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한 해를 시작하며 모두들 묵은 해에 쌓였던 절망을 털고, 새로운 희망으로 한 해 계획을 세우는 때다. 사실 보통 사람들이 새해를 맞으며 갖는 희망사항은 거창하지는 않지만 살면서 누구나 공감하는 내용들이다. 구직, 나만의 시간 찾기, 가족의 건강, 자녀의 진학, 사랑 찾기 등의 개인적인 것부터 경제불황 속에서 더욱 나눔의 기회가 있길 바라는 소망까지 다양하다. 닭띠해를 맞아 우리 이웃에 살고 있는 1993·1981·1969·1957·1945·1933년 1070세대 닭띠들의 새해 소망을 들어본다.

장미정 성원초등학교 5학년(12·93년생)

“올해는 꼭 1등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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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을 맞아 많은 것들이 이뤄졌으면 하지만 가장 큰 소망 두 가지는 여동생하고 내가 반에서 1등을 하는 것과 가족한테 좋은 일만 생겼으면 하는 것이다. 나보다 두 살 아래인 동생과 나는 학교에서 공부를 그렇게 잘하는 편은 아니어서 1등을 꼭 해보고 싶다. 특히 나는 미술과 체육 중에서 피구 경기, 음악 중에서 노래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수학과 영어 성적은 친구들에 비해선 부족한 편이다. 우선, 학교에서 선생님 수업에 귀를 기울이는 것부터 시작할 것이다. 할머니가 약간 편찮으신데 새해엔 싹 나으셨으면 좋겠다.

정인영 엑토즈 소프트 근무(24·81년생)

“친구들 취업 고민 해결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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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게임 개발 업체에서 게임 캐릭터를 디자인하고 있다. 2005년 하반기에 2D MMORPG

(대규모 멀티플레이어 온라인 롤플레잉 게임) 출시를 목표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어, 이 프로젝트가 성공했으면 한다. 라그나로크 같은 게임에 심취해 대학교 2학년(시각디자인 전공)을 마치고 휴학해 게임 캐릭터를 공부하다 보니 먼저 졸업한 친구들이 취직, 유학 문제 때문에 방황하고 있는 것을 많이 보게 된다. 친구들의 취직, 유학이 원하는 대로 잘 풀렸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조깅, 헬스 등 운동을 통해 건강을 다지고 싶다.

이혜정 편집디자이너(36·69년생)

“마음의 여유 갖는 한해 기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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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동안 직장 생활을 하면서 회사 업무를 위주로 살아왔다. 2005년엔 '마음의 여유를 갖고 살자'는 생각으로 천천히 몸과 마음의 안정을 최우선으로 꾀하고 싶다. 그 후엔 디자인 실력과 경영, 마케팅 능력이 동시에 필요한 일종의 '디자인 센터'를 꾸려 운영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광고 디자인을 비롯한 디자인 분야에 대해 좀 더 공부하고 경영, 마케팅 분야에 대한 경험을 쌓는 것이 필요한 상황. 아직 이에 대한 구체적인 실천 계획을 세우지는 못했지만 디자인 센터에서 팀원들을 이끌며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싶다.

임혜경 중학교 영어교사(48·57년생)

“나와의 시간 많이 갖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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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아이들이 고등학교에 진학한다. 우선, 어머니로서 아이들이 열심히 제자리에서 자기 일을 잘 해주길 바란다. 또 아이들이 초등학교·중학교를 다닐 때는 아이들 일에 더 매달리게 돼 집안일이나 하루하루가 너무나 바빠 여유가 없었지만, 이제 어느 정도 커서 자신을 챙길 나이가 되니 퇴근 후 나도 내 시간을 낼 수 있게 되었다. 얼마 전부터 학교에서 수업을 마치고 악기를 하나 배우고 있다. 바쁜 와중에 짬을 내 나만의 시간을 즐기며 나를 재충전할 수 있는 여유로움이 있어 좋다. 더 바란다면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아 악기를 좀더 다룰 수 있으면 좋겠다. 그리고 국가적으로 분배가 잘 돼서 고통받는 사람들이 없었으면 하고 소망한다.

유정숙 서울사대부고동창회 사무처장(60·45년생)

“40년 노하우 전수하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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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아들이 결혼을 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후배에게 일을 물려주려고 한다. 교사생활 10년, 표준협회 10년, 육아 10년 그리고 여기 동창회에서 10년 일했으니, 40년 동안 꾸준히 일한 셈이다. 늘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왔기에 쉬는 것에 대한 미련은 없다. 직장 생활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무슨 일을 하든지 간에 그것에 보람을 찾으면 최선을 다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일하는 동창회도 내가 일하는 동안 별 문제없이 잘 유지돼왔다고 생각하며 만족한다. 일을 그만두면 한낮을 한가로이 지내며, 하고 싶었던 영어회화 하고 요가도 다니면서 다이어트와 비만클리닉도 하고 싶다. 이 나이에 학원을 다니기는 좀 그래서 문화센터를 가서 뭐를 배우려 해도 낮 시간에만 강의가 열려 포기해왔기 때문이다. 올해는 자신에게 투자해보고 싶다.

심옥자 주부(72·33년생)

“딸들이 행복한 세상 꿈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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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가족의 건강이 최고다. 딸만 여섯을 둔 어머니로서 가족이 몸도, 마음도 항상 건강했으면 한다. 특히 딸 중 유일하게 결혼하지 않은 넷째 딸이 좋은 짝을 만나 결혼했으면 좋겠다. 다섯째, 여섯째 딸에게 아기 소식이 없어 성당에 갈 때마다 아기 하나 내려주십사 하고 기도하고 있다. 현재 일산 노인복지관과 YMCA 흰돌마을 사회복지관에서 일주일에 3일 정도 가곡, 스포츠 댄스, 한국무용 등을 배우고 있고, 매일 아침 배드민턴을 치고 있다. 동네 친구들과 함께 하는 재미있는 날이 계속되었으면 한다. 이런 새해 소망이 다 이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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