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내년 2월 서울여성공예센터 운영 중단
입주기업 비대위 결성하고 피켓시위·서명운동
“예고 없는 통보에 갈 곳 잃어… 대안 달라”

서울여성공예센터 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회와 진보당은 2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주기업에 대한 서울시의 일방적인 퇴거 통보를 규탄하며 시가 센터 운영 지속을 위한 대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여성공예센터 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회
서울여성공예센터 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회와 진보당은 지난 2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입주기업에 대한 서울시의 일방적인 퇴거 통보를 규탄하며 시가 센터 운영 지속을 위한 대안을 제시할 것을 촉구했다. ⓒ서울여성공예센터 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회

국내 유일 여성공예인 창업보육시설 ‘서울여성공예센터 더아리움’ 폐관을 막기 위해 여성공예인들이 서명운동에 나섰다.

서울여성공예센터 입주기업 비상대책위원회는 서울여성공예센터 폐관을 반대하는 온라인 서명운동을 실시하고 있다고 27일 밝혔다. 

비대위는 “시민들이 공예를 만나는 체험의 장이자 여성공예가들의 인큐베이터인 서울여성공예센터가 서울시의 갑작스러운 통보로 폐관을 맞닥뜨리게 됐다. 이 다음에 사라질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조용히 없어지고 싶지 않다”며 서명운동 배경을 설명했다.

지난 24일 시작한 서명운동에 27일 현재 2700여명의 시민들이 참여했다. 비대위는 내년 1월 15일까지 서명을 받고 서울시와 서울시의회에 2월 추경예산을 통한 서울여성공예센터 복구를 촉구할 계획이다.

센터 폐지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한 집단행동도 이어나간다. 지난 22일 서울시청 앞 기자회견과 시회의 피켓시위에 이어 현재 시의원들과 예산을 논의하기 위한 일정을 잡고 있다.

서울여성공예센터 폐지 반대 서명은 해당 주소(https://forms.gle/EvaRiEuYkXAq9J1JA)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서울여성공예센터 개인 작업실에서 여성공예인 A씨가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서울여성공예센터 개인 작업실에서 여성공예인 A씨가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박상혁 기자

서울시가 여성창업 및 경제활동 활성화와 경력단절여성 지원 등을 목적으로 2017년 설립한 ‘서울여성공예센터 더아리움’은 공예산업에 첫 발을 들이는 여성 공예인들에 개인 작업실과 공유공간, 고가의 장비, 선후배 교류 프로그램 등을 제공해왔다.

비대위에 속한 16개 입주기업은 서울여성공예센터 심사에 따라 내년 12월 31일까지 입주할 것을 약속받고 창작활동과 수입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러나 내년 2월 말까지 퇴거하라는 서울시의 통보로 모든 창작활동과 계약을 중단하고 직원을 해고하는 등 막대한 손실을 입게 됐다.

센터 운영인력과 시설관리용역인력 21명도 갑작스레 다른 일자리를 구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센터 관계자는 “대안 없이 모두 일자리를 잃게 돼 안타까운 마음이다. 납득할 만한 계획 없이 센터의 성과와 장비들을 없애는 것이 어떤 가치가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센터 운영진과 입주자들은 “여성공예인만 지원하는 것이 문제면 남녀 모두 들이는 공간으로 바꾸자. 공예인만 지원하는 것이 문제면 모든 창작자들을 지원하는 공간으로 바꾸자”며 일방적인 퇴거 통보가 아닌 서로가 만족할 대안을 찾자는 입장이다.

한편, 서울시는 정책 전환이나 추경예산으로 서울여성공예센터를 복구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지역경제활성화와 시설 효율성 제고를 위해 센터 운영을 종료하게 됐다”며 “현실적으로 폐쇄 결정 두 달 만에 정책 방향성을 전환하거나 추경예산을 편성하기는 어렵고, 실제로도 센터 복구에 대해 논의를 진행한 바 없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