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 양성평등 어디까지 왔나?’
여성 정치 참여 확대 정책 대토론회
“여성 공천 할당제 확대 뒷받침해야”
“국회 내 모든 조직에 성 주류화 필요”

‘한국 정치 양성평등 어디까지 왔나?’ 여성 정치 참여 확대 정책 대토론회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여성신문
‘한국 정치 양성평등 어디까지 왔나?’ 여성 정치 참여 확대 정책 대토론회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여성신문

정치 영역에서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를 위해선 제도적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모였다.

‘한국 정치 양성평등 어디까지 왔나?’ 여성 정치 참여 확대 정책 대토론회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한국여성단체협의회와 함께 토론회를 주최한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여성의 정치 참여 확대는 우리 사회의 오랜 숙제 가운데 하나지만, 국민 눈높이 맞는 실질적인 변화와는 여전히 거리가 먼 현실”이라며 “여성 국회의원 비율 등 기본적인 수준의 부족함은 물론이고, 국회 내 역할 등 실질적 영역에서의 미흡함은 더욱 열악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각 정당은 선거 때마다 여성 공천 비율을 늘리겠다고 약속해 왔지만, 실제 선거 과정에서 이러한 약속 역시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저는 실효성 높은 제도적 지원 방안을 마련하는 것과 함께, 두 가지 측면에서 사회적 노력을 지속해서 늘려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첫째는 경쟁력 있는 여성 정치인을 육성하기 위한 사회적 노력의 확대다. 정당 차원의 여성 정치인 육성 프로그램을 더욱 활성화하는 동시에 시민사회 영역에서도 전문성을 지닌 차세대 여성 인재들을 계속 교육하고 길러내야 한다”며 “둘째는 여성 정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데 더욱 큰 노력을 펼쳐나가야 한다. 여성의 정치 참여를 확대하는 일을 단순한 젠더 문제로 보는 단편적 시각에서 벗어나 정치 공간에서 사회적 다양성을 담보해 내고, 여성 정치인들이 얼마나 뛰어난지 국민 눈높이에 맞는 평가를 제대로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국 정치 양성평등 어디까지 왔나?’ 여성 정치 참여 확대 정책 대토론회에 참석했다. ⓒ여성신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한국 정치 양성평등 어디까지 왔나?’ 여성 정치 참여 확대 정책 대토론회에 참석했다. ⓒ여성신문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정치 현장에서 여성의 참여 확대와 양성평등이 잘 지켜져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아직도 법적으로 아주 미비하다”며 “여성의 참여 확대를 위해 법을 만들어놔도 잘 지키지 않는다. 여성을 잘 대우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선거법 협상을 비롯한 정치개혁 과제들을 지금 국회에서 다루고 있다”며 “오늘 토론에서 나온 주제들을 많이 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발제에 나선 허명 한국여성단체협의회 회장은 “국민 생활의 거의 모든 분야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 법이고, 정치이기 때문에 여성의 정치권 진출 확대 필요성은 중요한 문제”라며 “이것은 ‘여성이 남성보다 정치를 더 잘한다’, ‘더 잘할 수 있다’라는 등 능력의 차원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다양한 배경과 구조와 구성원들의 대변인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인물들이 정치권에 없어서는 안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허 회장은 “공정한 대한민국을 위해서는 ‘여성의 대표성’이 반드시 확보해야 할 필요가 있다”며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전 세계적으로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고 많은 국가가 다양하고 적극적인 조치를 도입해 여성의 진출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에 여성 공천할당제 확대를 통해 여성의 공천이 확대되고 이의 실현을 위한 제도적 뒷받침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 “정당별로 총선과 관련해 인재 발탁을 위한 공천위원회·인재영입위원회 등 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있다”며 “이와 같은 특별위원회를 통해 각 정당은 새로운 인물들을 정계에 입문시키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각 정당에서 특별위원회 구성을 할 때 여성의 비율을 확대해 여성 정치인의 입문이 활발히 이루어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한국 정치 양성평등 어디까지 왔나?’ 여성 정치 참여 확대 정책 대토론회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여성신문
‘한국 정치 양성평등 어디까지 왔나?’ 여성 정치 참여 확대 정책 대토론회가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렸다. ⓒ여성신문

이어지는 토론에서 김희정 전 여성가족부 장관은 자신의 경험담을 소개하며 의회 전반에서의 성평등 주류화를 촉구했다. 김 전 장관은 “국회 안에는 국회의원만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국회를 뒷받침하는 사무처 조직, 보좌진 등 모든 조직에 있어서 성평등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저는 당 사무처에 공채로 시험을 봐서 들어갔다. 성적이 잘 나와 기획조정국이라는 부서에 배치받았다”며 “제가 직원으로 일할 때 국회의원들이 저를 ‘미스 김’이라고 불렀다. 그 당시 여성 국장님에겐 ‘김 여사’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이어 “여성의 수도 많아져야 하지만 힘도 있어야 한다”며 “비례대표뿐 아니라 힘을 같이 가질 수 있도록, 올라갈 수 있는 제도적인 의무제(할당제)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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