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 여성의사단체, 27일 검찰에 명예훼손 혐의 고발장 제출
“고위공직자가 양성평등·다양성 훼손
사과 없이 모르쇠...법적 조치 결심”

서울대의대 함춘여자의사회(회장 김나영), 이화여대의대 동창회장(회장 임선영), 연세대의대 여자동창회(회장 이승헌), 고려의대 여자교우회(회장 전혜정), 가톨릭대 의대 여성동창회(회장 김찬주), 분당서울대병원 여교수회(회장 최성희), 연세대의대 여교수회(회장 박미숙) 총 7개 단체가 27일 오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성차별 발언 논란’을 일으킨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이세아 기자
서울대의대 함춘여자의사회(회장 김나영), 이화여대의대 동창회장(회장 임선영), 연세대의대 여자동창회(회장 이승헌), 고려의대 여자교우회(회장 전혜정), 가톨릭대 의대 여성동창회(회장 김찬주), 분당서울대병원 여교수회(회장 최성희), 연세대의대 여교수회(회장 박미숙) 총 7개 단체가 27일 오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성차별 발언 논란’을 일으킨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이세아 기자

여성 의사들이 ‘성차별 발언 논란’을 일으킨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했다.

서울대의대 함춘여자의사회(회장 김나영), 이화여대의대 동창회장(회장 임선영), 연세대의대 여자동창회(회장 이승헌), 고려의대 여자교우회(회장 전혜정), 가톨릭대 의대 여성동창회(회장 김찬주), 분당서울대병원 여교수회(회장 최성희), 연세대의대 여교수회(회장 박미숙) 총 7개 단체는 27일 오후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앞서 박 차관은 지난 20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 브리핑’ 중 의대 증원 정책 근거를 설명하며 “여성 의사 비율 증가, 남성 의사와 여성 의사의 근로시간 차이까지 분석한다”고 했다. 의료계 안팎에서 ‘성차별 발언’ 비판이 나왔으나 복지부는 부인했다.

여성 의사들은 “박 차관의 발언은 이 땅에서 어머니와 아내로, 딸로서 최선을 다해 분투해 온 여성 의사가 남성 의사와 비교할 때, 온전한 업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어 의대 증원이 필요하다는 충격적인 내용으로 여성 의사들은 깊은 좌절과 분노를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또 “고위 공직자가 양성평등과 다양성을 훼손하고 일과 가정의 양립을 위해 노력하는 여성 의사들의 노력을 좌절시키며, 국가의 보건복지와 가정 지원 정책에도 정면으로 반하는 발언을 했다”고 지적했다.

“박 차관은 지난 2012년 열린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세미나에 당시 복지부 과장으로 참석해 여성 직원들을 언급하며 ‘자신감이 없고 규정에만 매달린다’는 취지로 발언해 여성의 전문성과 능력을 폄훼한 전력을 갖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이들은 “박 차관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는바, 법적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박 차관이 지금이라도 깊이 반성하고 피상적인 숫자 놀이가 아닌 양성평등과 다양성, 통합이라는 본질에 기초한 정책을 통해 국민의 건강과 복지를 위한 책임을 다하기 바란다”고 했다.

고발인 대표 김나영 서울대의대 함춘여자의사회장은 “이번 문제는 여성 의사뿐 아니라 일하는 여성들 모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여성이 전체 의사 집단의 약 25%, 의대생의 약 35%에 이르고, 전 분야에서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고 있다. 정부는 (여성을 탓할 게 아니라) 일·가정 양립을 통한 저출생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또 “탄원서에 이름을 올린 1137명 중 20% 이상이 남성 의사”라며 “(고발은) 여성 의사들만의 의견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고발대리인인 박현화 변호사는 “(복지부가 발언 근거로 삼은) 연구 자료 자체가 편파적”이라며 “의료분야별 편차가 있는데 일부 과목, 의사 근무시간 등 일부 내용만을 조사했다. 객관적이지 않고 타당성도 없다”고 반박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