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목을 만지며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례대표 배분 방식을 준연동형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5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목을 만지며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례대표 배분 방식을 준연동형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5일 4·10 총선에서 현행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유지하고 ‘위성정당’ 창당을 공식화했다. 다만 이 대표는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2년 2월 ‘비례대표제를 왜곡하는 위성정당 금지’를 정치 개혁 분야 공약으로 제시했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 북구에 있는 국립5·18민주묘지 참배 이후 기자들과 만나 “과거 회귀가 아닌, 준연동제 안에서 승리의 길을 찾겠다”며 “정권 심판과 역사의 전진에 동의하는 모든 세력과 함께 위성정당 반칙에 대응하면서 준연동제의 취지를 살리는 통합형비례정당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은 준연동형 유지와 병립형 회귀를 놓고 내부 의견이 팽팽하게 갈리자 이 대표에게 전권을 위임했다.

이 대표는 이날 광주 현장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기자들에게 “민주당을 위한 정당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라며 “꼼수가 아니라 상대의 반칙에 대응하는, 바람직하진 않지만 피할 수 없는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반칙이 가능하도록 불완전한 입법을 한 것에 대해서 사과드린다. 약속드린 위성정당 금지 입법을 하지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며 “결국 준위성정당을 창당하게 된 점을 깊이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국민의힘은 병립형 회귀를 고수하고 있지만,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이미 위성정당을 창당 작업에 들어갔다. 지난달 31일 위성정당 ‘국민의 미래’ 발기인 대회를 개최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이 대표가 ‘준연동형 유지’ 입장을 밝히자 “5천만이 큰 영향을 받을 선거의 선거제를 이재명이라는 한 사람의 기분에 맞춰서 정한다는 게 정말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라며 강하게 비난했다.

한 위원장은 “이 대표는 이 선거에서 자기를 방탄해야 하는 대단히 큰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이라며 “이게 민주주의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것을 공개적으로 다수당이 이 대표의 뜻에 따른다고 밝힌 것도 정말 코미디 같다”며 “이게 민주주의가 맞고, 공당이 맞나”라고 되물었다.

전국 146개 여성시민사회단체로 모인 2024 총선 여성 주권자 행동 ‘어퍼’(이하 어퍼)는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해 여성과 소수자의 요구에 제대로 응답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전국 146개 여성시민사회단체로 모인 2024 총선 여성 주권자 행동 ‘어퍼’(이하 어퍼)는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해 여성과 소수자의 요구에 제대로 응답하라”고 촉구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앞서 여성계는 “민주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유지해 여성과 소수자의 요구에 제대로 응답하라”고 촉구했다.

전국 146개 여성시민사회단체로 모인 2024 총선 여성 주권자 행동 ‘어퍼’(이하 어퍼)는 지난 2일 성명을 내고 “민주당은 4년 전 총선을 앞두고 위성정당 ‘더불어시민당’을 창당해 준연동형 비례제 도입의 취지를 훼손하면서 180석이라는 거대의석을 확보했다”며 “그렇게 과반 이상의 의석수를 확보하였음에도 여성 주권자의 요구에 제대로 응답하지 않은 것을 우리는 지난 4년 내내 목도했다. 포괄적 차별금지법도, 비동의 강간죄도, 낙태죄 대안입법도 처리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필요한 것은 그 동안 의회에서 의도적으로 지워졌던 여성과 소수자의 자리를 확보하고, 고소득 고학력 중년 남성을 중심으로 형성된 부조리한 정치제도와 문화를 바꾸는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비례성과 대표성을 보장하는 선거제도, 득표율 그대로 의석수를 가져가는 공정한 선거룰을 유지하는 것이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