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유가 안정에 찬물 끼얹은 예멘 반군... 영향은 제한적

예멘의 후티 반군들이 이번주 들어서도 홍해를 지나는 선박에 대한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UPI통신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26일(현지시각) 스위스의 해운기업 MSC의 컨테이너선에 미사일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 후티 반군 측의 야히야 사리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해당 선박이 경고를 3차례 무시하자 미사일을 쐈다고 말했다.

이 선박의 자세한 피해는 알려지지 않았다. MSC는 "현재 보고된 부상자 없이 모든 선원이 안전하며 선박에 대한 정밀 평가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 이후 홍해를 지나는 민간선박에 대한 공격을 하고 있다.

미국은 24일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보호하기 위해 다국적 함대를 출범시켰다. 미군은 26일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에 대한 대응으로 이들이 홍해 남부에서 운용하는 드론 12대와 탄도미사일 3대, 지상 공격 순항미사일 2대를 격추했다. 

다국적 함대 출범에 힘입어 세계 2위 해운업체인 머스크사를 비롯해 프랑스와 독일 등 각국의 선사들이 홍해 복귀 방침을 밝혔다.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으로 안정을 찾던 국제유가가 반등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각) 미국 서부텍사스유(WTI)와 북해산 브렌트유가 2% 가까이 떨어졌지만 전날에는 12월 최고를 기록했다.

전날 WTI는 75.57달러, 브렌트유는 81.07달러로 두 유종 모두 지난달 30일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후티 반군

후티는 1994년 예멘에 설립된 이슬람 시아파 무장단체이다. 1994년 내전 당시 수니파가 남예멘의 분리운동을 지원하자 예멘에서 수니파의 영향력이 확대되는 것을 우려해 무장활동을 시작했다. 

당시 알리 압둘라 살레 대통령의 부패 정권과 싸움을 시작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원을 받은 당시 살레 대통령은 후티 반군을 물리치려 했으나 실패했다.

2004년 지도자 후세인 알 후티가 정부군에 사살된 이후 예멘 정부와 내전이 진행 중이며, 2015년 1월 대통령궁을 장악하며 후티 반란에 성공했다. 

후티 반군은 예멘 정부군과 2014년부터 내전을 벌여왔다. 예멘 정부는 사우디와 아랍에미리이트연합의 지원을 받으며 후티 반군과 전쟁을 벌이고 있다.

UN에 따르면, 2022년 초까지 내전으로 37만7000명이 숨졌으며 이재민 400만명이 발생했다.

후티 반군은 왜 서방 선박 공격하나

후티 반군은 레바논의 무장단체 헤즈볼라를 모델로 삼고 있다. 헤즈볼라는 2014년부터 이들에게 광범위한 군사적 전문 지식과 훈련을 제공하고 있다고 미국의 연구기관인 테러방지센터(Combating Terrorism Center)는 밝혔다.

후티 반군은 하마스, 헤즈볼라와 함께 이스라엘, 미국, 서방 세계에 저항해 왔다.

사우디 아라비아가 그들의 공동의 적이기 때문에 후티는 이란을 동맹국으로 생각한다. 이란은 후티 반군에 무기를 공급한 의혹을 받고 있으며, 미국은 이란의 정보가 후티 반군이 목표 선박을 설정하는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안드리엔 왓슨 백악관 국가안보 대변인은 "이란이 홍해에서 상업용 선박을 상대로 한 작전 계획에 깊이 관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이 이 지역에서 후티족의 불안정한 행동을 장기적으로 지원하고 장려한 것과 일치한다"고 덧붙였다.

이란은 홍해에서 후티족의 공격에 관여한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는 2017년 후티반군이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 발사했으나 격추된 탄도미사일을 이란이 공급했다고 밝혔다. 

사우디는 또한 2019년 후티가 사우디 석유 시설을 공격하는데 사용한 크루즈 미사일과 드론을 공급한 이란을 비난했다.

후티족은 사우디아라비아에 수만 발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고, 아랍에미리트의 목표물들도 공격했다. 그들은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이스라엘을 향해 탄도 미사일과 무인기를 발사했다.

국제유가 상승...영향은 제한적

최근 몇 주 동안 예멘의 후티 반군은 홍해를 건너는 상업용 선박들에 대한 일련의 드론 공격을 시작했다. 10월 초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12척 이상의 선박들이 공격을 받자, 주요 선사들과 석유 수송 업체들은 금요일 홍해를 통한 여행을 중단했다.

하팍 로이드(Hapag Lloyd), 지중해 해운회사(MSC), CMA CGM 및 에버그린(Evergreen)은 예정된 모든 여정을 즉각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거대 석유회사인 영국의 BP도 이 거대 운송회사들에 합류했다. 홍해의 안보악화에 수에즈 운하를 통한 선적을 중단했다.

국제 원유 시장의 9% 정도가 수에즈 운하를 통해 공급된다. 원유 시장은 매일 홍해의 혼란속에 매일 가격을 매기기 시작했다" 뉴엣지웰스(NewEdge Wealth’s) 수석 매니저 벤 에몬스는 "브렌트유가 이러한 혼란에 "특히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석유 상품의 약 12%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점을 고려하면 커피, 대두, 니켈 및 팜유와 같은 다른 상품에도 파급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수에즈운하청은 11월 19일 이후 지난주초까지 선박 55척이 선박이 희망봉을 통한 항로로 변경했으며 서선박 2128척이 수에즈운하를 통과했다고 말했다.

이라크와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페르시아만 국가들에서 오는 유조선들은 홍해를 통해 유럽에 도착한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러시아에 대한 제재가 유럽을 중동과 아시아의 디젤과 휘발유와 같은 정제된 제품들에 더 많이 의존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이 선박들은 더욱 중요해졌다.

골드만삭스는 바벨-만데브 해협을 통해 하루 700만 배럴, 많은 양의 석유와 제품이 유입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수에즈 운하는 미국에서 아시아로 액화천연가스를 운송하는 중요한 항로로 최근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희망봉을 거쳐 아프리카를 일주하는 홍해의 주요 대안은 여행에 약 2주가 추가돼 원유의 경우 배럴당 1달러, 정제 제품의 경우 배럴당 4달러의 운송료가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전반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NYT는 후티 반군이 러시아와 카타르의 선박을 포함해 정치적으로 우호적이라고 생각하는 국가들과 연결된 선박들을 공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최근까지 유가는 세계적으로 공급량이 충분하다는 무역업자들의 계산에 따라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은 기록적인 수준으로 석유를 퍼올리고 있고, 유럽은 겨울을 대비해 천연가스 저장 시설을 가득 채웠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경제 문제와 따뜻한 초겨울 때문에 앞으로 몇 달 동안 석유 수요 증가가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