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대한민국여성과학기술인대회 열려
5개 여성과학기술인기관·단체 첫 공동개최

한덕수 국무총리 “여성과기인 늘었지만
경력단절·성차별 등 갈 길 멀어...
여성이 날개 펴지 못하는 일 없게 하겠다”

‘2023 대한민국여성과학기술인대회’가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렸다. 주요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 제공
‘2023 대한민국여성과학기술인대회’가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렸다. 주요 내빈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 제공

‘2023 대한민국여성과학기술인대회’가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 이종호)가 매년 여는 여성과학기술인 연대교류의 장(場)이다. 올해는 5개 여성과학기술인 기관·단체가 처음으로 통합 개최했다. 

이날 행사엔 한덕수 국무총리, 조성경 과기정통부 제1차관, 산·학·연 과학기술인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창립 30주년을 맞은 대한여성과학기술인회, 20주년을 맞은 한국여성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10주년을 맞은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에 한국과학기술젠더혁신센터, 한국여성공학기술인협회 관계자들도 한자리에 모였다.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여성과학기술인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 제공
한덕수 국무총리가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여성과학기술인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 제공

한 총리는 “국가경쟁력은 우수한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달렸다. 특히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은 과학기술계의 다양성·포용성 증진과 인재 확보 면에서도 중요 과제”라고 말했다.

이어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 이후 다각적 노력의 결과 여성과학기술인 수는 20년 전보다 6배가량 증가했다. 그러나 갈 길이 멀다”며 여성 과학기술인 비율이 여전히 낮고, 성별에 따른 연구비 차이, 출산·육아 등으로 인한 경력단절 문제를 지적했다.

한 총리는 “생애주기별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을 강화하겠다”며 “육아기 근로환경을 적극 개선해 여성 연구자가 불가피하게 연구를 포기하지 않게 최선을 다하고, 경력 복귀도 더 종합적·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 신산업 분야 여성 과학기술인 종합 지원, 여성 R&D 참여도 적극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4차 산업혁명은 창의성과 감수성이 높은 여성들에게 더 큰 기회”라며 “여성들이 날개를 펴지 못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도 강조했다.

문애리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 이사장이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여성과학기술인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 제공
문애리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 이사장이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여성과학기술인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 제공

문애리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 이사장은 “과학기술 역량 최대화를 위해 인재 확보가 급선무다. 여성 과학기술인 활용이 실효성 있는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전문성을 갖췄지만 경력을 이어가지 못하는 한국 여성과학기술인이 19만명이다. 출산·육아로 경력을 포기하는 여성들, 출산을 포기하는 여성들도 많다”며 “과학기술 분야에서 특히 심각한 문제다. 현장 특성상 일·가정 양립이 더 어렵다”고 했다. “같은 업적을 쌓아도 여성이 남성보다 과소평가되는 ‘마틸다 효과’”와 OECD 회원국에서 가장 두꺼운 유리천장(이코노미스트 ‘유리천장 지수’)도 문제로 지적했다.

문 이사장은 “여성 과학기술인 육성을 지원·격려함으로써 미래 과학 혁신을 더 풍부하게 만들 수 있다. 과학기술 분야 특성을 고려한 일·가정 양립 제도가 정착돼야 하고, 다양성·포용성이 존중되는 조직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행사는 한 총리와 주관단체·기관장, 과학기술인, 해외 여성과학자, 고등학생 등이 함께한 미래비전 선포식으로 막을 열었다. 대한민국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여성과학기술인이 중추적인 역할을 할 것을 결의하고 다섯 가지 비전(▲다양성 확보와 포용적 문화조성 ▲차세대 여성과학기술인 육성 ▲젠더혁신 등 R&D 생태계 혁신 ▲글로벌 리더십 강화 ▲국가경쟁력 강화에 기여)을 선언했다.

우수 여성과학기술인으로 선정돼 과기정통부 장관상을 받은 수상자들이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여성과학기술인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 제공
우수 여성과학기술인으로 선정돼 과기정통부 장관상을 받은 수상자들이 23일 오후 서울 강남구 한국과학기술회관에서 열린 ‘2023 대한민국여성과학기술인대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여성과학기술인육성재단 제공

이어 우수 여성과학기술인·기관 시상식이 열렸다. △올해의 여성과학기술인(진흥부문 안부영 KISTI 과학데이터교육센터장, 산업부문 김희정 삼성중공업 선박해양연구센터 시니어 엔지니어, 학술부문 공수현 고려대 물리학과 부교수) △여성과학기술인 채용·재직목표제 우수기관(한국표준과학연구원, 대구광역시보건환경연구원, 광주과학기술원) △우수 여대학원생 공학연구팀(김현지·김지원·이드보라씨 등 13인)이 과기정통부 장관상을 받았다.

장관 표창은 △올해의 멘토(신은숙 HP프린팅코리아 책임연구원, 송혜경 서울특별시건축사회 여성위원장, 지한별 ㈜비바리퍼블리카 매니저), △우수 여성과학기술인 담당관(엄현진 한국생산기술연구원 수석연구원(보), 윤혜진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위원, 남성희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연구관), △우수 경력복귀 여성과학기술인(이지은 포항공대 박사후연구원, 조미연 경북대 산학협력단 연구원, 김태경 ㈜엠피코 차장)에게 돌아갔다.

이어 이용훈 UNIST 총장이 ‘과학기술 연구몰입 환경: 대학 사례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이진형 미 스탠퍼드대 교수가 ‘뇌의 디지털 트윈을 만드는 여성과학자’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여성단체들은 ‘차세대 리더’, ‘미래 기술’, ‘여성과기인 정책’, ‘연구 포용성’ 4개 주제별 심포지엄을 열었다. ‘제5차 여성과학기술인 육성·지원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현장 의견을 청취하기 위한 토론회도 열렸다. 과기정통부는 이번 토론회에서 논의된 사항들을 반영해 2024년 초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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