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선택·세번째권력 공동 창당대회
양측 지도부 12명 중 여성 단 1명
“지난 총선보다 못한 여성 비율,
젠더 정치 새로운 선택 될 수 없어...
왜 여성 인재 포섭 못했는지 되돌아봐야“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선택 창당대회에서 금태섭, 조성주 공동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로운선택 창당대회에서 금태섭, 조성주 공동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참석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진짜 페미니즘 정당’이 되겠다고 선언했던 새로운선택과 세번째권력이 남성 중심의 지도부를 구성했다. 이를 두고 당내 남성의 목소리가 과대대표될 수밖에 없는 구조 탓에 ‘성평등 정당’을 만들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로운선택과 세번째권력은 지난 1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공동 창당대회를 열고 앞으로 신당을 이끌어갈 지도부를 소개했다.

지도부는 금태섭·조성주 공동대표, 정호희 사무총장, 황지원 정책위원장, 곽대중·이재랑 대변인, 김창인 조직위원장, 이병진 전략기획위원장 총 8명으로 이들은 모두 남성이다.

또한 창당대회에서 참가한 시·도당위원장은 김신욱 대전시당위원장, 김철 충남도당위원장, 배훈천 광주시당위원장으로, 이들도 모두 남성이다.

이날 새로운선택이 소개한 인사 중 여성은 경기도 이천에 출마하는 신미정 예비 후보가 유일하다. 신 후보는 비상근직인 수석정책위원으로 지도부에 속하지 않는다.

세번째권력 블로그에 공개된 운영위원회 명단 ⓒ네이버 블로그 캡처
세번째권력 블로그에 공개된 운영위원회 명단 ⓒ네이버 블로그 캡처

공동창당대회를 연 세 번째권력의 운영위원회도 남성 중심으로 꾸려졌다. 세번째권력 공식 블로그에 따르면, 장혜영 정의당 의원이 탈퇴한 현재 운영위원회 6인 중 5인이 남성이며 여성은 류호정 공동운영위원장뿐이다.

새로운선택 지도부 8명과 세번째권력 지도부 6명 중 두 그룹에 모두 속한 조성주 공동대표, 이병진 전략기획위원장을 고려하면 지도부는 총 12명이다. 이 중 여성은 류호정 의원 단 한 명이다.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가 정의당 의견그룹 ‘세 번째 권력’과 함께 공동 창당대회를 열고 “내년 총선에서 30석 이상 확보를 목표로 하고 집권과 개헌에도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선택
금태섭 새로운선택 공동대표가 정의당 의견그룹 ‘세 번째 권력’과 함께 공동 창당대회를 열고 “내년 총선에서 30석 이상 확보를 목표로 하고 집권과 개헌에도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선택

"시작부터 일부 국민 배제…젠더 정치의 새로운 선택 될 수 없어"


이 같은 남성 중심 구성에 여성단체는 “국민의 선택을 받겠다고 하는 정당이 시작부터 일부 국민을 배제한 채 출발했다”고 입을 모았다.

황연주 젠더정치연구소 여.세.연 사무국장은 “지도부 구성 시 성비는 너무 당연하게 고려해야 하는 점이지만 새로운선택은 그러지 못했다”며 “시작부터 여성 유권자와 '젠더 갈등'에 피로감을 느끼는 유권자들에 부족한 모습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안소정 여성정치네트워크 운영위원 또한 “지난 총선에서 당선된 여성 국회의원의 비율이 19%다. 새로운선택과 세 번째권력의 여성 비율은 8%에 불과해 지난 총선의 절반도 되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도부의 낮은 여성비율은 여성에 대한 편견을 구조화하는 데 기여한다는 점에서 새로운선택은 젠더정치의 새로운선택이 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당규 ⓒ국민의힘 홈페이지
국민의힘 당규 ⓒ국민의힘 홈페이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당규를 통해 지도부에 의무적으로 여성이 포함되도록 정했다. 최고위원 선거 당선인 가운데 여성이 없을 경우 투표율이 가장 낮은 당선인 대신 여성 최고위원 후보자 가운데 득표율이 가장 높은 후보자를 당선시키는 것이다.

반면, 새로운선택 중앙당창당준비위원회 규약에는 이 같은 여성 할당제 조항이 없다.

이를 두고 황 사무국장은 “새로운선택은 당을 만들어나가는 시기이기에 여성 비율에 대한 규정이 없을 수 있다”면서도 “그렇기에 지도부 구성에 더욱 세심한 주의를 기울였어야 한다. 인재 풀이 적다면 왜 여성 인재들이 당에 합류하지 않았는지, 왜 이들을 초기에 포섭하지 못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류호정(오른쪽) 세 번째 권력 공동운영위원장과 금태섭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회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젠더 정책 합동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류호정(오른쪽) 세 번째 권력 공동운영위원장과 금태섭 새로운선택 창당준비위원회 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젠더 정책 합동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앞서 지난 11일 금태섭 대표와 류호정 의원은 성평등을 신당의 주요 가치로 내걸고 갈등을 조장하는 가짜 페미니즘이 아닌 ‘진짜 페미니즘’을 하는 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들은 “양당정치 이상으로 진영화된 젠더대결의 완화를 위한 적극적 대안을 모색해 나가자”며 병역 성평등과 남성 육아휴직 전면화를 핵심 젠더정책으로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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