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요구에 사과 문자 보내면서도 ‘딸 같아서’라며 책임 회피”

배우 오영수씨(오른쪽)가 지난 2023년 2월 3일 강제추행 혐의 첫 재판 출석을 위해 경기 성남시 수원지법 성남지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배우 오영수씨(오른쪽)가 지난 2023년 2월 3일 강제추행 혐의 첫 재판 출석을 위해 경기 성남시 수원지법 성남지원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성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배우 오영수(79)씨에게 검찰이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2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6단독 정연주 판사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이같이 구형했다. 또 취업제한 명령과 신상정보 공개 등을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2017년 피해자 등이 있는 술자리에서 '너희가 여자로 보인다'며 청춘에 대한 갈망을 비뚤어지게 표현하고, 피해자에게 사과 문자를 보내면서도 '딸 같아서'라며 책임을 회피하는 등 피해자에게 좌절감을 느끼게 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사·재판 과정에서 반성하지 않고 있는 피고인에게 엄벌을 내려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오씨는 최후진술에서 "이 나이에 이렇게 법정에 서게 돼 너무 힘들고 괴롭다. 인생의 마무리에 이런 상황이 되니 참담하고 삶 전체가 무너지는 것 같다"며 "현명한 판결을 소원한다"고 호소했다.

오씨의 변호인은 최후변론에서 "피해자 진술과 그로 파생한 증거 외에는 이 사건에 부합하는 증거는 매우 부족하다"며 "추행 장소, 여건, 시각 등에 비춰보면 피고인이 범행할 수 있었을까 의구심도 든다"고 무죄를 주장했다.

오씨는 2017년 여름 연극 공연을 위해 모 지방에 두 달가량 머물던 중 산책로에서 A씨를 껴안고, 이후 A씨 주거지 앞에서 볼에 입맞춤하는 등 두 차례에 걸쳐 강제 추행한 혐의를 받는다.

오씨는 법정에서 “추행한 사실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해왔다.

선고 공판은 다음달 15일 열린다.

오씨는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출연해 '깐부 할아버지'로 이름을 알렸다. 한국 배우로는 처음으로 2022년 1월 미국 골든글로브 TV부문에서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성폭력·성희롱 피해 신고는 경찰청(☎112), 상담은 여성긴급전화(☎지역번호 + 1366)를 통해 365일 24시간 지원 받을 수 있습니다. 뉴스 댓글란을 통해 성폭력·성희롱 피해자 대한 모욕·비하 및 부정확한 정보를 유포하는 것은 여성폭력방지법의 2차 피해 유발에 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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