 절대 영웅이 아니다. 많은 사람들은 내가 최선을 다했다고 말하지만 더 많은 사람들을 도와주고 싶었다"라고 덧붙였다.

이슬람은 옷과 쌍안경 등을 파는 공연장 매장에서 2주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4만5000루블(65만원)을 벌었다.

러시아 대통령 직속 아동권리위원회의 마리야 리보바벨로바 위원장은 이슬람 할릴로프가 공부하고 있는 학교를방문해 표창장을 수여했다.

한편 지난 22일(현지시각) 러시아 모스크바 인근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발생한 테러의 사망자가 1명 추가돼 140명으로 늘었다고 러시아 보건부가 27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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