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혁신당 여성 영입인재 3인
김선민 전 심평원장·박은정 전 부장검사·구글 출신 이해민씨
비례대표 후보 올라...18일 최종순번 결정

조국혁신당 여성 영입인재들을 15일 여의도 조국혁신당사에서 만났다. (왼쪽부터) 박은정 전 부장검사, 김선민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구글 출신 IT 전문가 이해민씨. ⓒ송은지 사진작가
조국혁신당 여성 영입인재들을 15일 여의도 조국혁신당사에서 만났다. (왼쪽부터) 박은정 전 부장검사, 김선민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구글 출신 IT 전문가 이해민씨. ⓒ송은지 사진작가

조국혁신당의 기세가 무섭다. 창당 8일 만에 당원 수 10만 명을 돌파했고, 여론조사에서도 두자릿수 지지율을 이어가며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들과 함께 3강 구도를 형성했다.

쟁쟁한 여성 리더들도 ‘조국혁신당 돌풍’에 한몫했다. 영입인재 2호 구글 출신 이해민씨, 5호 김선민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7호 박은정 전 검사다. 각각 IT 업계, 의료계, 검찰에서 활약하다 22대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 뛰어들었다. 모두 15일 당 비례대표 후보로 지명됐다. 이번 주말 동안 순번 지정을 위한 경선을 치른다.

15일 여의도 당사에서 만난 세 사람은 “윤석열 정부는 공정과 상식의 가치를 망쳐버렸다. 그게 저희 모두를 정치의 영역으로 불러들였다”며 “윤 정권이 초래한 퇴행을 막겠다”고 입을 모았다.

김선민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15일 여의도 조국혁신당사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은지 사진작가
김선민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이 15일 여의도 조국혁신당사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은지 사진작가

의사 출신 김선민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

“윤석열 의료 붕괴 맞서겠다...공공의료 확실히 재건”

김 전 원장은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자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다. 여성 최초로 심평원장을 지냈고 세계보건기구(WHO) 수석기술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보건의료 질과 성과(HCQO) 워킹 그룹’ 의장 등을 역임했다. 심평원장 임기 후 의료현장으로 돌아가 지난해 9월부터 태백병원 직업환경의학과장으로 환자들을 돌봐 왔다.

의사이자 보건의료 정책 전문가로서 윤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에 대해 할 말이 많다. “어설프고 못됐다. 디테일도 떨어지고 수용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힐난했다. “의사들의 협상 태도도 어설프지만, 의료계-정부 간 대립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며 “제가 국회에 간다면 어떻게 이런 정책이 나왔는지 결정 과정을 낱낱이 따져보고 책임 소재를 밝히겠다”고 했다. “정책 결정부터 진료까지 환자와 국민이 중심이 돼야 한다”며 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입법 활동도 약속했다.

“조국혁신당은 선진복지국가, 사회권 강화, 지역 분권화 등 제가 평생 추구해 온 가치들에 부합하는 구체적 강령을 내세우는 당입니다. ‘검찰개혁’에서 끝낼 거라면 정치를 왜 하느냐’는 조국 대표의 말에 합류하기로 했어요. (정치를) 안 하면 후회할 것 같았죠. 만류하던 가족들도 저를 지지해 줘요.

당에 들어와 보니 참 젊어요. 국가인권위원회 설립준비기획단 시절, 혈기 넘치던 1980년대 대학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에요. 참 많은 분들이 저를 도와주십니다. 제가 정치를 시작했다기보다는 세상의 열망 한가운데 제가 있는 듯해요. 행복하면서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박은정 전 부장검사가 15일 여의도 조국혁신당사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은지 사진작가
박은정 전 부장검사가 15일 여의도 조국혁신당사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은지 사진작가

‘윤석열 감찰’로 해임된 박은정 전 부장검사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조기 종식시키는 저격수 되겠다”

24년간 검찰에서 일한 박 전 검사는 2020년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법무부 감찰담당관으로 일하면서 ‘윤 총장 찍어내기 감찰’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채널A사건’ 관련 한동훈 당시 검사장 감찰 과정에서 확보한 자료를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무단 제공한 의혹 등으로 최근 최고 수위 징계인 해임 처분을 받았다.

“지금 검찰은 윤석열 사단이 장악했고, 친윤 검사들이 주요 포스트에서 의사결정을 합니다. 특수부로 대표되는 그들의 수사 방식은 매우 거칠고 무자비합니다. 한 사람의 인생을 망가뜨릴 수 있는 방식으로 일하는 걸 많이 봤어요. 그런 조직문화 속에서 평등을 지향하고 사회적 약자에 관심을 갖는 여성 검사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저처럼 기존 조직문화와 다른 생각, 관점을 가진 검사들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검찰로 거듭나야 합니다.”

박 전 검사는 “깊은 고민 끝에 정치를 시작했다. 어색하고 얼떨떨하지만 마음을 먹었으니 할 일은 반드시 하겠다”고 말했다. “조국혁신당은 ‘검찰 개혁’을 1호 강령으로 추진하는 점에서 믿음이 가는 당”이라며 “국회에 간다면 당의 1호 법안이 될 정치검찰의 고발사주 의혹·윤석열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딸 논문 대필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한동훈 특검법’에 힘을 보태겠다. ‘윤석열 대통령 내외 쌍특검법’도 추진하겠다”고도 했다.

임관 초부터 박 전 검사는 여성 아동성폭력 전담검사로 뛰었다. 2010년 ‘성폭력 수사, 재판과정에서의 여성인권 보장을 위한 디딤돌’로 선정되기도 했다. “일선 검사들이 요즘도 활용하는 성폭력 수사 매뉴얼을 제가 만들었죠. 그런 전문성도 살려서 적극적으로 활동할 생각입니다.”

구글 출신 IT 전문가 이해민씨가 15일 여의도 조국혁신당사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은지 사진작가
구글 출신 IT 전문가 이해민씨가 15일 여의도 조국혁신당사에서 여성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송은지 사진작가

구글 출신 IT 전문가 이해민씨

“R&D 예산 정상화...과학기술계 정치 구심점 되겠다”

이해민씨는 실리콘 밸리 출신 글로벌 IT 전문가다. 2007년 구글에 입사해 15년간 프로덕트 매니저(PM)로 일하며 구글의 분야별 검색 서비스 개발을 주도했고, 지도 앱 등 주요 프로젝트를 총괄했다. 최근 스타트업 기업 ‘오픈서베이’에서 최고제품책임자(CPO)를 맡아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업용 데이터 수집·분석 솔루션을 개발했다.

“눈 떠보니 후진국이 됐죠.” 최근 과학기술계를 뒤흔든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사태부터 중국에 추월당한 한국 과학기술 경쟁력, 미-중 기술패권 경쟁 속 두드러진 ‘외교 무능’까지 조목조목 비판했다.

“국회에 간다면 R&D 예산 정상화를 위해 추경부터 서두를 겁니다. 경제 규모가 커질수록 과학기술 예산도 커져야죠. 과학기술 R&D 예산을 국가 예산에 비율로 연계해 정부 총지출 대비 7% 이상(현 약 5%)으로 확대하도록 추진하겠습니다.”

스스로 “언제나 정치 고관여층이었다”라는 이씨는 “조국혁신당은 ‘검찰개혁’을 포함해 윤석열 정부가 가장 망치고 있는 것들을 강령에 넣은 정당이다. 소수의 인재들이 큰 비전과 희망을 품고 핵심을 좇으며 아주 빠르게 움직인다는 점에서 스타트업과 아주 비슷하다”고 했다.

다른 여성 영입인재들보다 며칠 일찍 활동을 시작한 이씨는 벌써 부산, 대구, 순천, 익산 등 전국 곳곳을 돌며 당원들과 만났다. 당의 상징색 ‘트루블루’에 맞춰 머리카락 몇 가닥만 파란색으로 ‘브릿지 염색’도 했다. 열렬한 지지자인 큰딸의 아이디어다.

이씨는 선배 여성 개발자로서 멘토로도 활동해 왔다. “구글코리아 입사 당시 저는 유일한 여성 개발자였어요. 여전히 국내 주요기업 여성 개발자 비율은 20% 수준이고요. 성별 분리 교육부터 여성들이 오래 일하기 어려운 업계 환경까지 곳곳에 문제점이 있죠. 국회에 간다면 실질적인 여성들의 지속적 경력 개발과 고용 확대를 위한 법안을 추진하고 싶어요.”

이들은 15일 조국혁신당이 발표한 비례대표 후보자 20명에 들어 순위 결정을 위한 경선을 치른다. 오는 16일까지 국민참여선거인단을 모집, 17일 오전 9시~18일 오후 6시까지 당원과 선거인단의 온라인 투표로 18일 밤 9시에 최종 순번을 정한다. 후보자들은 16일 오후 2시 국회서 정견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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