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총선 여성 주권자 행동 ‘어퍼’
“꼼수인지 대표의 다양성 보장하는 선거연합인지 계속 지켜볼 것”

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모의개표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수검표 실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에서 열린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모의개표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수검표 실습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현행 준연동형 선거제를 유지하고 비례대표를 위한 위성정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또한 자체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창당 작업에 돌입한 상황이다. 여성계는 “연동형 비례대표제(연동형 비례제) 유지하라”고 촉구해 왔다.

민주당은 6일 의원총회를 열고 4·10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준연동형 비례제)를 채택하고 ‘통합형 비례정당’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은 22대 총선에서 현행 제도인 연동형 비례제를 바탕으로 윤석열 정부 심판에 함께하는 모든 정당, 정치 단체들과 뜻을 같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성정당’ 논란에 대해선 “민주당 입장에서 굳이 표현하자면 정당방위”라며 “민주당 이름으로 (비례대표를) 공천할 경우 거의 사표로 처리될 것이라 국민 주권 의사가 왜곡되는 문제가 있어 대응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위성정당 방지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난 대선 공약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환영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7일 국회에서 열린 인재환영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은 병립형 비례대표제(병립형 비례제) 회귀를 고수하고 있지만,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이미 위성정당을 창당 작업에 들어갔다. 정개특위 여당 간사인 김상훈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15일쯤에는 구체적인 창당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6일 “기본적으로 ‘플랜B’로 (국민의미래 창당을) 준비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도 7일 “국민의힘은 병립형 입장이 한 번도 변한 적 없고 지금도 그렇다”면서도 “우리는 소수당이다. 축구하는 줄 알고 준비했는데 야구한다면 야구도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병립형 비례제는 지역구 당선자가 몇 석이건 상관없이 전체 비례의석의 30%만 가져가는 방식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준연동형 비례제)는 전체 300석 중 지역구 의석수가 정당 득표율에 못 미칠 경우 모자란 의석수의 50%를 비례대표로 채워주는 방식이다. 소수정당의 원내 진입을 돕는다는 것이 제도의 취지다. 그러나 거대 양당이 위성정당 창당을 선언하면서 올해 총선에서도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이 난립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에선 더불어민주당은 ‘더불어시민당’과 ‘열린민주당’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은 ‘미래한국당’을 각각 창당해 비례의석 20석과 19석을 확보했다. 반면 군소정당인 정의당은 5석, 국민의당은 3석에 그쳤다.

여성계는 연동형 비를 유지하라고 촉구해 왔다. 연동형 비례제는 정당 득표율만큼 부족한 비례대표 의석을 채워주는 제도다. 전국 146개 여성시민사회단체로 모인 2024 총선 여성 주권자 행동 ‘어퍼’(이하 어퍼)는 7일 “민주당은 4년 전 총선에서 준연동형 비례제 도입 취지를 훼손하면서 위성정당을 창당해 180석이라는 거대 의석을 확보했지만 여성 주권자의 요구에 제대로 응답하지 않았다. 거대 의석을 가졌음에도 포괄적 차별금지법·비동의 강간죄·낙태죄 대안 입법도 처리하지 않은 것”이라며 “여성 주권자의 목소리를 의도적으로 배제했던 지난 4년에 대한 반성 없이 또다시 의석수 확보와 총선 승리라는 구호로 선거제도를 후퇴시키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어퍼는 “민주당의 ‘통합형비례정당’이 지난 총선에서의 위성정당과 어떻게 다른지 아직은 알 수 없다”며 “민주당의 의석수 확대를 위한 꼼수인지 대표의 다양성을 보장하는 선거연합인지 계속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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