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 주최 ‘지금 어디에도 없는 성평등’ 토론회

 

'지금 어디에도 없는 성평등:정치와 정책의 방향 모색'토론회가 18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신현영 의원실
'지금 어디에도 없는 성평등:정치와 정책의 방향 모색'토론회가 18일 오전 10시 국회 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열렸다. ⓒ신현영 의원실

성평등 정책의 수장인 여성가족부 장관 자리가  한 달 넘도록 비어 있고, 4.10 총선 여성 예비후보자 비율은 10%대에 머물렀다. 이런 상황에서 “성평등의 후퇴는 민주주의의 후퇴를 의미한다”라는 목소리가 나왔다.

신현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 주최로 18일 국회에서 ‘지금 어디에도 없는 성평등’ 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과 교수, 추지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이은아 이화여대 여성학과 교수, 장다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 등이 참석했다.

추지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젠더갈등 프레임의 한계에 대해 지적했다. 추 교수는 “젠더갈등 담론 속 이대남은 청년의 전형으로 표상돼 왔으나 실제 청년 남성들의 인식과 욕구는 다양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한 조사결과는 남성의 젠더 인식 향상을 보여준다. 2021년 양성평등 실태조사에 따르면, 여성폭력의 심각성에 동의한 남성은 79.3%로 2016년도보다 4%포인트(p) 증가했다.

추 교수는 “젠더갈등 담론의 부상 거점으로 청년층 내부의 성차에만 지나치게 주목해 온 접근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며 "젠더갈등을 증폭시키는 정치가 아니라 지금 당장 변혁을 위한 성평등 정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경아 한림대 교수는 청년 고용불안정 문제가 젠더 갈라치기의 밑바탕이라고 분석했다. 신 교수는 “청년 고용불안정 문제가 성별에 관계없이 청년들의 불안과 우울감을 높여 왔다”며 “청년의 고용불안정 해소를 위한 정책 전반을 강화함과 동시에 첫 일자리 취업까지 필요한 비용과 노력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의 양과 질을 대폭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노동시장에서 여성이 우대되는 ‘남성 역차별론’은 틀렸다고 신 교수는 지적했다. 지난해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첫 일자리를 얻을 때까지 평균적으로 소요되는 시간은 남성은 14개월, 여성은 11개월로 여성이 더 빨리 일자리를 얻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월평균 중위임금 50% 이상, 주당 근로시간 15~49 시간 이하인 상용직 통계를 보면 사정이 다르다. ‘성별 · 학력별 청년 노동시장의 이행 궤적과 유형 비교’(2019)에 따르면 ‘괜찮은 일자리’ 이행 가능성은 대졸 남성이 74.1%로, 대졸 여성(55.9%)보다 약 20%포인트 높았다.

이은아 이화여대 교수는 “혈연과 혼인 중심의 이성애 ‘정상가족’을 규범화하며 돌봄과 생존을 모두 ‘가족’의 책임으로 만드는 것이 지금의 위기”라며  비친족 가구 등 이미 새로운 모습의 가족을 꾸리며 살고 있는 청년층의 현실을 전했다. 국내 비친족 가구수는 2015년 21만 4421가구였으나 2022년 51만 3889가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 교수는 '새로운 가족'을 인정하는 방법으로 생활동반자법 도입을 제안했다. 유사한 해외 사례로는 프랑스가 1999년 도입한  '팍스(PACS)' 제도가 있다. 이 제도는 연인이나 커플이 함께 거주하며 아이를 출산해도 차별없이 생활할 수 있는 법적인 보호를 받는다. 프랑스 통계청(INSEE)에 따르면, 1992년 프랑스의 합계출산율은 1.74명에서 2022년 1.80명으로 늘어나 유럽연합(EU) 회원국 중 1위를 기록했다.

장다혜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간의 성별화 문제를 제기했다. 장 위원은 “여성안정정책은 여성안심 귀갓길, 여성 배려칸 등 여성의 공간을 외부로부터 분리하고 있다”며 “공공의 영역과 구분된 여성의 공간을 설정함으로써 공간 자체를 성별화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간을 성평등하고 안전하게 구성할 수 있는 정책적인 방향이 설정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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