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증권사들 순이익이 1조원 넘게 증가했지만 일회성 배당금 수익을 제외하면 전년보다 오히려 2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은 증권사들의 유동성·수익성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충당금 적립을 지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25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23년 증권·선물회사 영업실적’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증권사 60개사는 5조796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22년 4조4549억원보다 1조3411억원 증가한 규모다.
그러나 2개 증권사의 일회성 배당금 수익 2조2000억원을 제외하면 증권사들의 당기순이익은 3조5569억원으로 전년(4조4549억원) 대비 8980억원(20.2%) 감소했다.
증권사의 당기순이익은 2021년 9조896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달성했으나 2022년엔 절반가량 감소했다. 지난해에도 감소했다. 지난해 말 증권사의 자기자본이익률(ROE)은 일회성 손익을 제외하면 4.7%에 불과했다.
금감원은 부동산 시장 침체에 따라 투자은행(IB) 수수료 등 수수료 수익이 감소하고 대손비용이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고금리 장기화 등 조달 비용 상승에 따른 이자 비용 증가로 증권사들의 영업실적이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항목별로는 수수료 수익이 11조7244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3144억원(10.1%) 감소했다.
지난해 증시 호조로 주식거래대금이 증가하면서 수탁수수료는 5조5312억원으로 전년 대비 5010억원(10.0%) 늘었지만, 부동산 경기 부진으로 채무보증 수수료 등이 감소하면서 IB부문 수수료는 3조2769억원으로 전년보다 1조5619억원(32.3%) 감소했다.
자기매매손익은 전년보다 5조6602억원(159.1%) 증가한 9조2181억원으로 집계됐다. 금리 안정화 등으로 보유채권의 평가이익 등이 12조6133억원(2,051.6%) 폭증한 영향이다.
반면, 글로벌 주요 증시 상승세에 따른 매도파생결합증권 평가손실이 늘어나면서 파생 관련 손실은 4조7550억원을 기록했다.
대손상각비 증가 등으로 대출관련 손익이 감소하면서 기타자산손익은 3조 1289억원으로 전년 대비 6433억원(17.1%) 감소했다.
판매관리비는 전년보다 581억원(0.5%) 증가한 10조9218억원이었다.
작년 말 증권회사 자산총액은 686조9000억여원으로, 전년 말(608조1000억원) 대비 78조8000억원(13.0%) 증가했다. 채권 보유액과 위탁매매 관련 미수금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다.
건전성 지표인 순자본비율은 734.9%로 전년 말(704.6%) 대비 30.3%포인트 상승했다. 모든 증권사의 순자본비율은 규제 비율(100% 이상)을 웃돌았다.
다만, 선물회사 3사는 지난해 당기순이익 927억7000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68억 7000만원(66.0%) 증가한 실적이다.
금감원은 올해도 부동산 경기침체 지속과 금리인하 지연 등 대내외 금융시장 불확실성이 있어 증권사의 영업실적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감원은 앞으로 고금리·고물가 장기화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해외 대체투자 부실화 등이 증권사들의 수익성·유동성에 미치는 영향을 모니터링하고 고위험 익스포저에 대한 충분한 충당금 적립 등을 지도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