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연합뉴스
남양유업 ⓒ연합뉴스

남양유업의 경영권을 두고 홍원식 회장 일가가 사모펀드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와 벌인 법적 분쟁에서 최종 패소했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한앤코가 홍 회장과 가족을 상대로 낸 주식 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심의 원고 승소 판결을 4일 확정했다.

대법원은 "원고(한앤코)가 피고들 가족(홍 회장 일가)의 처우 보장에 관해 확약했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한 원심 판단에 처우 보장에 관한 사전 합의의 성립, 이 사건 주식매매계약의 해제·무효·취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밝혔다.

한앤코는 2021년 5월 홍 회장 일가가 보유한 남양유업 지분을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었으나 홍 회장 측은 같은 해 9월 1일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한앤코는 홍 회장 측의 일방적 계약 해지가 무효라며 계약대로 주식을 넘기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홍 회장 측은 한앤코가 홍 회장을 고문으로 위촉해 보수를 지급하며 홍 회장 부부에게 '임원진 예우'를 제공하기로 약속했으나 이를 이행하지 않았으므로 계약이 무효라고 맞섰다.

1심 법원은 양측의 주식 매매 계약이 유효하다고 보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당시 재판부는 한앤코 대표가 2021년 5월 식사 자리에서 홍 회장 측에 '앞으로도 잘 대우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하더라도, 이것을 일가의 처우에 관한 자세하고 구속력 있는 확약으로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홍 회장 측이 불복했으나 2심 법원은 항소를 기각했고, 대법원 역시 원심의 결론에 잘못이 없다고 보고 이날 원심판결을 확정했다.

홍 회장 측은 재판 과정에서 김앤장 법률사무소가 계약 과정에서 양측을 모두 대리(쌍방대리)한 것도 문제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법률 사건'인 주식매매계약의 체결·이행에 관한 자문 행위에 김앤장 변호사들이 양쪽의 대리인으로 참여했으므로 원칙적으로 금지되는 쌍방대리 행위를 한 것은 맞다고 봤다.

다만 홍 회장이 이 같은 자문 행위에 사전 또는 사후에 동의했으므로, 예외적으로 쌍방대리가 허용되는 '본인의 허락이 있는 경우'라고 보고 주식매매계약이 여전히 유효하다고 판단했다.

이에따라 지난 1964년 창립한 남양유업 일가의 경영이 2세 경영을 넘기지 못한 채 60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고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의 장남인 홍원식 회장은 국내 사모펀드(PEF) 한앤코에 경영권을 넘겨주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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