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민의 W초대석] 강석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정책자금 융자 집행, 기업 스케일업,
글로벌 진출지원, 창업 지원 등
APEC 여성 스타트업 포럼 통해
여성 기업가들의 역량 강화 지원

강석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강석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기관으로, 1979년 설립 이래 중소벤처기업 진흥을 위해 5조원 규모의 정책자금 융자 집행을 비롯해 기업 스케일업, 글로벌 진출지원 등 연 10조원 규모의 예산을 다루는 중소벤처기업의 최전선 지원 대표기관이다. 취임 6개월을 맞는 강석진 중진공 이사장을 만나 그간의 소회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코로나 이후 대내·외 기업환경이 어려운 시기다. 어려운 때에 중책을 맡으셨는데, 취임 이후 소회와 중진공의 주요사업을 소개해 달라.

“최일선에서 강한 중소벤처기업을 만드는 일에 매우 큰 보람을 느낀다. 진주의 택시기사들은 야근으로 환한 중진공 본사의 불빛을 등대라고 부른다. 임직원들이 한마음으로 주어진 과업과 임무를 충실히 하고 있다. 중진공하면 일반국민들은 정책자금에 관한 일을 제일 먼저 떠올리지만 정책자금 관련 업무 외에도 수출지원, 인력지원을 비롯해 신사업으로의 구조전환과 사업생태계 조성까지 수행하고 있다. 중진공은 1979년 설립 이래 중소기업의 성장단계별로 정책자금, 수출지원, 인력양성, 창업지원 등 53개의 다양한 정책 사업을 전국 33개, 해외 16개국 26개 현장 밀착형 조직을 기반으로 신속히 집행하고 있다. 그간 쌓아온 정책집행 노하우와 지역산업동향, 기업현황, 지원정보 등 데이터를 기반으로 현장 니즈에 맞게 정책 서비스를 연계 지원할 수 있다는 점이 중진공의 최대 강점이다.

주요사업은 크게 정책자금, 구조전환, 수출지원, 인력양성, 지역산업육성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첫째, 정책자금사업은 금융권으로부터 자금 조달력이 취약한 중소벤처기업의 복합위기 극복, 유동성 공급과 기업의 지속성장을 위한 사업으로 한해 약 4조 5천억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엄선해 지원했다. 특히, 신기술·신산업 등 혁신성장 분야를 집중지원하고, 취약 중소기업의 위기극복을 위해 긴급 유동성 공급, 금리부담 완화, 재도약 지원 등을 추진했다. 둘째, 최근 고금리 등 복합위기와 디지털·그린전환 등 산업구조 재편에 대응해 중소벤처기업의 신사업 전환, ESG 경영 저변 확산을 위한 맞춤형 지원과 탄소중립 전환 촉진 등을 지원하는 구조전환사업의 역할도 중요하다. 셋째, 수출지원은 수출 중소기업의 애로를 해소하면서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소기업 전용물류센터(스마트트레이드허브), 온라인수출플랫폼 등을 구축하여 국내외 협력체계를 통해 중소벤처기업의 수출 및 글로벌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한 인력양성사업은 중소기업의 현장 인력수요를 반영한 실무인력 양성 및 고용취약 업종의 일자리 미스매치 해소에 기여하고, 청년·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창업지원 등을 추진한다. 마지막으로 지역 내 신산업 공급망 강화를 위한 지역 네트워크 구축 및 글로벌혁신특구 지정 등을 통해 지역 혁신생태계 조성을 위한 지역산업육성분야가 있다.”

-청년창업사관학교를 통해 성장한 여성기업, 촉망받는 창업기업을 소개한다면.

“지난 2020년 창업한 ㈜수앤캐롯츠의 경우 커뮤니티 기능이 특화된 한국여행 관광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해 외국인의 한국여행을 위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한국 언어문화 교육까지 제공하고 있는데 여성기업인 답게 천만 규모의 인플루언서 네트워크를 통해 홍보를 지원하고 있다. 또한 지난 2021년 창업한 ㈜컨텍터스의 경우 중소형 건물관리의 스마트화를 위한 앱과 웹기반의 플랫폼 및 스마트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서비스 이용자는 앱을 통해 하자를 접수하고, 관리팀 역시 앱을 통해 경로와 이슈를 확인해 문제를 해결한다.”

-중소기업의 가족친화적 기업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일·가정 양립지원 정책은?

“최근의 저출산 문제는 기업 내 근로자의 출산·육아 지원 등 가족친화적 환경 조성의 중요성을 일깨워준다. 중진공은 중소기업의 가족친화적 환경 조성 확산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다양한 우대정책을 시행하고 있는데, 여성기업 또는 가족친화 인증기업을 대상으로 정책 우선도 평가 우대해 정책자금 금리 최대 0.1%p 인하, 대출한도 연간 10억원 및 최대 대출 한도(잔액) 100억원 지원 정책 등을 시행하고 있다. 여성기업의 창업 활성화를 위한 청년창업사관학교, 온라인 수출 지원사업, 탄소중립형 스마트공장 지원사업 등 서류평가 가점과 가족 친화기업 임직원 연수비 할인 혜택(50%) 등의 우대정책도 실시하고 있다. 특히 APEC 여성 스타트업 리더스 포럼을 통해 APEC 회원국 간의 협력을 강화하면서 여성 기업가들의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는 여성 기업가들의 기업경영, 기술, 성장경험 등 정보 공유 및 상호 협력네트워크를 구축해 여성 창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정책자금 분야를 보면서 최근 5년간 여성기업 지원규모가 꾸준히 상승하고 있으나 여전히 13.4% 정도로, 여성기업의 성장과 도약에 대한 정부차원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다. 청년창업사관학교의 경우 청년여성의 비율이 30.6%로 고무적이다.”

강석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강석진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기관 내 가족친화적 환경조성을 위한 정책도 궁금하다.

“중진공은 여성가족부에서 시행하는 가족친화인증제에서 2011년부터 매번 가족친화기관으로 선정됐다. 2017년 공공기관 인증의무화 시행 이전부터 공공부문을 선도하여 우수한 가족친화경영 운영체제를 구축하고, 가족친화제도를 운영해왔다. 모성보호와 여성·가족 친화적 문화 정착을 위해 육아 휴직과 유연근무 정책을 강화하여 운영 중인데, 사내 어린이집 운영, 출산·육아 휴직, 자기계발 휴직, 유연근무, 가족과 함께하는 날(‘딸기데이’로 매주 수요일마다 정시퇴근 유도) 등을 시행 중이다. 한편 새 정부 출범과 디지털 혁신 가속화 등 급속한 대외환경변화에 대응해 2022년 8월부터 진주 혁신도시 내 9개 공공기관의 HRD 담당자협의회를 출범하여 여성 리더십 교육 공동과정을 운영하는 등의 성과도 있었다.”

-중진공의 진주혁신도시 이전으로 지역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중진공은 창립 45주년이자 경남 진주 혁신도시 이전 10주년을 맞이했다. 이미 전국 각지의 현장 조직을 통해 지역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있으나, 본사의 지방 이전으로 지역 사회와 더욱더 융화될 수 있었다고 본다. 물론, 입지적 어려움 등 외부환경 변화를 겪었지만 임직원 모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작년 기준, 가족동반, 단신 이주 등을 포함한 지방 이주직원은 467명으로, 지속해서 정착인구가 증가하고 있어 지역 내 소비와 생산 활동을 통한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역사회의 새로운 경제활동 모델을 제시한 것이 크다. 서부경남 지역(진주)의 창업생태계 활성화 사례를 꼽을 수 있는데, 진주시와 경남TP, 경상국립대 등 지자체, 유관기관 및 지역대학 등과 협업하여 창업기업 공동 육성 복합공간인 ‘진주형 혁신창업 허브’를 구축해 운영 중이다. 진주 창업지원협의회는 서부경남 지역 내 창업 거버넌스 구축·운영하기 위한 기구로 진주시(협의회장), 중진공(사무국), 경상대학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세라믹기술원, 경남테크노파크, 경남창경센터 등이 참여하고 있다. 협업기관의 기능에 따라 역할을 분담하면서 공동으로 창업을 지원한다. 둘째, 진주시와 공동으로 조성한 ‘K-기업가정신센터’는 대기업 창업주(삼성 이병철, LG 구인회, 효성 조홍제 등)들이 함께 다녔던 지수초등학교를 경남지역 내 리더십 육성의 랜드마크로 활용 중이다.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한 기업가정신을 대학생, 예비창업자, 재직자, CEO, 일반시민 등 대상으로 전파하면서 경남지역 ‘산업관광·교육 프로그램’으로 제공하고 있다.” 

-임기 내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정책자금의 지원이 어려운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도록 진전된 역할을 하고 싶다. 중견기업으로 키워놔야 중소기업을 키울 수 있는 밴드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 현재 1000억원 이상 매출이 되는 기업이 860여개 정도 되는데 합치면 90조원 정도로 국가경제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민간투자의 마중물 역할을 하고 싶다. 중진공의 역할과 기능을 국민들에게 잘 알려야 국민적 관심도 높아지고 예산도 많아진다. 예산이 많아지면 더 많은 지원사업을 펼칠 수 있다. 정책자금지원의 경우, 청년기업가의 나이가 39세로 제한되어 있는데 고령화시대에 45세로 연장하는 게 어떨까 싶다. 창업 3년 미만의 규정도 7~8년으로 완화해 창업뿐만 아니라 한창 성장하는 기업에도 지원의 혜택이 돌아가는 것이 시너지효과 차원에서 필요하다. 내부적으로는 전체 직원의 절반이 40대 이하인데 진주 본사에 직장어린이집 정원이 49명으로 너무 적어 문제다. 또한 일가정 양립과 안정적인 근무환경을 위해 어린이 돌봄시설도 필요하다. 저출산 문제 대응 차원에서 임기 내에 관련 시설을 늘릴 계획이다. 올해는 산업단지, 농공단지 등 지역 내 위기에 직면한 중소기업을 찾아 ‘지역별·산업별 중소기업계를 대변하는 눈과 귀’가 되기 위해 힘쓰겠다.” 

*강석진 중진공 이사장
경남 거창 출신으로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연세대 행정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37·38대 거창군수, 대통령비서실 선임행정관, 기술보증기금 전무이사, 제20대 국회의원(산청·함양·거창·합천) 등을 지냈다. 2023년 9월 중진공 이사장에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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