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한국여성작가 회화공모전 성료
22일 인사동 한국미술관서 시상식
양성미 대상...박경문·최예나 금상
2월24일부터 4월5일까지 프랑스 파리 전시

‘제2회 한국여성작가 회화공모전’ 대상 수상자 양성미 작가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미술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성신문
‘제2회 한국여성작가 회화공모전’ 대상 수상자 양성미 작가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미술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성신문
‘제2회 한국여성작가 회화공모전’ 대상작인 양성미 작가의 유화 작품 ‘존재와 사유의 만남’. ⓒ양성미/여성신문
‘제2회 한국여성작가 회화공모전’ 대상작인 양성미 작가의 유화 작품 ‘존재와 사유의 만남’. ⓒ양성미/여성신문

풀꽃과 나비, 바다와 하늘, 인간과 우주를 한 폭에 담았다. 양성미 작가의 유화 ‘존재와 사유의 만남’이다. 초현실적이고 몽환적이다. “삶은 생각의 연속이며 우리는 사유함으로써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 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았다.

경남 거제의 미술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20년째 자신만의 그림을 그려 온 양 작가는 이 작품으로 ‘제2회 한국여성작가 회화공모전’에 도전, 영예의 대상을 받았다. 수상작들은 오는 2월부터 프랑스 파리 Galerie 89에서 더 많은 관람객과 만난다.

‘약력, 수상경력, 소속은 묻지 않는다. 작품의 창의성과 독창성만 본다.’ 한국여성작가 회화공모전의 원칙이다. 여성 예술가들이 창의성과 독창성을 표현할 장을 마련하고, 한국을 넘어 세계 진출을 돕기 위해 2023년 처음 개최됐다. 여성신문사가 주최하고 ㈜아람비가 주관, 문화체육관광부와 (사)한국미술협회와 WIN문화포럼(대표 서은경)이 후원했다.

시상식은 22일 서울 종로구 한국미술관에서 열렸다. 대상 1점, 금상 2점, 은상 5점, 동상 20점, 특선 63점, 입선 149점까지 총 240점 전시도 이날까지 열렸다. 유화, 수채화, 콜라주, 전통 수묵화 등 다채로운 작품이 한자리에 모였다. 그림에 대한 열정은 크지만 빛을 못 보던 여성 화가들이 시상대에 섰다. 엄마, 아내로만 사느라 재능을 충분히 꽃피울 기회를 얻지 못한 여성들이 그간의 결실을 나누고 서로를 축하했다.

“이렇게 큰 상을 받을 줄은 몰랐어요. 너무 감사해요. 더 열심히 노력해야죠.” 대상을 받은 양 작가는 “화가가 되려면 꾸준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남편 강순호씨에 따르면 “한번 캔버스 앞에 앉으면 서너 시간은 꼼짝 않고 그림만 그리는” 노력파다. 요즘도 그림을 배우러 주말마다 한 시간 남짓 운전해 통영을 오간다. 미술 선생님의 권유로 초현실주의 화풍의 그림을 그리게 됐고 수상의 기쁨까지 맛봤다. 남편 순호씨는 “토요일마다 통영 화실까지 데려다주는데 앞으로는 ‘대상님’이라고 부르면서 뒷바라지에 더욱 힘써야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제2회 한국여성작가 회화공모전’ 금상 수상자 박경문 작가와 최예나 작가, 김효선 여성신문사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미술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성신문
‘제2회 한국여성작가 회화공모전’ 금상 수상자 박경문 작가와 최예나 작가, 김효선 여성신문사 대표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미술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성신문
‘제2회 한국여성작가 회화공모전’ 금상 수상자 최예나 작가. ⓒ최예나 작가 제공
‘제2회 한국여성작가 회화공모전’ 금상 수상자 최예나 작가. ⓒ최예나 작가 제공
‘제2회 한국여성작가 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인 박경문 작가의 ‘Barbie’. Resin, acrylic and pouring medium on wood. ⓒ박경문/여성신문
‘제2회 한국여성작가 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인 박경문 작가의 ‘Barbie’. Resin, acrylic and pouring medium on wood. ⓒ박경문/여성신문
‘제2회 한국여성작가 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인 최예나 작가의 ‘이야기(Une histoire/A story)’. Gesso로 연마한 캔버스 위에 종이, LINSEED, 오공201로 재질감을 표현한 후 유화로 물질감을 표현. ⓒ최예나/여성신문
‘제2회 한국여성작가 회화공모전’ 금상 수상작인 최예나 작가의 ‘이야기(Une histoire/A story)’. Gesso로 연마한 캔버스 위에 종이, LINSEED, 오공201로 재질감을 표현한 후 유화로 물질감을 표현. ⓒ최예나/여성신문

금상은 ‘Barbie’를 출품한 박경문 작가, ‘이야기(Une histoire/A story)’를 출품한 최예나 작가에게 돌아갔다. 레진으로 추상화를 작업해 온 박 작가는 이 작품에서 자연의 색과 질감, 냄새, 소리, 리듬 등에서 받은 영감을 역동적이고 유동적으로 표현했다. 최 작가는 오방색(五方色), 보라색을 사용해 김치, 여성의 머리장식을 표현하는 등 한국 전통문화를 경유해 성평등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은상은 김선희(아침에 말씀을 듣게 하소서), 김현진(그녀의 마당에서), 이도윤(간), 이은주(나의 사랑스런 딸), 이지은(꿈) 작가가 받았다.

동상은 김가인, 김지윤, 김진경, 김해인, 류수정, 박수현, 박혜원, 서혜란, 안지현, 염서영, 이연미, 이유미, 이윤주, 이지안, 정경미, 조신아, 지서형, 채정은, 함승희, 황현진 작가가 받았다.

강민경, 강민지(동명이인 포함 2명), 강주현, 강채화, 금수비, 김난지, 김민영, 김아름, 김연주, 김은정, 김정희, 김현정(동명이인 포함 2명), 김현주, 김현희, 나희선, 두잇, 류수정, 박미소, 박종예, 박지숙, 박현정, 박혜림, 서래, 손다현, 송효은, 안현, 안희정, 양지영, 원서울, 유숙미, 유영은, 유지은, 이다현, 이도윤, 이새로미, 이소영, 이연우, 이예슬, 이은주, 이정미, 이지수, 이효린, 장미현, 정경아, 정꽃비, 정수민, 정재숙, 최미옥, 최정희, 최혜명, 최효정, 크리스 리, 킨클플래닛, 한유호, 함민경, 현지원, 황미경, 황성혜 작가가 특선을 수상했다.

‘제2회 한국여성작가 회화공모전’ 수상자들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미술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성신문
‘제2회 한국여성작가 회화공모전’ 수상자들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미술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여성신문

이번 공모전은 2023년 11월 온라인 접수한 여성 작가 작품 600여 점 중 심사를 거쳐 국내 전시작 300여 점, 파리 전시작 200여 점을 선정했다. 지난해 국내외 전시가 호응을 얻은 데 힘입어 올해 파리 전시작 규모를 기존 100점보다 더 늘렸다. 지난 16일 최종 평가로써 대상 1점, 금상 2점, 은상 5점, 동상 20점, 특선 63점, 입선 149점 수상작 총 240점을 선정했다.

심사위원장을 맡은 전해주 송파유화창작회 대표는 “천재성을 발휘하는 미래 작가들이 많이 참여했다”며 “탄탄한 기본기, 풍부하고 참신한 발상과 사고력, 개성이 분명하고 독창적인 작품. 성실한 작업 태도”가 돋보였다고 평했다.

김효선 여성신문사 대표는 “여성 예술인들이 작품을 선보이는 과정이 어렵고 힘들다는 걸 잘 안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어 지난해 공모전을 열었고 호응을 얻어 올해 규모를 확대했다. 파리 갤러리 반응도 뜨거웠다”고 말했다.

또 “여성신문은 그 이름에 걸맞게 사회의 성별 관념이나 편견으로 미술의 꿈을 접었던 이들, 생업에 종사하다 뒤늦게 다시 그림에 대한 열정을 불태우는 이들, 대학을 졸업하고 열심히 그림을 그리지만 출신 등 환경에 가려져 그림을 인정받지 못했던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는 등용문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축사에서 “K-컬처의 위상이 높아진 시기에 오직 작품의 창의성과 독창성만으로 선정된 한국 여성 작가들의 작품 137점이 파리에서 전시된다니 무척 설렌다”며 “쉽게 볼 수 없는 기회인 만큼 미술애호가는 물론 아트테크에 관심 있는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또 “우리 국민들도 한국 예술가들의 고된 창작 과정과 예술혼에 더욱 큰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 주신다면 대한민국 미술계가 더 높이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의미 있고 소중한 전시회를 마련해 주신 여성신문 관계자분들께 거듭 감사드린다. 문체부도 한국미술이 더욱 사랑받을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이광수 (사)한국미술협회 이사장도 “세계적인 미술의 중심지이자 예술의 본고장 파리에서 멋진 작품을 선보이는 여성 작가들이 진심으로 자랑스럽다”며 “여러분들은 한국 예술의 아름다움과 다양성을 대표한다”고 격려했다. “한국 여성 작가들의 작품을 세계에 알릴 기회를 만들어 준 여성신문에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고 덧붙였다.

화랑협회장을 지낸 표미선 표갤러리 대표·WIN문화포럼 이사도 “많은 분들의 참여가 고무적”이라며 “여성 작가들의 재능을 조명하고 파리까지 진출시켜 앞으로 더 크게 성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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