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의원, 올해 2월에도 “암컷 보호에만 열중”
국민의힘 여성의원들, 사과 요구 기자회견
민주당 “매우 잘못된 발언… 엄중 경고했다”
정의당도 비판 “총선 실책으로만 봐선 안 돼”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지난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 의원의 '탈당의 정치' 출판 기념회에서 윤석열 정부를 '설치는 암컷'에 비유했다. ⓒ뉴시스·여성신문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전 의원은 지난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 의원의 '탈당의 정치' 출판 기념회에서 윤석열 정부를 '설치는 암컷'에 비유했다. ⓒ뉴시스·여성신문

더불어민주당 출신 최강욱 전 의원이 최근 한 북콘서트에서 윤석열 정부를 향해 “암컷이 나와서 설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여성 비하 논란에 휩싸였다. 민주당은 “매우 잘못된 발언”이라며 사과했으나 파장은 커지고 있다.

앞서 최 전 의원은 지난 19일 광주에서 열린 민형배 민주당 의원의 책 ‘탈당의 정치’ 북콘서트에서 윤석열 정부를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에 비유하면서 “동물농장에도 보면 암컷들이 나와서 설치고 이러는 건 잘 없다”며 “제가 암컷을 비하하는 말씀은 아니고, ‘설치는 암컷’을 암컷이라고 부르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최 전 의원의 ‘설치는 암컷’ 비유에 객석에선 웃음이 터져 나왔다. 발언을 듣고 있던 김용민 민주당 의원과 민 의원도 함께 웃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믿기 힘든 망발’이라고 규탄했다. 김 대표는 “한없는 가벼움과 저질스러움에 기가 차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윤석열 정부를 비판한답시고 ‘암컷’ 운운하며 여성을 싸잡아 모욕하는 행태가 과연 정상적인 사고에서 나올 수 있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당시 자리에는 민주당 소속 지자체장과 국회의원, 심지어 여성의원들까지 있었지만, 누구 하나 제지하는 사람 없이 최 전 의원의 망발에 웃음으로 동조했다고 하니 박원순·오거돈· 안희정 때부터 이어지는 민주당의 구시대적 성인지 감수성도 다시 한번 드러났다”며 “불과 이틀 전 국민께 고개를 숙였던 청년비하에 이어 최 전 의원의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막말과 여성 비하까지 오직 정쟁을 위해 막말과 비하를 서슴지 않으며 갈등과 분열, 혐오를 부추기는 민주당의 행태는 단연코 대한민국에서 사라져야 할 퇴행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여성의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건국 이래 대한민국 정치에서 듣도 보도 못한 천박한 막말”이라며 민주당의 사과를 요구했다.

손인춘 국민의힘 중앙여성위원회 위원장은 성명에서 “민주당은 혁신위의 노인 비하와 총선기획단의 청년 비하 등 잇따른 세대 갈라치기도 부족해 이젠 젠더 갈라치기라도 하는 모양새”라며 “최 전 의원은 속히 자기 잘못을 전 국민에게 사죄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의당도 최 전 의원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김가영 정의당 부대변인은 이날 국회 브리핑을 통해 “소수자 비하의 맥락을 전혀 짚지 못했다”며 “부적절한 언어 실수가 아니라 깊이 박힌 비하적 관점의 문제임을 고스란히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김 부대변인은 “더 큰 문제는 민주당 내 혐오 발언에 대한 자정 작용 또는 필터링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것”이라며 “청년 비하 현수막에 여성 비하 발언까지 하는 민주당의 조직문화 개선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이어 “민주당은 최 전 의원의 비하 발언을 총선을 앞둔 실책으로 받아들여 진화하는데 급급할 것이 아니라, 청년과 여성에 대한 감수성 부족,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에 대한 정치의식의 부족함으로 뼈아프게 받아들이고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최강욱 전 의원의 ‘암컷 발언 논란’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당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조정식 사무총장은 최강욱 전 의원의 발언을 ‘국민들에게 실망과 큰 상처를 주는 매우 잘못된 발언’이라고 규정하고 최 전 의원에게 엄중하게 경고했다”고 밝혔다.

윤영덕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 본청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 전 의원 발언과 관련해 “이야기된 게 없다”면서도 “논란이 되는 여러 발언은 자제해 주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한편 최 전 의원의 암컷 논란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월 21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 특검 촉구 농성을 벌이던 중 유시민 작가가 윤 대통령을 두고 “도자기 박물관에 들어온 코끼리 같다”고 혹평했던 사실을 거론하며 김 여사를 겨냥해 “지금 코끼리가 하는 일은 도자기가 어떻게 되든 암컷 보호에만 열중인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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