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모나가스 지역 정유 시설 ⓒAFP 연합뉴스
베네수엘라 모나가스 지역 정유 시설 ⓒAFP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유력 야권 대선 후보의 출마를 금지한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석유와 가스 부문에 대한 제재를 다시 부과했다.

30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번 주 미국 기업들에게 베네수엘라 국영 금광회사 미네르벤과의 모든 사업 거래를 중단할 것을 명령했다. 미국 정부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 행정부가 지난해 체결한 공정한 대선 조건 수용 합의를 이행하지 않으면 오는 4월까지 제재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정부는 민주 인사를 구속하고 야권 후보들의 대선 출마를 금지하고 있다"며, 이는 지난해 10월 베네수엘라 여야 간 합의한 선거 로드맵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밀러 대변인은 "모든 후보의 대선 경쟁을 보장했던 합의가 지켜지지 않는 상황에서, 미국은 4월 18일 종료하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석유와 가스 거래 허가를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베네수엘라 대법원은 지난달 26일 야권 유력 대선후보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의 과거 비위를 문제 삼으며, 마차도의 공직 입후보 자격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마차도는 2013년부터 집권 중인 마두로 대통령의 3 연임을 저지할 대항마로 꼽히는 정치인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 정부 발표를 "무례하고 부적절한 협박"이라고 비난했다.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미국 정부 제재 방침을 요약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 소셜미디어 글을 공유하며 "우리에 대한 경제 침략을 강화하는 잘못된 조처를 한다면 내달 13일부터 베네수엘라 이민자를 송환하기 위한 (미국발) 항공편은 즉시 취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10월 베네수엘라 여야가 경쟁 대선 일정에 합의한 뒤 베네수엘라산 석유 및 가스에 대해 6개월 거래를 승인하는 등 일부 제재를 완화했다.

카라카스에 본사를 둔 컨설팅업체 에코날리티카(Ecoanalitica)에 따르면, 제재 완화의 결과로 베네수엘라의 총 석유 수익은 2023년 약 120억 달러에서 올해 20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 재선을 둘러싼 부정선거 의혹이 불거진 직후인 2019년 이후 베네수엘라산 석유·가스 수출을 금지했다.

마두로 정부는 지난해 10월부터 서류미비(불법) 미국행 이민자를 데려오기 위한 '질서 있고 안전하며 합법적인 송환' 방침에 따라 자국민을 태운 전세기 입국을 허용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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