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연합뉴스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 ⓒ연합뉴스

로이드 오스틴(70) 미국 국방장관이 바이든 대통령도 모르게 입원한 사실이 밝혀져 파장이 일고 있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ABC 뉴스는 7일(현지시각)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국방부 장관 로이드 오스틴이 입원 중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분노했다고 보도했다.

오스틴 장관은 1일부터 7일까지 몰래 입원했으며 이 사실은 주말에야 알려졌다.

그 이전까지 바이든은 물론 유사시 장관의 역할을 대행해야 할 부장관도 뒤늦게 알았다고 ABC는 전했다.

미국의 한 관리는 오스틴 장관의 치료 사실이 누군가는 직장을 잃을지도 모를 정도로 이례적으로 늦게 알려졌다고 말했다.

미 국방부는 지난 4일에서야 오스틴 장관의 입원 사실을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 등 백악관에 보고했고, 이에 따라 바이든 대통령은 3일간 국방부 장관이 제 자리에 없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한 관리는 "바이든이 오스틴 장관을 전적으로 신뢰한다"며 "그가 국방부로 돌아오기를 고대한다"고 말하는 등 백악관은 오스틴 장관을 지지하고 있다.

미국령 푸에르토리코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던 힉스 부장관은 오스틴 장관의 입원 2일차인 2일부터 장관의 임무 중 일부를 대행했는데, 그 당시만 해도 사유를 모른 채 장관 업무 일부를 대행했다는 이야기가 된다.

힉스 부장관은 4일쯤 오스틴 장관의 입원 사실을 통보받았지만 '장관이 5일 업무에 정상 복귀한다'는 말을 듣고는 즉각적인 휴가 종료 및 업무 복귀 결정을 하지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이와 관련해 미국 정부 업무의 기본 원칙인 '투명성'이 결여됐다는 지적과 함께, 중동과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안보 위기가 심화한 상황에서 대통령조차 한동안 몰랐던 국방부 수뇌부의 '공백'이 있었다는 데 대해 미국 사회에서 거센 비판이 일고 있다.

상원 군사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미시시피)은 이번 사건이 바이든 행정부에 대한 신뢰를 약화한다며 "사실에 대한 완전하고 즉각적인 설명"을 의원들에게 제공할 것을 요구했다고 AP는 전했다.

또 미 국방부 출입 기자단은 항의 서한을 통해 "분노"를 표했다.

기자단은 성명에서 "중동에서 미군에 대한 위협이 증가하고 있고 미국이 이스라엘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핵심적인 안보상 역할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 국민들이 국방부 최고위 지도자의 건강 상태와 의사 결정 능력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은 특별히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메릭 갈런드 법무장관은 2022년 정기적인 의료 절차를 위해 입원했을 때 장관실이 입원 1주일 전에 미리 입원 예정 사실과 얼마 만에 업무에 복귀할지 등을 공개했던 전례가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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