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 대선후보 지명에 필요한 대의원 과반을 확보했다.

이후 경선 결과에 상관없이 두 사람은 양당의 대선 후보 자리를 확정 지었다.

바이든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각) 조지아주 민주당 프라이머리(예비선거)에서 승리해 전체 대의원 3932명의 절반을 넘긴 데 이어 미시시피와 워싱턴주 경선까지 휩쓸며 2천명이 넘는 대의원을 확보했다.

지난 5일 '슈퍼 화요일' 경선 직후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 사퇴로 단독 후보 상태인 트럼프 전 대통령 역시 공화당 대선후보 확정에 필요한 선거인단 1215명을 무난히 넘어섰다.

이후 경선과 무관하게 바이든 대통령은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7월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각 당의 대통령 후보로 선출될 최소 조건을 충족하게 됐다.

미국 대선은 11월 5일 투표일을 8개월 가까이 앞두고 '마라톤' 본선 체제로 전환될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 미국 현대사에서 가장 긴 선거운동(본선)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미 대선 역사상 최고령 대결이다. 바이든은 올해 81세, 트럼프는 77세다.

바이든은 세 번째 대선 후보를 확정 지었다.

재대결

27일(현지시각) 미시간 주 디어본의 미시간 주 예비 선거 지역 밖에 투표 표지판과 성조기가 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27일(현지시각) 미시간 주 디어본의 미시간 주 예비 선거 지역 밖에 투표 표지판과 성조기가 보이고 있다. ⓒAP 연합뉴스

바이든과 트럼프는 1956년 이후 처음으로 재대결을 펼친다.

AP통신에 따르면 이전 마지막 대통령 재대결은 1956년 드와이트 D. 아이젠하워 공화당 대통령이 4년 전 민주당 상대였던 애들라이 스티븐슨을 다시 꺾었을 때였다.

68년 전인 1952년 아이젠하워가 스티븐슨을 꺾고 9개 주를 제외한 모든 주에서 승리한 뒤 4년 뒤 현직 대통령은 스티븐슨과 다시 맞붙어 압승을 거뒀다.

공화당 대통령 윌리엄 맥킨리가 1896년 선거에서 민주당 윌리엄 제닝스 브라이언을 이겼고 1900년 선거에서 다시 그를 꺾었다. 

1836년 민주당 마틴 밴 뷰런이 휘그당의 윌리엄 헨리 해리슨을 이겼다, 해리슨은 둘 사이의 재대결에서 승리하고 4년 후 대통령직을 맡게 됐다.

존 퀸시 아담스와 앤드류 잭슨도 대통령직을 위해 두 번 맞붙었다. 첫 번째는 아담스가 우세했던 1824년이었고, 두 번째는 잭슨이 현직 아담스를 이기고 대통령이 되었던 1828년이었다.

그 이전에는 미국의 두 번째 대통령이었던 연방주의자 존 애덤스와 민주 공화당원인 토머스 제퍼슨의 대결이 있었다. 둘 다 1796년 조지 워싱턴의 뒤를 이을 대선 경쟁에서 애덤스가 승리하고 제퍼슨이 부통령으로 선출됐다. 4년 후 제퍼슨은 현직의 애담스와 맞서 이겼다.

조지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트럼프와 바이든은 조지아 경선에서 이기면서 똑같이 선거인단 절반 이상을 확보하면서 재대결을 확정했다.

격전지 조지아는 트럼프와 바이든에게 남다른 의미가 있는 곳이다.

바이든은 지난 2020년 대선에서  1만2천표 미만으로 승리했다. 1992년 빌 클린턴 이후 조지아 주에서 승리한 첫 번째 민주당 대선 후보가 됐다.

이곳에서의 트럼프의 패배는 결과를 뒤집으려는 극렬 공화당원들의 폭동으로 이어졌다. 트럼프는 2020년 의회 의사당 폭동의 배후로 의심받고 있다.

미 수정헌법 제14조 3항은 '반란을 일으키거나 이에 가담한 공직자는 더 이상 선출직 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이 규정에 따른 트럼프의 자격 논란은 트럼프를 괴롭힐 큰 악재가 될수 있다고 이 언론들은 분석하고 있다. 반대로 트럼프 지지층을 결집시키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두 사람은 이미 지난해 11월 5일 총선에 관심을 돌려 토요일 조지아에서 유세전을 벌였다.

조지아 경선을 앞두고 CBS 뉴스가 여론조사를 한 결과 트럼프 지지율이 51%로 바이든의 48%보다 조금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CBS는 트럼프를 지지하는 조지아의 유권자들 중 2020년 조지아에서 광범위한 부정선거가 있었다고 믿는 사람들이라고 분석했다.

그들은 또 트럼프의 혐의와 기소가 정치적인 동기에 따른 것이라는 광범위한 생각을 공유하고 있다

비난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로이터 연합뉴스

바이든과 트럼프는 후보를 확정지은 뒤에도 상대에 대한 격한 비난전을 이어갔다.

트럼프는 12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에서 축하할 시간이 없다며 바이든을 미국 최악의 대통령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는 유세 현장에서 물가 완화 방안을 제시하며 드릴 베이비 드릴('Drill, Baby, Drill)을 반복했다. 이는 물가를 높이고 있는 바이든의 녹색 에너지 전환 법안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폐지하고, 석유 시추를 늘리겠다는 의미"다.

조지아주 로마에서 77세의 트럼프는 2020년 선거가 부정적이었다는 거짓 주장을 다시 반복하고 풀턴 카운티 검사인 패니 윌리스를 정치적인 이유로 기소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또 바이든이 2020년과 마찬가지로 선거 운동 내내 전방과 중심을 유지하려는 문제인 미국 남부 국경에서 이민자의 흐름을 막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바이든은 같은 날 성명을 내고 " 우리의 민주주의를 수호할 것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들이 민주주의를 무너뜨리게 할 것인가. 자유를 선택하고 보호할 권리를 회복할 것인가 아니면 극단주의자들이 자유를 빼앗도록 할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각) 경합주인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지지자들에게 연설하면서 트럼프를 패자(loser)라고 비난했다.

바이든은 이민자들을 '기생충(vermin)으로 묘사한 공화당의 극우 강경파들에 대해서도 비판했다.

바이든은 금요일부터 공격적인 선거운동을 시작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바이든은 선거광고에 3천만달러(약 495억원)를 쏟아부으며 전국을 순회할 계획이다.

바이든측은 연두교서 발표 이후 24시간 동안 1천만 달러(132억원) 달러를 모금하며 재정적 우위를 높였다고 밝혔다.

양측은 모두 예년에 자신들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선택이 결정되면서 자신들에게 돌아올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동맹 단체들은 법적인 법안들이 타격을 주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재정적으로도 상당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비호감

멕시코에서 리오그란데를 건너 미국으로 입국한 이주민들이 미국 세관국경보호국에서 처리를 위해 줄을 서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멕시코에서 리오그란데를 건너 미국으로 입국한 이주민들이 미국 세관국경보호국에서 처리를 위해 줄을 서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과 트럼프의 재대결이 확정된 뒤 유권자들이 열정적이지 않다(unenthusiastic)고 분석했다.

올해 유권자들은 씁쓸한 2020년 선거의 반복에 거의 열의를 보이지 않았다. 로이터가 입소스와 함께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바이든과 트럼프 모두 대다수의 유권자들에게 인기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럼프는 바이든에 대한 유권자들의 불만과 경제 및 남부 국경에 대한 그의 대처에 편해 공화당을 결집시켰지만 부동층 유권자들을 주저하게 만드는 형사사건에 대한 재판을 준비하고 있다.

트럼프 많은 범죄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4건이 기소됐다. 91건의 중범죄 혐의를 받고 있다. 뉴욕에서 범죄 사건으로 재판을 받는 첫 전직 미국 대통령이 될 예정이다.  

트럼프가 맞이해야 할 가장 심각한 사건은 그가 2020년 선거를 뒤집기 위해 음모를 꾸몄다고 비난하는 워싱턴 DC 연방검찰의 기소다. 이 사건은 미국 대법원이 트럼프의 대통령 면책특권 주장을 듣기로 합의한 후 보류되고 있으며, 선거일 전에 재판이 열릴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바이든은 다수의 유권자들 사이에서 그가 두 번째 4년 임기를 수행하기에는 너무 늙었다는 인식에 시달려 왔다.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진행 중인 이민자 문제는 바이든에게 또 다른 약점이다.

바이든은 두 개의 전쟁(우크라이나, 가자전쟁)을 치르고 있다. 어느 전쟁도 미국의 의도대로 진전되지 않고 있다.

바이든은 물가 압력이 완화되고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경제를 주도해 왔다고 판단하지만 미국인들은 코로나 대유행 이후 식품과 같은 품목의 높은 가격에 좌절하고 있다.

USA투데이가 미국 유권자 1천명을 대상으로 8~11일 진행해 13일(현지시각)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오차범위 ±3.1%포인트) 다자 가상대결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0%로 바이든 대통령(38%)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무소속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후보 9%, 무소속 코넬 웨스트 및 녹색당 질 스타인 후보 각 2% 등이었다.

전체 응답자 가운데 25%는 선거전에 지지 후보를 변경할 수 있다고 답했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자 가운데 14%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 중에는 15%가 각각 지지 후보 변경이 가능하다고 답해 비슷한 비율을 보였다.

전체 유권자 가운데 15%는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두 명 모두에게 거부감을 가진 이른바 '더블 헤이터'(Double hater)였다. 이들 가운데 44%는 제3당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답했다.

트럼프와 바이든이 이민, 경제, 낙태, 서로의 건강상태 등을 서로의 약점을 파고드는 선거운동을 펼쳐왔다.

선거가 가까워지면 상대의 비호감에 대한 공세가 더 거칠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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