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 8석 중 한 곳인 송파을 지역구로 선정”
“디지털 성범죄 근절 위해 국회 디지털위원회 필요”
“‘암컷’ 최강욱, 6개월 당원자격 정지 아닌 제명했어야”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여성신문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여성신문

내년 총선서 서울 송파구을에 출마를 선언한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N번방으로부터 수많은 여성을 지키고자 노력해 왔던 것처럼 송파구 주민 특히 여성과 약자를 지키는 정치를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송파구 한 카페에서 ‘총선 출마를 결심한 까닭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오래 고민해 왔다. 민주당 비대위원장을 지낸 82일 동안 만났던 많은 분께 ‘정치를 바로잡고 소외된 분들의 목소리를 더 듣겠다’고 약속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더라도 제가 있어야 할 자리에서 정치를 계속 해야 한다는 것은 저의 소명이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송파을을 지역구로 선택한 이유에 대해선 3가지 기준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박 전 위원장은 “서울은 민주당이 지난 총선에서 대승리를 했다. 국민의힘 지역구는 8석인데 민주당의 확장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그 8곳 중 한 곳을 가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윤석열 정권의 교만함에 철퇴를 내린다는 의미를 줄 수 있고, 기꺼이 변화를 선택할 구민이 있는 곳이 송파구을”이라고 말했다.

지역 현안으론 공실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공실 문제는 오래전부터 이야기가 많이 나왔는데 임대료는 올라가고 마진은 남지 않으니까 상가가 빠진다”며 “송파구 인근 가천대·건국대·동서울대 등 대학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공실에 청년 창업 지원 센터처럼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면 어떨까 생각하고 있다”고 얘기했다. 또 “송파에 살고 있는 청년들이 전세대출 이자가 너무 많이 올라 힘들다”며 “이런 부분에 있어서 정치가 나서야 할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민주당 송파을 지역위원장인 송기호 변호사와의 당내 경선과 현역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과의 대결에서도 자신감을 보였다. 박 전 위원장은 “열심히 해보려고 한다. 저는 빈부와 상관없이 누구나 어려운 일을 겪는다고 생각한다”며 “제가 생각하는 정치는 시민이 어려운 일을 겪었을 때 누가 가장 옆에 있을 정치인인지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다. 그게 박지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여성 단수 공천이 쉽지 않은 현실에 대해선 ‘여성의 삶을 향상하는 일이 모두의 삶을 향상하는 일’이라는 인식 개선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그는 “하지만 국회 안에 이런 문제의식을 느낀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것이 문제”라며 “미래는 차치하더라도 지금도 국민과 괴리가 있는 분들이 너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갈라치기 정치가 횡행하는 여의도에서 꿋꿋하게 전체의 파이를 키우고 혜택이 모두에게 돌아가게 하는 정치를 하고 싶다”며 “더 많은 여성과 청년이 국회로 가 이들의 정치가 주류가 될 수 있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여성신문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여성신문

여성의 삶을 향상할 공약으론 성범죄 근절 공약과 노동 공약을 크게 2가지를 제시했다. 박 전 위원장은 “제가 전부터 다루고 싶었던 법안은 △고용평등임금공시제 △비동의 강간죄 △부모 자동육아휴직제 등이 있다. 비접촉 성폭력(캣콜링·정액테러 등)은 처벌 규정을 신설하는 것이 중요하다 ”며 “또 ‘추적단 불꽃’ 활동을 하면서 문제의식을 많이 느꼈던 것은 형사 재판을 하고 민사를 할 때 피해자 본인의 개인 정보가 가해자에게 송달되기 때문에 소송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성범죄 피해자의 신상 정보 노출을 막는 익명 송달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했다. 또 “당시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약이었는데 불법촬영에 쓰이는 변형 카메라 등록제, 더 넓게는 디지털 환경 속에서 수많은 범죄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플랫폼의 사업자 책임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제시했다. 이어 “이를 재빨리 대응하기 위해선 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논의하고 있지만 저는 디지털위원회를 설립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박 전 위원장은 최강욱 전 민주당 의원은 ‘암컷’ 여성 비하 발언에 대해 6개월 당원자격 정지가 아닌 제명을 해야 했던 조치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자존심의 문제로 끌고 가서 ‘사과하면 지는 거다’라고 생각하는 것이 문제”라며 “최 전 의원의 강성 지지층은 목소리가 커서 그렇지 그 수가 다수일 것이라고 믿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말을 인용한 뒤 “그들이 민주당의 주요 여론으로 비치도록 침묵해선 안 된다”며 “비난을 두려워하지 말고 당도 책임감을 느끼고 막말의 문제점을 확실히 꼬집고 더 나은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민주당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6개월 당원 자격 정지가 아니라 사실상 제명을 해야 하는 조치”라며 “그 자리에서 같이 웃었던 김용민·민형배 민주당 의원 두 분에게도 징계가 내려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이 윤석열 정권을 견제하는 것을 넘어 미래를 말하는 정당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위원장은 “대전환기에 해결할 산적한 문제들이 있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어떤 가치와 정책을 가졌는지 잘 안 보인다”며 “서민을 위해 헌신해 왔던 역사를 비춰봤을 때 지금은 국민들 피부에 와 닿게 제시하고 못하는 건 사실이다. 단지 반대하는 것만으로는 지지 확장은 어렵다”고 얘기했다. 이어 “미래를 위한 비전과 책임 있는 대안을 내놓는 것이 민주당이 해야 할 역할”이라며 “노동, 연금,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등 굳은 각오로 미래 사회를 위해 이슈를 선점하고 새로운 논의를 활발히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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