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아비브=AP/뉴시스] 12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 거리 행인들의 모습이 하마스에 납치된 사람들의 귀환을 촉구하는 포스터 속 거울에 비치고 있다
[텔아비브=AP/뉴시스] 12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 거리 행인들의 모습이 하마스에 납치된 사람들의 귀환을 촉구하는 포스터 속 거울에 비치고 있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지난 10월 7일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할 당시 무차별적 성범죄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영국의 BBC와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스라엘 경찰에 제공한 영상을 근거로 지난 10월 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기습공격했을때 여성 강간과 성폭력, 훼손 등의 범죄가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하마스의 공격으로 사망한 시신들을 수습하고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여러 사람들의 골반이 부서지고 멍들고, 상처가 나고, 눈물이 보이는 등 성폭행 흔적이 나타났다. 피해자는 어린이, 청소년, 연금수혜자 등 다양했다고 이스라엘 경찰은 설명했다.

이스라엘 경찰이 언론에 공개한 노바 음악 축제 목격자의 영상 증언에는 한 피해자의 집단 강간과 절단, 처형 등의 내용이 담겼다.

하마스가 공격 당일 촬영된 벌거벗고 피범벅이 된 여성들의 영상과 이후 현장에서 촬영한 시신 사진 등은 여성들이 공격자들의 성적 표적이 됐음을 보여준다.

한 여성은 "하마스 전사들이 여성을 집단 강간하고 절단하는 것을 목격했으며 마지막 공격자들이 여성을 계속 강간하는 동안 다른 전사가 여성의 머리에 총을 쐈다"고 증언했다.

다른 목격자는 "그는 살아있었다. 등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그는 남성들이 폭행 과정에서 피해자의 신체 일부를 절단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경찰이 현재까지 하마스가 일으킨 성범죄와 관련해 수집한 증언은 1500여 건이다.  이스라엘 당국과 인권단체들은 ‘10·7 습격’ 당시 하마스가 이스라엘 국민을 상대로 집단 성폭행 등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성범죄 등 잔혹 행위는 다른 무장 세력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메이 골란 이스라엘 여성부 장관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강간이나 성폭행 피해자 몇 명이 이번 공격에서 살아남았다며 이들은 모두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골란 장관은 "이는 아주 극소수이다. 대다수가 잔인하게 살해 당했다. 그들은 나와 대화할 수도 없고, 정부나 언론의 누구와도 대화할 수도 없는 상태"라고 덧붙였다.

하마스는 이에 대해 이스라엘이 주장하는 성범죄 등 잔혹 행위는 하마스 공격 이후 침입한 다른 무장 세력에 의한 것이라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현재까지 성범죄를 직접 당한 당사자가 피해 사실을 공개적으로 밝힌 사례는 아직까지 없다.

미국과 유엔도 하마스가 성범죄를 저지른 것이 확실하다는 입장이다. 매슈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은 4일 “하마스가 저지른 성범죄에 관한 보고를 의심할 이유가 없다”며 “임시 휴전 협정이 결렬된 것은 여성들이 구금 기간 그들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발설하는 것을 (하마스가) 원하지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지난달 30일 X(옛 트위터)에 “하마스가 자행한 끔찍한 테러 행위 중 성폭력에 대한 수많은 혐의가 있어 강력하게 수사하고 기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엔여성기구는 지난 1일 “모든 종류의 성폭력이 조사되고 처벌받아야 한다”는 성명을 냈다. 유엔 조사위원회는 하마스의 성범죄를 포함해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발생한 전쟁범죄를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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