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은아 의원 비례대표직 승계 받은 김 의원
“제 승계가 미투 분노 다시 기억하는 계기가 되길”

국민의힘 비례대표 김은희 의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인사말 도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비례대표 김은희 의원이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인사말 도중 눈시울을 붉히고 있다. ⓒ연합뉴스

‘체육계 미투 1호’로 꼽히는 김은희 국민의힘 의원은 9일 비례대표 의원직을 승계하며 “저는 저에게 묻는다. 지난 5년 전 미투 운동 이후 우리 사회에 무엇이 달라졌느냐고”라고 반문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 참석해 의원선서를 한 뒤 인사말에서 21대 의원들을 향해 “미투 운동 당시 국민 여러분의 분노는 엄청났지만 일부 가해자 처벌 외 저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을 법적·제도적 장치 마련됐나. 사회적 약자 보호와 존중이란 사회적 인식의 근본적 전환이 있었는지 묻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남은 임기 동안 제가 의미 있는 의정활동을 하지 못할 것임을 알고 있다”며 “하지만 저의 비례대표 의원직 승계가 최소한 지난 미투 운동이 촉발한 사회적 분노를 다시 기억하고, 우리 사회가 할 수 있는 것이 없는지 반성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며 “우리의 목소리가 외면받지 않을 수 있음을, 지금도 고통받는 사회적 폭력 피해자들께서 기억하시고 지속해서 소리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이 자리에 선 만큼 우리들을 대신에 국가와 국민께 무언가를 요구해야 한다는 의무감을 느낀다”며 “불편함을 느끼고 외람되지만 죄책감을 느낄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테니스 코치로 활동 중이던 김 의원은 지난 3일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의원직을 상실한 허은아 의원을 대신해 국민의힘 비례대표직을 승계받았다. 김 의원은 남은 21대 국회 임기인 3개월여 동안 국회의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김 의원은 초등학교 4학년이던 자신을 성폭행한 테니스부 코치를 15년 만인 2016년 고소해 체육계 내 성폭력 문제를 세상에 드러냈다. 김 코치는 2년간 홀로 형사재판을 진행한 끝에 가해자는 2018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0년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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