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아비브=AP/뉴시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의 공격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라며 "네타냐후 총리가 국민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우리도 이스라엘 곁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텔아비브=AP/뉴시스] 조 바이든(왼쪽)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하마스의 공격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라며 "네타냐후 총리가 국민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우리도 이스라엘 곁을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 정보기관이 가자지구 전쟁을 지휘하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정치생명이 위태롭다는 분석을 내놓자 이스라엘 고위관리가 네타냐후를 제거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휴전을 둘러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조 바이든 대통령의 갈등이 대리전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12일(현지시각)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고위 관리는 성명에서 "이스라엘 총리를 선출하는 사람들은 이스라엘 시민이며 다른 사람은 아니다"며 정보 보고서가 네타냐후를 제거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이스라엘은 미국의 보호국이 아니라 시민들이 정부를 선출하는 독립적이고 민주적인 나라이다다. 우리는 우리의 친구들이 이스라엘의 선출된 정부가 아니라 하마스의 테러 정권을 전복시키기 위해 행동하기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의 채널 12는 주요 뉴스에서 이 성명이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고위 이스라엘 정치 소식통"으로부터 나왔다며 미국의 보도가 총리를 "분노"하게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대통령과 강력하고 공개적이며 극적인 대결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채널 12는 전했다.

미국 정보기관을 통솔하는 국가정보국(DNI)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연례 위협평가 보고서를 11일(현지시각) 의회에 제출했다.

보고서는 "팔레스타인과 안보 문제에 강경한 정책을 추구하는 극우, 초정통파 정당들과의 연립정부뿐만 아니라 네타냐후의 지도자로서 생존능력도 위태로운 처지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전쟁 전부터 이미 높은 수준이던 네타냐후의 통치 능력에 대한 불신이 대중 전반에 심화하고 확산했다"며 "네타냐후의 사임과 새로운 선거를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네타냐후 총리가 퇴진한다면 현재와 다르고 더 온건한 정부가 출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스라엘군의 공습 이후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르는 가자지구 남부 ⓒAFP 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의 공습 이후 검은 연기가 피어 오르는 가자지구 남부 ⓒAFP 연합뉴스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작년 10월 7일 기습을 미리 알고 대처하지 못한 안보 참패 때문에 거센 후폭풍에 직면했다.

당시 하마스는 이스라엘에 침투해 1200명을 살해하고 240명을 근거지인 가자지구에 인질로 끌고 갔다.

인질 100명 정도가 아직 구출되지 않아 이스라엘 내에서는 5개월째 이어지는 강경한 보복 전쟁이 최선인지 회의론이 제기되기도 한다.

네타냐후 총리의 불안정한 위상을 다룬 이번 보고서는 이스라엘과 미국이 가자지구 전쟁을 두고 계속 파열음을 내는 상황에서 공개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자기방어권 차원의 안보 위협 해소를 들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침공에 전폭적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네타냐후 정권의 무차별적 공세 때문에 개전 이후 가자지구에서 숨진 이들이 3만명을 넘어서면서 그런 입장이 흔들리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민간인 보호와 인도주의 위기 완화를 계속 촉구했으나 네타냐후 총리는 가자지구 봉쇄와 공격 수위를 낮추지 않고 있다.

국내외에서 바이든 대통령을 향한 비판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나온 휴전 압박도 네타냐후 총리는 일축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폴리티코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압박에 대해 "내가 이스라엘인 대다수의 소망과 반대로 사적인 정책을 추구하고 그 때문에 이스라엘의 이익이 훼손된다는 말이라면 그는 둘 다 틀렸다"고 말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갈등 악화 속에 바이든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를 만날 일정이 없고 이스라엘 의회에 연설할 계획도 현재로서 없다고 이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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