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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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구르는 중

“내 어려움은 휠체어 탓이 아니라, 휠체어는 이동할 수 없게 만들어진 세상의 많은 것들 때문이 아닐까?”

유튜버 구르님이 작가로 돌아왔다. 작가는 이 책에서 당신과 똑같이 뇌성 마비를 가진 초등학생 4학년 ‘나’가 되어 휠체어를 탄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해 이야기한다. 눈이 나빠서 안경을 쓰는 것처럼 휠체어를 타는 것도 특이한 게 아니다. 하지만 휠체어를 타고 맘껏 돌아다닐 수 없다. 곳곳에 존재하는 고작 ‘5cm’의 턱 때문이다. 작가는 휠체어를 탄 사람을 특이하게 만드는 건 우리 사회라고 말한다.

김지유 글/이해정 그림/풀빛/1만3000원

 

ⓒ창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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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의 생애를 그린 만화다. 『풀』은 만화계의 아카데미상 하비상을 수상하며 ’위안부‘의 실상을 세계에 널리 알렸다. 이 책은 ’위안부‘ 피해자를 수동적으로 그리는 기존 시각을 거부하며 삶에 대한 강한 의지를 갖고 평화운동가이자 인권운동가로 살아가는 주체적이고 다층적인 존재로 그렸다. 『풀』의 강렬한 그림은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으면서도 독자들에게 그 역사의 잔혹성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김금숙/창비/2만3000원

 

ⓒ한겨레출판
ⓒ한겨레출판

나, 블루칼라 여자

여기 소매를 걷어붙이고 근력을 가져가며 ‘험한 일’하는 자부심으로 살아온 여성이 있다. 이 책은 화물차 기사, 용접공, 목수 등 남초 직군에서 일하는 호락호락하지 않는 여성 10명의 이야기를 모았다. 레미콘 기사 정정숙은 레미콘을 몰기 위해 온몸에 힘을 실어 큰 핸들을 안아 돌리며 자신만의 방식으로 후진 기술을 터득하기도 했다. 남성들조차 아무도 나서지 않는 부당한 상황에서 홀로 투쟁해 모두의 안전을 지킬 수 있는 노동 환경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박정연 글/황지현 사진/한겨레출판/1만8000원

 

ⓒ프런트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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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이 우리를 공주 취급해

독일 페미니즘의 트랜드와 담론을 이끄는 60만 글로벌 인플루언서인 저자가 여성혐오에 통쾌한 한 방을 날린다. 저자는 해시태그 미투 운동부터 유명 할리우드 배우 부부의 공판 사건까지 다양하게 변모하는 여성혐오의 면면을 탐색한다. 그리고 가부장 구조가 양산한 여성혐오는 미디어를 통해 끊임없이 노출됨으로써 여성과 남성 모두가 이를 내면화하게 하고, 소셜 미디어의 발달 속도에 발맞춰 빠르게 확산한다고 꼬집는다.

타라 루이제 비트베어/김지유 번역/프런트페이지/1만6800원

 

ⓒ문학동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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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까지 나를 포기할 수는 없으니까

한국 여자 최연소 올림픽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강영서 선수의 피, 땀, 눈물을 담은 에세이가 출간됐다. 이 책은 강영서 선수가 국가대표의 꿈을 이루기 위해 아낌없이 쏟아부은 노력의 기록이자, 두려움에 결심이 흔들릴 때마다 쓴 마음 근육 훈련기다. 워밍업과 스타트를 거쳐 피니시라인을 통과하더라도 롱런에 대한 고민을 높을 수 없었던 그의 글은 운동선수를 넘어 매 순간 크고 작은 도전과 실패를 겪으며 나아가려는 이들에게 울림을 줄 것이다.

강영서/문학동네/1만6000원

 

ⓒ디플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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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미투(Metoo) 운동의 창시자가 말하는 미투운동의 여정. 2003년 비영리단체를 설립해 성폭력을 둘러싼 사회구조적 문제의 순환 고리를 해체하는 운동을 전개했으며 2005년부터 미투운동을 시작했다. 2017년 미투운동이 전 세계로 확산되자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은 저자와 함께 미투 운동을 촉발시킨 이들을 ‘침묵을 부순 사람들’로 명명했다. 저자는 회고록을 통해 폭력으로부터 해방을 선언하고 이를 실천해 온 이야기를 담았다.

타라나 버크/김진원 옮김/디플롯/1만 8800원

 

ⓒ휴머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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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자이너

화성에 탐사차가 돌아다니고 인공 자궁에서 새끼 양이 자라는 반면 여성 질 분비물의 구성, 자궁이 기능하는 방식은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아이러니한 시대다. 과학 전문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일찍이 여성의 신체를 탐구하고도 역사에서 지워진 연구자들을 발굴하고, 새로운 시각과 실험으로 무장한 동시대 과학자들의 최신 성과를 알리며 여성의 삶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하면 많은 것이 달라진다고 말한다,

레이철 E. 그로스/제효영 옮김/휴머니스트/2만 7000원

 

ⓒ김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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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 이야기

인간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장기, 그러면서도 그것만이 전부는 아닌 자궁에 관한 경이로운 탐험이나 진솔한 기록. 영국 국립보건서비스 소속 조산사로 오랫동안 일해온 경험을 토대로 저자는 자궁의 과학, 역사, 문화를 두루 소개한다. 여성에게만 존재하는 생식기라는 이유만으로 숱한 오해를 받은 자궁을 살펴봄으로써 생물학적인 몸과 사회적 제도, 그 모든 것의 복합적인 결정체인 인간을 더 깊은 이해를 돕는다.

리어 해저드/김명주 옮김/김영사/2만 4800원

 

ⓒ또다른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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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들의 감정 수업

21세기 젊은 여성들을 위한 생존 심리학. 여성들은 강해졌고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자유와 기대를 누리게 됐지만, 그와 동시에 전보다 훨씬 더 많은 기대와 압박을 받고 있다. 수십 년간 심리치료실에서 고통 받는 여성들을 만났던 임상심리학자인 저자는 여성 청소년이 성인이 되는 과정에서 겪는 혼란과 갈등에 대한 심리학 지식을 제시하며 여성 개개인이 자신의 내면세계를 탐색하고 이해하도록 돕는다.

타라 포터/백지선/또다른우주/1만 8800원

 

ⓒ산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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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 취향 성장기

주말 아침 TV에서 방영하던 만화영화, 학교에서 선생님 몰래 읽던 소설, 밤 열 시 가족과 함께 보던 드라마, 여성들이 향유하는 대중미디어 속 서사들은 ‘사랑 하나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낭만적 판타지’ 또는 ‘유치한 취향’으로 간단히 폄하되기도 한다. 문화평론가로 활동하는 저자는 이런 시선에 맞서 ‘소녀 취향은 나를 문학적으로 성장시켰다’며 여성 서사가 세상과 만나는 방식을 섬세한 시선으로 짚어냈다.

이주라/산지니/1만 8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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