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의원직 사퇴 기자회견

시의회 직원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경남 양산시의회 김태우 의원이 25일 양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사퇴 기자회견문을 읽고 난 후 고개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시의회 직원을 상습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경남 양산시의회 김태우 의원이 25일 양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사퇴 기자회견문을 읽고 난 후 고개 숙이고 있다. ⓒ연합뉴스

시의회 직원을 1년 넘게 지속적으로 성추행한 혐의로 피소된 경남 양산시의회 김태우 의원(무소속)이 25일 의원직을 사퇴했다. 그간 혐의를 “인정하지 않는다”던 김 의원은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난지 73일만에 스스로 의원직에서 물러났다.  

김 의원은 이날 양산시청 프레스룸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신적 고통과 마음의 상처를 받은 피해자와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사죄한다”며 “시의원직을 사퇴한다”고 말했다.  

그는 “시민을 대표해 만들어주신 시의원 자리인데 불손한 일로 걱정과 실망을 안겨줘서 죄송하다는 표현말고는 드릴 말이 없다”며 “이번 사건이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결과와 상관없이 이 시간 이후로 모든 걸 내려놓고 피해자의 마음을 달래고 위로하는 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했다. 

양산시의회 소속 피해자 A씨는 지난 1월 12일 김 의원으로부터 1년 넘게 강제로 신체 접촉 등을 당했다며 양산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김 의원은 2022년부터 시의회 여직원에게 강제적으로 여러 차례 신체를 접촉하고 밤늦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김 의원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에서 피해자 A씨는 “뽀뽀처럼 과도한 스킨십은 자제부탁드린다”, “엉덩이 때린 건은 지나친 것 같다” 등의 여러 차례 주의의 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김 의원은 “심하게 장난친 거 진심으로 사과할게”, “도와줘서 고맙다는 감사의 의미로 한 건데 내가 또 오 했네” 등의 답장을 보냈다.

결국, A씨는 양산시의회를 그만두고 다른 직장으로 옮긴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애초 국민의힘 소속 시의원이었으나, 사건 직후 탈당했다. 

양산시 공무원노조가 지난 2월 2일 경남 양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태우 의원의 제명을 촉구했다. ⓒ양산시 공무원노조
양산시 공무원노조가 지난 2월 2일 경남 양산시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김태우 의원의 제명을 촉구했다. ⓒ양산시 공무원노조

앞서 시의회는 1월 29일 임시회를 열어 김 의원의 징계를 위한 윤리특별위원회에 회부했다. 민간이 참여하는 윤리심사자문위원회는 지난 22일 회의를 열어 김 의원의 징계 건에 대해 최고 수위인 ‘제명’을 권고한 바 있다. 윤리특별위원회는 25일 제5차 회의를 열고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여부와 수위를 의결하기로 했다. 하지만 김 의원의 사퇴로 회의는 열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경남지역 여성단체와 양산시 공무원노조 등은 그간 양산시의회가 김 의원을 제명해야 한다고 촉구해왔다. 경남여성단체연합은 “양산시의회가 성폭력 가해자 김태우 시의원을 제명함으로써 뒤늦은 사과의 진정성을 확실히 보여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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