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9월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지난 9월1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63빌딩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뉴시스

문재인 전 대통령이 9일 책 추천사를 통해 “외교와 대화가 북한에게 핵을 고도화할 시간을 벌어준 것이 아니라, 합의 파기와 대화 중단이 북한에게 시간을 벌어주고 핵발전을 촉진시켜 왔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달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발사를 계기로 9·19 남북군사합의 효력을 일부 정지하며 합의가 사실상 파기되는 등 남북 대립이 격화하는 가운데 윤 정부의 대북정책을 에둘러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북한 핵 문제 권위자 시그프리드 헤커 박사의 책 『핵의 변곡점』을 추천하며 이같이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외교를 통해 북핵문제를 해결하거나 적어도 억제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변곡점마다 비용과 편익을 분석하는 합리적인 선택이 아니라 과도하게 이념적인 정치적 결정 때문에 번번이 기회를 놓치고 상황을 악화시켜 왔다는 사실을 실증적으로 보여준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에게 뼈아팠던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의 실패 이유에 대해서도 지금까지의 짐작을 넘어 보다 자세하고 정확한 이유를 알 수 있게 됐다”며 “전문적이고 두꺼운 책이지만 북핵에 대한 정확한 정보에 접근할 수 없었던 우리 국민들에게 상세한 정보와 함께 비핵화의 방안에 대한 통찰을 제공해 주는 매우 귀한 책이어서 관심 있는 이들에게 일독을 권하고 싶다”고 밝혔다.

문 전 대통령은 앞서 지난 9월 서울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5주년 기념식에서 “파탄 난 지금의 남북 관계를 생각하면 안타깝고 착잡하기 짝이 없다”고 밝혔다. 또 “남북군사합의 폐기는 최후의 안전핀을 제거하는 무책임한 일이 될 것”이라며 “남북한 모두 관계가 악화되고 군사적 긴장이 높아질수록 군사합의만큼은 끝까지 지키고 준수하여 최악의 상황을 막으면서 대화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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