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각) 치러진 공화당 대선후보 뉴햄프셔 경선에서 승리했다. 두 번째 승리이지만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주자가 될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예상하고 있다.

CNN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이자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가 자신의 텃밭인 사우스 캐롤라이나에서 2월 24일 열리는 경선에 집중하겠다며 경선 잔류를 다짐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헤일리 전 유엔대사의 조기 퇴장을 바라고 있지만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아직 공화당의 경선은 끝나지 않았다며 버티고 있다.

CNN은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역사와 싸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현직 대통령을 제외하고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지명을 받지 못한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한 적은 한 차례도 없다고 밝혔다.

도전적인 헤일리 전 유엔대사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승리는 공화당 핵심 유권자들에 대한 그의 지지를 굳혔고 도전자가 그를 추월할 가능성을 크게 줄였다.

CNN은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여전히 경쟁자라는 것을 증명하려고 할 때, 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와의 총선 재대결을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 고위 참모들을 그의 선거 운동에 투입하고 낙태 권리에 대해 트럼프를 공격하는 행사를 버지니아에서 개최했다.

미국 언론은 바이든과 트럼프 중 누가 다시 백악관에 입성할 것인지를 논하고 있다.

유권자들은 트럼프의 자격을 박탈하지 않았다

(내슈아[美 뉴햄프셔주] AP=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공화당의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다는 소식에 뉴햄프셔주 내슈아의 나이트 파티 행사장에 모인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내슈아[美 뉴햄프셔주] AP=연합뉴스) 23일(현지시간) 치러진 미국 공화당의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했다는 소식에 뉴햄프셔주 내슈아의 나이트 파티 행사장에 모인 지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쟁자뿐만 아니라 법원과도 싸우고 있다.

콜로라도 대법원과 메인주 국무장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2021년 1월 6일에 의사당 폭동에 책임이 있다며 대선자격 후보를 박탈했다.  

물론 확정된 결정은 아니다. 최종 결정은 연방대법원에서 내려진다. 미 언론은 연방 대법원은 보수 성향 대법관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출마 자체를 막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또 자산가치 조작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네 건의 형사 재판에서 91건의 중범죄에 직면해 있다. 그의 법정 일정은 유권자들이 원하지 않더라도 법정 드라마에 대해 잊지 않도록 보장하기 위해 마련됐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2020년 선거를 뒤집으려는 노력을 했다고 주장하는 것에 대한 연방 재판은 슈퍼 화요일 전날인 3월 4일에 시작될 예정이다.

공화당 지지자 일부와 민주당, 비판적인 언론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유권자 수백만명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마녀사냥을 당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연초 여론조사기관 입소스와 벌인 여론조사 결과 절반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더라도 트럼프에게 투표하는 데 유권자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재임 4년 동안 때로는 혼란스러웠지만 정부의 기능이 광범위하게 작동했다고 주장할 수 있다. 그가 통치할 수 없다는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와의 공모와 같은 그에 대한 최악의 주장은 입증되지 않았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현재까지 공화당 지지자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자격을 박탈하지 않았다.

법적 문제들은 최근 몇 달 동안 그의 출마 뒤에 있는 공화당 핵심 유권자들을 통합하는 데 도움이 됐지만, 이런 문제들이 훨씬 더 광범위한 대선 유권자들을 위한 자산이 될 것이라고는 속단할 수는 없다.

트럼프에 대한 경고

(내슈아/미 햄프셔 AP 여합뉴스)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23일(혅시각) 화요일 뉴햄프셔주 콩코드에서 열린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집회에서 연설하며 청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내슈아[미 뉴햄프셔주] AP 여합뉴스)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23일(혅시각) 화요일 뉴햄프셔주 콩코드에서 열린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집회에서 연설하며 청중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CNN은 뉴햄프셔 주에서 실시한 예비선거인단에 대한 출구 조사 결과 트럼프에 대한 경고신호가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승리했지만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온건파라고 주장하는 29%의 유권자층에서 3대 1로 앞섰다.

낙태 금지를 반대할 것이라고 응답한 67%의 선거인단층에서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근소한 차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율보다 높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대선에서 낙태 문제를 쟁점화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바이든 대통령은 버지니아주 매나사스에서 열린 집회에서 지지자들에게 "오판하지 말아라. 미국에서 이 자유를 빼앗는 데 가장 책임이 있는 사람은 도널드 트럼프"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온건한 유권자들과 문제가 될 수 있는 다른 잠재적인 징후들이 있었다. 온건한 예비 유권자의 44%는 트럼프가 범죄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대통령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그 유권자들은 84%가 헤일리 전 유엔대사를 지지했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또 바이든 대통령이 2020년 선거에서 합법적으로 이겼다고 말한 사람들의 투표의 79%를 얻었다.

CNN은 광범위한 선거 부정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거짓말에 대한 유권자들의 잠재적으로 제한된 욕구가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뉴햄프셔에서 경쟁자를 물리쳤지만 위험신호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헤일리 전 유엔대사에게 이겼지만 "KO(knockout)펀치를 날리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불행한 유권자들

(워싱턴=AP 연합뉴스)조 바이든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자동차노동자연합 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조 바이든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워싱턴에서 열린 자동차노동자연합 대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도 민주당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에서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이날 민주당 프라이머리는 선거인단 배정 여부가 확정되지 않은 ‘비공식 경선’이어서 바이든 대통령은 후보 등록조차 하지 않았다.

민주당이 다음달 3일 예정된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를 첫 공식 경선지로 선정했지만 뉴햄프셔주가 ‘전국 첫 프라이머리 개최’를 주법으로 못 박은 점을 들어 이날 경선을 강행했다. 

바이든 대통령 지지자들은 투표용지에 그의 이름을 직접 적는 방식으로 몰표를 줬다. 바이든 대통령은 70% 넘는 득표율을 기록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트럼프 전 대통령 못지 않게 많은 위험요소를 안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 체제의 미국은 두 개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2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도 한달이 넘게 진행되고 있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전쟁은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미국의 전통적인 개입주의적인 외교정책을 펴고 있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의 비개입적인 '미국 우선주의'는 우크라이나나 이스라엘에 대한 추가적인 개입을 두려워하는 유권자들에게 반향을 일으킬수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시대의 경제는 양호하다고 백악관은 주장할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한 직후 미국의 실업률은 6.3%였다. 지금은 3.7%로 거의 역사적 최저치로 떨어졌다. 물가 상승률은 2022년 6월 9%를 넘는 정점에서 12월 현재 3.4%로 낮아졌다.

백악관은 경제가 양호하다고 주장하지만 유색인종과 젊은 유권자들을 포함한 다수의 대중들은 그렇지 않다고 믿고 있다. 그들은 임금이 식료품, 자동차, 집, 아동 및 노인 돌봄과 같은 필수 상품 및 서비스 비용과 보조를 맞추지 못한다고 지적한다.

로이터통신은 바이든 대통령이 경제에 대해 말할 때, 미국인들은 경제 지표가 아닌 경제성을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여론조사 결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모호한 경제정책을 제안하고 있지만 유권자들은 큰 차이로 공화당을 더 나은 경제 관리자로 생각한다고 보도했다.

물론 이 중 어느 것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에서 승리할 것이 확실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경선 승리는 민주당 지지자들의 투표 욕구를 불러 일으킬 수 있다.

또 정치적인 반대파를 악이라고 규정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악의적인 선동은 그가 바이든을 이기기 위해 필요한 온건파 공화당 지지자들과 무당층의 등을 돌리게 할수 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각각 양당의 대선 후보가 되면 사상 처음으로 전·현직 대통령의 대선 재대결이 치러진다.

두 사람의 대결은 많은 유권자들이 바라지 않는 것이라고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AP통신은 "바이든과 트럼프가 분명히 주도권을 장악했다. 많은 유권자들이 원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재대결을 위해서다"라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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