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내년 총선 출마 가능성 열어둬
“당대표·사무총장·수석대변인 모두 여성…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의 반영”
“여성 징병제? 모병제부터 전환 시급”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성혜련 사진작가·여성신문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성혜련 사진작가·여성신문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정치 개혁을 하기 위해선 야권이 연합해야 한다고 밝혔다. 윤 상임대표는 “선거제 개악을 막고 정치 개혁으로 한 발 나아갈 수 있도록 하는데 야권 정당이 힘을 모으고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데 진보당도 동의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 번 탄핵당한 정치 세력을 다시 집권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현행 소선거구제의 문제”라며 “이 선거구제 산하에서 야권끼리 연합을 안 할 수 없다. 특히 소수정당인 진보당은 모든 것을 열어놓고 고민·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보당은 지난 기수부터 지속해서 진보 정치 단결 사업을 추진해 왔고, 민주노총과 함께하는 진보 4당 연석회의 테이블도 진행 중”이라며 “선거제에 관해 토론했던 야당들이 모여서 시민사회와 함께 협의체를 구성해 논의를 벌이고 있다. 진보당은 이같은 논의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고 있고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면 무엇이든지 하겠다”고 덧붙였다.

총선 전초전으로 평가받은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결과에 대해 윤 상임대표는 “수도권에서의 가능성을 보았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는 “수치로 다 담을 수 없는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다”며 “지난해 지방선거 때 광역의원 비례대표 득표율이 0.37%이었다. 이번에 우리가 얻은 1.38%는 그렇게 큰 수치가 아니지만 윤석열 심판 선거로 표 쏠림 현상이 심했을 텐데 의미 있는 성과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에서 김태우 후보의 공천을 확정하기 전 권혜인 진보당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은 7.7%까지 나왔다. 여론조사 결과지만 수도권에서 7% 이상의 지지를 받은 적이 없었다”며 “그동안 진보 정당은 주로 영·호남에서 강하고 수도권에선 약하다는 통념이 있었는데 이번에 진보당도 수도권을 돌파해 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모색한 선거였다”고 설명했다.

윤 상임대표는 총선 목표를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는 국민이 승리하는 선거’로 잡았다. 그는 “원래는 원내 진출이 목표였으나 지난 전북 전주을 재·보궐선거에서 강성희 진보당 의원이 당선되면서 이미 이뤄졌다. 한발 더 나아가서 단독 법안 발의가 가능한 10석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현재 민주주의가 불안하기 때문에 진보 정치의 발전보단 이길 수 있는 후보에게 표를 몰아준다는 것으로 귀결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또다시 정치 발전을 이루지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결국 야권이 승리하는 선거를 해야 하는데 그것이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만의 승리로만 끝나선 안 된다”며 “진보 정치가 발전하고 소수 정당이 대변하는 국민의 목소리가 더 많이 국회에 들어가야 진정한 국민이 승리하는 선거”라고 강조했다.

자신의 총선 출마에 대한 가능성도 열어뒀다. 윤 상임대표는 “모든 당대표들은 잠재적 총선 후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지금 총선 전략을 짜고 있고 총선을 지휘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 어디에 출마를 할지 결론을 짓진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당의 전략이 완성되고 제가 필요하다고 하면 어떤 곳이라도 출마할 마음은 먹고 있다”고 덧붙였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성혜련 사진작가·여성신문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 ⓒ성혜련 사진작가·여성신문

윤 상임대표는 지난해 7월 2기 진보당 상임대표 후보로 단독 출마하며 △원내 진출 △10만 당원 시대 △차세대 청년 진보 정치인 육성 △노동 중심 진보 정치 세력 단결 △반노동·반평화 윤석열 정부에 맞서 민중 생존권 보장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공약 이행률에 대해 “원내 진입과 함께 10만 당원 시대를 열겠다는 것이 제 핵심 공약이었다. 원내 진입은 1년 앞당겨 이뤘다”며 “10만 당원 목표는 현재 9만 8천여명의 당원이 모였기 때문에 내년 7월까지인 제 임기가 끝나기 전에 달성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공약 이행률을 종합해 보면 95% 정도 달성했다고 본다. 이젠 내년 총선 결과가 가장 중요하다”며 “국회 내에서 존재감 있는 진보 정당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진보당에 여성 대표가 많은 까닭에 대해선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의 반영”이라고 말했다. 윤 상임대표는 “과거 진보 정당의 역사를 보면 여성 당대표가 없진 않았다. 저희는 당대표에 이어 사무총장까지 여성”이라며 “당대표와 사무총장이 여성인 것은 새로운 리더십이 필요한 시대의 반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또 “진보당 대변인단도 새로운 인물들이다. 아마 수많은 정당 중 20대 여성 수석 대변인이 있는 곳은 저희가 유일하지 않을까 싶다”며 “시대에 맞게 새로운 세대교체가 이뤄졌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윤 상임대표는 모병제 도입을 주창하는 한국청년연대 대표를 지냈다. 여성 징병제에 대해선“징병제는 폐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 이상 강제로 끌려가는 군대가 아니라 자기가 선택해서 가고 싶은 군대로 만들어야 한다”며 “징병제를 폐지하고 모병제로 전환하는 것은 시대적 흐름이고 우리 사회의 미래를 준비하는 데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과거처럼 많은 병력이 있어야 하는 전쟁을 하는 시대가 아니다”라며 “우리 국방부도 오래전부터 첨단화·정예화를 지향하면서 많은 병력이 필요하지 않다. 여성 징병제는 더더욱 폐지하는 것이 올바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는

1976년생으로 시민단체 연대체인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 국민 행동’의 사회자 겸 집회 기획 팀장으로 활동했다. 한국청년연대 상임대표를 역임했고 지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김재연 진보당 후보 선대위에서 2030 사업본부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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