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컬럼비아대 병원, 부인과의사 성범죄 피해자 6500명에 보상

미국의 컬럼비아대학교와 대학부설 병원은 이 대학병원의 부인과 의사이면서 올 해 초 성범죄로 연방검찰에 기소된 로버트 해든(65)의 환자로 성폭행 또는 성추행 피해를 입은 6500명에게 피해 보상에 나서겠다고 발표했다.

13일(현지시각) 컬럼비아 대학당국과 컬럼비아대 어빙 메디컬 센터가 발표한 계획에 따르면, 지난 10여년간 해든에게 성추행을 당한 환자들은 최소 1억달러의 조정기금으로부터 보상금을 받을 수 있도록 이를 신청할 기회가 주어진다.

피해자들은 이와 별도로 뉴욕의 성인생존자법에 따라 소송을 제기할 수 있지만 이는 1년의 시한이 있어 11월 23일 이후에는 소송 창구가 닫히게 된다고 대학 당국은 밝혔다.

해든은 올해 1월 여성 피해자들을 타주로부터 유인해서 성추행을 한 혐의로 4건의 죄목으로 기소됐다. 올 해 7월의 선고공판에서는 징역 20년 형을 선고 받았다.

해든은 주 법원의 초기 재판에서 유죄를 인정했으며, 환자들을 성추행한 사실을 이미 시인했다.

그는 컬럼비아대학 부설 어빙 메디컬센터와 뉴욕 장로교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1993년부터 2012년까지 여성환자들을 성폭행해왔다.

그를 고소한 피해자 중에는 뉴욕 시장 후보로 한 때 대통령 후보에도 나섰던 앤드류 양의 부인 이블린 양도 포함되어 있다. 그녀는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그의 진료실에 갔다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미누시 샤피크 컬럼비아대 총장과 어빙 의료센터의 카트리나 암스트롱 원장은 언론 보도문을 통해 "용감한 피해자들의 고발로 해든의 범죄 전모가 드러났다. 우리 컬럼비아 대학교가 이 피해자들을 미처 발견하지 못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학교측은 장기간에 걸쳐 환자들의 피해상황을 발견하지 못하고 성추행을 방치한 데 대해 별도로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해든의 기타 범죄에 대한 보상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든의 환자였던 6500명에게 직접 연락해 그의 기소와 처벌 사실을 알리고 보상기금으로 부터 피해 보상을 받을수 있도록 신청하거나 직접 소송을 할 것을 통보했다고 밝혔다.

이 기금은 2024년 1월부터 지급을 개시하며 최소 1년 동안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