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2023 폐지수집 노인 실태조사 발표
폐지수집 노인 10명 중 4명 우울감 호소…노인 평균 2.9배

전국 대부분 지역에 장맛비가 내린 지난 6월26일 서울 성북구의 한 도로에서 폐지 줍는 노인이 폐지를 리어카에 싣고 가던 중 길가에 앉아 쉬고 있다. ⓒ뉴시스
전국 대부분 지역에 장맛비가 내린 지난 6월26일 서울 성북구의 한 도로에서 폐지 줍는 노인이 폐지를 리어카에 싣고 가던 중 길가에 앉아 쉬고 있다. ⓒ뉴시스

약 4만2000명으로 추산되는 폐지 수집 노인의 시간 당 수입이 1226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폐지 수집 노인의 우울감 호소율은 노인 평균보다 3배가량 높아 경제적·정서적 지원이 시급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장관 조규홍)는 12월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며 폐지수집 노인 지원대책을 발표했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지난 6월부터 12월까지 폐지 수집 노인 1035명을 대상으로 1대1 대면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폐지수집 노인의 평균 연령은 76세이며 남성 비율은 57.7%로 여성보다 많았다. 

이들은 일 5.4시간, 주 평균 6일의 폐지수집 활동을 통해 월 15.9만원을 번다. 시간당 1226원을 버는 셈이며 최저임금의 13%에 수준이다. 

월 평균 개인소득은 74.2만원, 가구 소득은 113.5만원으로 전체 노인의 개인소득 129.8만원과 가구 소득 252.2만 원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2020년 노인실태조사).

보건복지부  2023 폐지수집 노인 실태조사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 2023 폐지수집 노인 실태조사 ⓒ보건복지부

폐지 수집 노인 중 스스로 건강하다고 인지하는 비율은 21.4%, 건강하지 않다고 인지하는 비율은 32.7%였다. 전체 노인이 응답한 ‘건강함’ 56.9%, ‘건강하지 않음’ 14.7%에 비해 폐지수집 노인이 전체 노인에 비해 스스로 덜 건강하다고 느끼고 있었다. 폐지수집 노인 중 ‘우울 증상’ 보유 비율은 39.4%로 전체 노인 13.5%에 비해 2.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폐지수집 노인 중 노인일자리 사업을 알고 있는 비율은 79%이고, 노인일자리 참여 의향이 있는 비율이 47.3%, 현재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비율은 9%이다.

정부가 시행하는 노인일자리 사업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는 ‘폐지수집이 익숙해서’ 37.9%, ‘즉시 현금 수입’ 14.8%, ‘혼자 일하기 선호’ 12.6% 등이라고 답했다.

생활 개선을 위해 필요한 것으로 ‘현금 지급 등 경제적 지원’이 85.3%, ‘식료품 지원’ 36.9%, ’생활 용품’ 26.9%, ‘일자리 지원’ 18.6%, ‘기초생활수급자 선정’ 12.6% 등 경제적·물질적 지원을 꼽았다.

보건복지부 폐지수집 노인 지원방안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 폐지수집 노인 지원방안 ⓒ보건복지부

복지부는 이번 실태조사를 위해 확보한 고물상 명단을 시군구에 공유하고, 시군구는 고물상을 방문해 사업 취지를 설명하고 폐지수집 노인의 인적 사항을 확보하는 전수조사를 실시한다.

또한 복지부는 폐지수집 노인 지원 표준 조례(안)을 마련해 지자체에 안내하고, 지자체가 조례 제·개정을 통해 체계적으로 폐지수집 노인을 지원할 수 있도록 유도한다.

시군구는 확보한 명단을 바탕으로 폐지수집 노인의 개별적인 복지 욕구 조사를 통해 노인일자리 사업 참여 신청을 받고 있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 및 노인일자리 수행기관(시니어클럽, 노인복지관, 대한노인회 등)으로 연결하여 노인일자리 사업 설명·상담 및 참여 신청을 지원한다.

근로 능력이 높거나 높은 소득 활동 욕구가 있는 노인은 사회서비스형으로 안내해 폐지 수집 활동에 비해 안정적이고 높은 소득 활동(월 76만 원)을 지원하며 산재보험 가입을 지원한다.

폐지수집 활동을 지속하려는 노인은 폐지수집 활동과 유사한 ‘(가칭) 자원 재활용 시장형 사업단‘으로 연계하여 행정관리 체계 내에서 안정적인 활동을 보장한다.

현재 운영 중인 폐지수집 활동 유사 시장형 사업단에 약 2500명의 어르신이 참여하여 월 평균 38만원의 수입을 얻고 있으며, 이러한 사업단을 확대할 계획이다.

기초생활보장제도, 기초연금 등 공적 제도에서 누락된 폐지수집 노인은 소득 보장을 받도록 하고, 가능한 경우 긴급지원제도 등 연계를 통해 위기 상황을 극복하도록 지원한다.

보건소 등에서 시행하는 방문건강관리 사업 대상자는 기관에 연계하도록 하고,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통해 건강 유지를 지원한다.

가구원 중 우울증·치매 등 복잡한 문제를 가진 경우에는 시군구 희망 복지 사업단의 통합사례관리를 지원하여 개별적인 보건·복지 욕구에 기반한 맞춤형 서비스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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