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전국청년위원장을 비롯한 조정식 사무총장, 정청래 최고위원 등이 11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년 총선필승 전진대회 및 총선기획특별위원회 발대식’에서 참석자와 함께 피켓팅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더불어민주당 전용기 전국청년위원장을 비롯한 조정식 사무총장, 정청래 최고위원 등이 11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4년 총선필승 전진대회 및 총선기획특별위원회 발대식’에서 참석자와 함께 피켓팅을 하고 있다. ⓒ뉴시스·여성신문

“청년들을 실질적으로 대변했어야 할 민주당마저 ‘얼굴마담’으로 청년들을 활용하기에 급급해왔다.”
“청년들이 곳곳에서 죽어가고 있는데 정치권은 자기들 안위 챙기기에 급급하고 있다. ”

지난 11월 26일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총선필승 전진대회. 이례적으로(?) 쓴소리가 나왔다. 청년 결의문에서부터 민주당 반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담긴 것이다. 이는 최근 곳곳에서 출범하는 다양한 형태의 ‘2024년 총선기획단’ 모습과는 다른 부분이다. 요즘 민주당 대다수 행사의 핵심 주제는 ‘윤석열정권 심판론’이다. 선거를 앞두고 단결을 강조하다보니 내부 반성은 금기시된다. 이런 점과 비교해보면, 이날 전국청년위원회 현장 모습은 차별화를 고민한 흔적이 느껴진다.

실제 현장에서 뛰는 청년당원들을 만나보면,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을 이탈한 젊은 유권자들 마음을 어떻게 다시 잡을 수 있을지 난감할 때가 많다고 한다. 이들이 현장에서 마주친 민주당에 대한 민심은 정권에 대한 분노 못지않게 싸늘할 때가 있다는 것.

“청년, 청년? 민주당은 우리를 배신했다!”
“민주당은 과거 잘못부터 반성해라. 위선자라고 생각하지 않나?”
“선거 다가오니가 또 청년들 앞세워 부랴부랴 표 모으라고 하는 것이지?”

이런 의견을 들을 때마다 고개를 숙였다는 한 지방의원은 “나의 사과로 잠시 그들 마음이 풀리겠지만, 근본적 해결책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한때 민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던 젊은 유권자들이 왜 돌아섰는지 당 차원에서 보다 진솔한 성찰과 반성, 그리고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날 자유토론에서 ‘당 차원의 청년의제 부재’를 지적한 점도 눈에 띈다. 지역에서 상경한 한 당원은 청년정치에 대한 논의가 나이 중심으로만 매몰되는 것을 지적했다. 생물학적 나이가 젊어도 권력을 잡기 위해 자기정치 하고 윗선 눈치 보는 것을 청년정치라고 할 수 있냐는 문제 제기이다.

그는 민주당이 청년 마음을 잡으려면, 출생률, 국민연금, 자살, 주거 등의 ‘청년 의제’를 다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년이 겪는 고통과 문제를 다루는 청년정치를 하자는 그의 주장에, 토론 현장에 있던 많은 당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행사에 비해 전용기 전국청년위원장과 당원들의 자유 토론이 진행된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사진 찍고 마무리하는 이벤트 행사를 탈피해 청년 당원들 목소리를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대구에서 온 27세 장애인 당원이 “민주당(마저도) 핵심 멤버들이 정당 활동에 포함되고 (나 같은 사람은) 제외되었다”고 지적한 것은 실제 민주당에게 아픈 대목이다. 최근 장애인단체에서 민주당에 대한 비판여론이 만만치 않고, 당 총선기획단에 장애인 포함되지 않은 것에 대한 문제제기가 내부에서부터 있었다는 점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쓴소리 못지않게 응원과 칭찬의 함성도 쏟아졌다. 청년정신은 곧 도전이라며, 민주당의 험지에서 뛰는 사람들. 강원도의 정지욱, 경상북도의 김기현, 대구의 서재헌 청년위원장의 발언에 전진대회 현장 곳곳에서 박수가 쏟아졌다.

신혼여행을 미루고 전진대회에 참석했다는 여수 지역 당원의 절실함, 아이 셋 엄마라는 대구 당원의 생활정치에 대한 간절함, 아이를 안고 행사장을 찾은 강원도 청년 당원의 당당함. 다양한 청년들의 모습은 기성 정치인들의 계파 싸움이나 낡은 정치와는 사뭇 다른 울림이 있었다.

이태원 참사를 반성하며 국민의힘에서 탈당한 김선영 구의원을, 민주당 함대건 의원을 비롯해 용산 지역 청년당원들이 먼저 챙기는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낯설고 어색했을 상황에서도 서로를 보듬으며 나아가려는 청년의 모습. ‘잠재적 경쟁자는 내 지역구에 개미 한 마리 오는 것도 싫다’는 일부 어른들의 행태는 이들에 비해 얼마나 옹졸한가!

다만 전국청년위원회 전진대회로 모든 과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

2024년 총선이 약 4개월 앞으로 다가왔지만, 국민의힘도 민주당도 청년 의제를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대다수 국회의원들은 공천을 염두에 둔 지역구 챙기기에 바쁘다. 이런 혼란스러운 정국에서 민주당은 당원들이 요구한 것처럼 청년의 고통을 해결해 줄 정책과 의제를 제대로 준비하고 있을까. 이재명 대표는 어떤 복안을 갖고 있을까. 

전예현 우석대 대학원 객원교수
전예현 우석대 대학원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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