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시총 200대 기업 ‘2023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분석
지난해 공시율 83%로 2022년 77% 대비 6%P 늘어
글로벌 공시 표준화·의무화 대응 다양한 보고 프레임워크 활용

ESG행복경제연구소 ⓒESG행복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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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기업은 국내 기총 200대 기업의 83%에 해당하는 166개사로 집계됐다. 2022년 154개사 대비 기업 수 12, 공시율 6%P가 각각 증가했다.

ESG행복경제연구소(이하 연구소)가 국내 시총 200대(2022년 12월 말 기준)에 속한 기업이 지난해 12월 말까지 공개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이하 보고서, 2022년 실적분)에 대해 조사·분석한 결과를 지난 8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 7월 말 중간결과를 발표한 데 이어 2023년 말 기준으로 한 연간 조사·분석 결과다.

이중 한국거래소를 통해 공시한 기업은 2022년 90개사, 지난해 106개사다. 전체 코스피 상장사 중 거래소에 보고서를 공시한 기업은 2022년 131개사에서 162개사로 늘었다.

국내 시총 200대 기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현황 ⓒESG행복경제연구소
국내 시총 200대 기업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현황 ⓒESG행복경제연구소

보고서는 의무 공시 대상은 아니다. 기업에서 자율 공시로 공개하고 있다. 보고서 공시는 증가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금융위는 국제 ESG 공시 동향과 국내기업 실정을 고려해, 국내 ESG 공시 도입 시기를 예정보다 ‘1년 이상’ 늦춰 2026년 이후로 연기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의 경우 기업 보고와 공시 대상인 사업보고서(재무제표 포함)는 3월 말, 기업지배구조보고서는 5월 말로 제출 기한이 정해져 있다.

하지만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공표는 환경부의 탄소 배출량 인증(5~7월) 등으로 대부분 6월과 7월에 집중되는 현상을 보인다. 지난해 보고서 발간 시기는 7월 이전 153개사(92%), 8월 이후 13개사(8%)로 집계됐다. 따라서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의 공시기준을 도입해 ESG 공시가 사업보고서에 통합될 경우 공시 시기에 대한 이슈가 존재한다.

글로벌 공시 표준화·의무화에 대응해 다양한 보고 프레임워크 활용

이번 조사에서 국내기업은 지난 1년간의 ESG 경영활동과 성과를 글로벌 대표적 ESG 정보공개 프레임워크인 UN SDGs, GRI, SASB, TCFD 등을 혼용해 보고서 작성 기준에 적용하고 있다.

각각의 기준마다 공시 목적에 차이가 있어 다수 기업은 4가지 기준을 산업별 특성에 따라 적용하고 있으나, GRI만큼은 범용적(활용도 96.4%)으로 활용했다.

지난해 보고서를 발간한 기업 중 정보공개 글로벌기준인 UN SDGs, GRI, SASB, TCFD 중 4개 모두를 채택한 기업 수는 111, 3개 활용은 29, 2개 활용은 15, 1개 활용은 6개사이다. 5개사는 보고서 작성에 별도의 기준을 채택하지 않았다.

글로벌 ESG 정보공개 기준 전체 활용도는 지난해와 동일하게 GRI 96.4%, SASB 84.9%, UN SDGs 82.5%, TCFD 77.7% 순이다. 다만 업종별 특성에 따른 활용도 차이와 기업규모에 따라 적용 수준 차이가 있으나, ISSB 공시기준이 TCFD 권장안을 핵심 기반으로 하고 SASB 기준과의 통합을 감안할 때 TCFD와 SASB 기준을 활용한 보고서 작성이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도입되는 글로벌 ESG 공시기준 의무화로 대외의존도가 높은 수출기업과 미국 상장기업의 경우에는 정보공개가 임박해 있다. 따라서 국내 공시 의무화 일정에도 불구하고 실제 리드타임(준비기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다만 앞으로 국제적으로 통용될 ESG 공시기준이 기존 기준과의 ‘빌딩블록접근(building block approach)’방식 적용과 다양한 공시기준 간에 같은 항목의 정보에 대해서는 동일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상호 운용성(interoperability)’ 채택을 고려한다면, 공시기준 추이를 예의주시하며 산업별·기업별 정합성과 타당성을 찾아 보다 적극적인 수준에서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ESG 경영이 기업의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전략으로 자리매김하며 ESG 정보공시가 본격화됨에 따라, 이에 대응해 기업이 위원회 설치, 여성 임원 선임, 스코프3 시스템 구축, RE100, UNGC 가입 등으로 ESG 경영체제를 구축해 나가고 있다.

이번 조사에 따르면 국내 시총 200대 기업 중 155개사(2022년 대비 9↑)가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를 설치·운영하고 있다. ESG 위원회를 통해 회사의 지속가능경영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략적 방향성을 점검하고, 사업과 주요 과제의 성과와 문제점을 관리·감독하는 책임과 권한을 규정하고 있다.

현재 조사 대상기업 중 151개사(2022년 대비 47↑)가 여성 등기임원을 선임했다. 여성 임원의 확대는 ESG 가운데 거버넌스(G)의 다양성과 창의성 그리고 건강함의 일환이다. 이는 이사회의 편향적인 의사결정을 지양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시각을 반영하는 만큼 지배구조의 투명성과 경쟁력 강화에 필수요건이다.

주요 사회적 지표 현황(전체 평균) ⓒESG행복경제연구소
주요 사회적 지표 현황(전체 평균) ⓒESG행복경제연구소

DEI 가치 실현, 기업 관심·노력 커지는 추세

최근 사회적 책임경영의 하로 중요시되는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Diversity, Equity&Inclusion, DEI)’ 가치의 실현을 위한 기업의 관심과 노력이 커지는 추세다. 하지만 정량적으로 나타난 지표별 개선 효과는 부진하다. 2022년과 비교해 직원 평균 근속연수 0.3년, 여성 직원 구성 비율 2.2%P, 기부금(매출액 대비) 0.1%P가 각각 하락하고, 비정규직 비율(7.0%)과 장애인 고용률(1.9%)도 개선되지 않았다. 특히 장애인 고용은 법정 의무 고용률인 3.1%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실정이다.

지배구조 분야 이사회 운영의 적정성과 관련해 2022년 대비 여성 등기 임원 수 0.3명↑, 사외이사 비율 1.6%P↑, 임원 보수 적정성 0.8배↓로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업지배구조보고서 의무 공시 대상의 단계적 확대와 ESG 친화적인 경영이 긍정적 영향을 미친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최대 주주 지분율 10.2%P↑(2022년 대비), 지배구조 핵심 지표 미준수 0.2건↑(2022년 대비)을 볼 때 경영의 투명성을 위해 이사회 독립성과 전문성 강화가 더욱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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