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선거제도 개정 문제와 당면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선거제도 개정 문제와 당면 현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냈던 손학규 동아시아미래재단 상임고문이 4일 민주당이 비례대표 선거 방식을 병립형으로 회귀할 가능성을 내비치자 강력 비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를 향해선 지난 대선과 당대표 선거 공약인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지키라고 촉구했다.

손 고문은 이날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을 열고 “얼마 전부터 거대 양당 사이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병립형으로 회귀하기로 합의했다는 보도가 나오더니 11월 30일에는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대통령 선거와 당대표 선거 공약인 위성정당방지법의 당론 채택이 무산됐다”며 “여야가 합의해 연동형을 병립형으로 회귀시키고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면 이는 거대 양당의 적대적 공생관계를 공고화하고 정치적 대결구조를 심화시키는 커다란 후퇴”라고 비판했다.

그는 “집권이 정치 목표라고 해서 선당후사가 최고의 덕목으로 칭송되지만, 나라가 어려울 때는 선국후당의 정신을 가져야 한다”며 “사법리스크에 웅크려진 당을 살리느라 정부와 대통령에 대한 탄핵, 특검으로 공격을 퍼붓지만 민주당은 당의 자존심과 긍지, 지도자의 체면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경기도지사와 성남 시장을 지낸 사람을 분당을 제쳐놓고 인천에 공천하고, 그로 인해 당 전체가 사법리스크의 올가미에 엮인 데 대해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 상임고문은 “다행히 민주당 많은 의원들이 연동형 비례제 유지를 요구하고 이를 위해 위성정당 방지법 발의했다”며 “다행스러운 일이고 지금과 같은 당의 분위기에서 용기 있는 행동”이라고 밝혔다.

그는 “다만 제출된 법안 내용을 보면 이 정도로는 연동형을 빠져나갈 구멍이 크게 뚫려있어서 걱정스럽다”며 “지난 총선에서 지역구 후보를 하나도 내지 않고 비례후보만 당선시켜 국회에 진입하고 나중에 결국 거대정당과 합당한 사실상의 위성정당이 많은데 이러한 폐해를 바로 잡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여당에 대해선 “여당도 과반 의석을 꿈꾸기보다는 국회 내 연립 정권으로 정치적 안정을 기하는 게 좋을 것”이라며 “여야 모두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실질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입법에 힘을 모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에겐 국가의 통합을 촉구했다. 손 상임고문은 “대통령은 온 국민을 끌어안고 나라를 하나로 통합하는 책임지고 있는 자리”라며 “검찰 출신으로 범법자를 상대하기 심정적으로 어렵다고 하더라도 의회민주주의 국가에서 야당의 대표를 상대하고 소통하는 건 국정 책임자인 대통령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손 고문은 기자회견 이후 취재진과 만나 이 대표가 연동형 비례제도를 약속한 만큼 지켜야 한다고 재차 촉구했다.

그는 “민주당에 대한 자존심, 긍지를 잃지 말아 달라고 부탁드리는 것”이라며 “이 대표가 ‘’민주당을 살리겠다‘는 결심을 하면 모든 열쇠가 풀리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대해 “이 대표의 결단이 필요하다”면서도 “다른 의미에서 민주당 국회의원들의 열정이 필요하다. 당이 망해가는 데 걱정을 안 해서 화가 난다”고 답했다.

신당 창당 가능성과 정치 재개 가능성을 묻는 말에는 “창당 계획은 없다”, “하지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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