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YWCA연합회 주최
젊은지도자상 김보미 변호사
특별상 입양인단체 한분영 대표

한국YWCA연합회(한국YWCA)는 지난 23일 서울 중구 YWCA 강당에서 ‘제21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김보미 변호사(젊은지도자상), 한국YWCA 원영희 회장, 이진희 베어베터 공동대표(대상), 유명순 한국씨티은행 은행장, 한분영 DKRG 공동대표(특별상). (사진=한국YWCA 제공)
한국YWCA연합회(한국YWCA)는 지난 23일 서울 중구 YWCA 강당에서 ‘제21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왼쪽부터 순서대로 김보미 변호사(젊은지도자상), 한국YWCA 원영희 회장, 이진희 베어베터 공동대표(대상), 유명순 한국씨티은행 은행장, 한분영 DKRG 공동대표(특별상). (사진=한국YWCA 제공)

발달장애, 기후위기, 입양인 문제 해결에 앞장선 여성들이 공로를 인정받아 ‘한국여성지도자상’을 수상했다.

한국YWCA연합회(회장 원영희, 이하 한국YWCA)는 지난 23일 서울 중구 YWCA 강당에서 ‘제21회 한국여성지도자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한국여성지도자상은 1922년 창립 이래 한국의 여성지도력 발전을 위해 노력해온 한국YWCA가 박에스더 선생을 기리는 의미를 담아, 한국씨티은행의 후원으로 2003년 제정한 상이다. 여성리더십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다음 세대 여성지도자에 도전 의식과 희망을 주려는 취지다.

시상분야는 △(대상) 전문적인 활동으로 사회에 기여하고 창조와 봉사의 정신을 발휘해 여성 지도력 향상에 공헌한 대한민국 여성 △(젊은지도자상) 전문성, 창의력, 헌신과 기여 등을 바탕으로 미래 한국여성의 역할을 열어가는 50세 이하의 대한민국 여성 △(특별상) 문화다양성과 평화, 나눔의 가치를 바탕으로 사회통합 활동을 적극적으로 실천해 온 여성 혹은 단체 등이다.

수상자로는 이진희 (주)베어베터 공동대표(대상), 김보미 법무법인 원 변호사(젊은지도자상), 한분영 DKRG(덴마크한국인진상규명그룹) 공동대표(특별상)가 선정됐다.

대상 수상자 이진희 대표는 발달장애인의 지속가능한 고용을 목표로 지난 2012년 출범한 사회적기업인 베어베터의 창립자다. 단순 일자리 창출을 넘어 발달장애인들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존재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일에 크게 기여해온 공을 인정받았다.

발달장애 직원 5명으로 시작한 베어베터는 현재 260여명이 넘는 회사로 성장했다. 이 대표는 고용을 넘어서 제과, 화훼, 인쇄, 커피 제조 영역에서 직무와 작업과정을 쉽게 재구성하고 정밀하게 설계해 발달장애인이 업무에 숙련되고 자립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이렇게 훈련된 발달장애 직원을 일반기업으로 이직시키기도 했다.

이 대표는 “이런 변화를 만든 것은 자신의 일자리를 충실하게 지켜나간 발달장애 사원과 이들이 배제되지 않고 안심하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든 동료 직원들이다. 그래서 이 상은 모든 구성원이 받는 상이다“라며 “발달장애 자녀를 키우는 부모로서, 자녀가 자기 힘으로 살아갈 수 있을지 모든 것이 깜깜하고 차갑게 느껴졌다. 베어베터라는 존재가 그런 막막함과 두려움을 가진 후배들과 가족들에게 조금이나마 등대나 이정표와 같은 존재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젊은지도자상을 수상한 김보미 법무법인 원 변호사이자 사단법인 선, 사단법인 올의 상임변호사는 지난 2022년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변호사 생활을 시작했다. 기후와 환경, 인권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공익법률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베트남 석탄화력발전소 건설을 반대하며 기습 시위를 벌인 기후활동가가 기업으로부터 민형사 소송을 당했을 때, 심각한 기후위기 상황에서 기후활동가들의 시위는 공익적 목적에서 정당성이 있음을 주장해 기각판결을 이끌어냈다. 이외에도 생산된 의류가 재고 상태로 폑되거나 소각되는 의류업계 문제를 해결하도록 법제화를 요구하고, 기후위기나 환경 문제로 발생하는 인권 문제 해결 활동 등을 적극 전개하고 있다.

김 변호사는 “변호사는 시민단체의 입법과정에 함께하고, 활동가의 길고 치열한 환경운동 과정에 소송을 수행한다. 이런 일은 아주 작은 일에 불과하고, 언제나 기후운동의 주인공은 활동가와 시민들이다“라며 “기후소송에서 이기고 지는 것이 성공과 실패는 아니지만, 지난한 기후운동 과정에서 소송의 승소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고, 사회를 변화시키는 물꼬가 될 수 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과 의미있는 일을 해나가며, 힘이 되고 위로가 되는 든든한 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한분영 DKRG(덴마크한국인진상규명그룹) 공동대표는 입양인의 권리보장을 위해 노력한 공을 인정받아 특별상을 수상했다.

한 대표는 1974년 덴마크로 입양된 후 2002년 한국으로 돌아와 정착했다. 이후 한국의 사회복지 시스템 개선 필요성과 입양인들의 정보 접근 권리 보장 등 문제를 공론화하며 해외 입양인 권리 개선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또, 300여명의 해외 입양인과 함께 한국 정부에 불법 입양 및 인권 침해 실태조사와 진실규명을 요구했다. 한국의 해외 입양 제도가 인권의 차원에서 개선돼야 할 점을 지적하며 도움이 필요한 아이들이 국내 사회복지 제도 안에서 충분히 지원받을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

한 대표는 “많은 분들이 해외 입양인의 인권을 포기하지 않고 아낌없이 지원해주셔서 조금이라도 해외 입양인과 가족들의 인권이 향상될 수 있었다. 작년 진실화해위원회가 해외 입양에 대해 조사를 시작하게 되면서 상상할 수 없던 지지와 응원을 받았다”며 “우리가 활동하고 사회 변화를 바라는 이유는 우리 마음속에 한국이라는 나라가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입양인과 그 가족을 위해, 더불어 해외 입양인 뿐 아니라 오늘날의 한국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서도 계속 활동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원영희 (사)한국YWCA연합회 회장은 “기후위기, 사회적 소외와 갈등이 날로 심화되고 있는 상황 속에서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고 정의, 평화, 생명 사회를 만드는 변화를 이끌어 오신 세 분의 수상자를 축하하며, 창립 101주년을 맞는 한국YWCA도 여성지도력 양성과 사회 참여를 위해 적극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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