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MZ 오픈 국제음악제’ 11일까지 개최
6일 캠프 그리브스 탄약고 음악회
플로리안 리임 국제음악콩쿠르연맹 사무총장
자크 마르퀴즈 반 클라이번 콩쿠르 CEO 강연도

지난 6일 오후 임진강 북쪽 민통선 내 반환 미군기지인 경기도 파주시 ‘캠프 그리브스’에서 ‘탄약고 음악회’가 열렸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인 피아니스트 임미정, 첼리스트 임희영, 바이올리니스트 김은채가 연주하고 있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 제공
지난 6일 오후 임진강 북쪽 민통선 내 반환 미군기지인 경기도 파주시 ‘캠프 그리브스’에서 ‘탄약고 음악회’가 열렸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인 피아니스트 임미정, 첼리스트 임희영, 바이올리니스트 김은채가 연주하고 있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 제공

옛 미군 탄약고가 평화와 희망을 그리는 콘서트홀이 됐다. 어른들 옆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아이들도 음악에 귀 기울이며 힘차게 손뼉을 쳤다.

전 세계의 젊은 클래식 거장들이 경기도 파주시 비무장지대(DMZ) 일대에 모였다. 지난 6일 오후 임진강 북쪽 민통선 내 반환 미군기지 ‘캠프 그리브스’에서 ‘탄약고 음악회’가 열렸다. 경기도와 경기관광공사가 오는 11일까지 여는 ‘DMZ 오픈 국제음악제’의 하나다. 한반도의 어두운 역사를 넘어 인류애와 평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기 위한 클래식 음악 축제다.

바이올리니스트 김은채가 지난 6일 오후 임진강 북쪽 민통선 내 반환 미군기지인 경기도 파주시 ‘캠프 그리브스’에서 열린 ‘탄약고 음악회’에서 연주하고 있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 제공
바이올리니스트 김은채가 지난 6일 오후 임진강 북쪽 민통선 내 반환 미군기지인 경기도 파주시 ‘캠프 그리브스’에서 열린 ‘탄약고 음악회’에서 연주하고 있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 제공

빗속에서 시작된 음악회는 우아한 바이올린 선율로 막을 올렸다. 칼 플레쉬 국제바이올린콩쿠르 우승자 김은채가 바흐 무반주 바이올린 소나타 2번 A단조 BWV 1003 3악장과 4악장을 여유롭게 연주했다. 다음은 우크라이나 피아니스트 로만 페데리코(Roman Fediurko). 올해 19세로 호로비츠 국제피아노콩쿠르 1위에 오른 이 젊은 피아니스트는 스카를라티 피아노 소나타 B단조 K.27, 쇼팽 발라드 3번, 호프만 캐릭터 스케치 Op.40 4번 만화경까지 기교와 힘을 강조하는 곡들을 연주해 박수를 받았다.

우크라이나 피아니스트 로만 페데리코가 지난 6일 오후 임진강 북쪽 민통선 내 반환 미군기지인 경기도 파주시 ‘캠프 그리브스’에서 열린 ‘탄약고 음악회’에서 연주하고 있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 제공
우크라이나 피아니스트 로만 페데리코가 지난 6일 오후 임진강 북쪽 민통선 내 반환 미군기지인 경기도 파주시 ‘캠프 그리브스’에서 열린 ‘탄약고 음악회’에서 연주하고 있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 제공
첼리스트 임희영이 지난 6일 오후 임진강 북쪽 민통선 내 반환 미군기지인 경기도 파주시 ‘캠프 그리브스’에서 열린 ‘탄약고 음악회’에서 연주하고 있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 제공
첼리스트 임희영이 지난 6일 오후 임진강 북쪽 민통선 내 반환 미군기지인 경기도 파주시 ‘캠프 그리브스’에서 열린 ‘탄약고 음악회’에서 연주하고 있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 제공

한국인 최초 로테르담필하모닉 첼로 수석 임희영은 쇼팽 에튀드 Op.25 7번(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편곡-글라주노프)을 연주했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인 피아니스트 임미정과 호흡을 맞춰 낭만적이고 우수에 찬 선율을 들려줬다.

이어 김은채가 함께 무대에 올라 피아졸라의 명곡 ‘망각’을 바이올린-첼로-피아노 삼중주로 연주했다. 피날레는 쇼스타코비치 피아노 트리오 2번 E단조 Op.67 4악장. 전쟁의 참상에 대한 비탄과 분노가 폭발하는 무대였다. 작은 소음도 크게 울려 퍼지는 콘크리트 창고에서 열린 미니 음악회였지만, 주목받는 젊은 음악가들이 국경과 세대를 뛰어넘어 함께 들려준 선율의 감동은 값비싼 공연 못지않았다. 공연 실황 영상은 클래식 음악 채널 오르페오TV를 통해 볼 수 있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인 피아니스트 임미정이 지난 6일 오후 임진강 북쪽 민통선 내 반환 미군기지인 경기도 파주시 ‘캠프 그리브스’에서 열린 ‘탄약고 음악회’에서 연주하고 있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 제공
DMZ 오픈 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인 피아니스트 임미정이 지난 6일 오후 임진강 북쪽 민통선 내 반환 미군기지인 경기도 파주시 ‘캠프 그리브스’에서 열린 ‘탄약고 음악회’에서 연주하고 있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 제공
플로리안 리임 국제음악콩쿠르연맹(WFIMC) 사무총장이 지난 6일 경기도 파주시 DMZ생태관광지원센터 세미나실에서 열린 ‘비 평화의 시대, 음악의 특별한 역할’ 심포지엄에서 발언하고 있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 제공
플로리안 리임 국제음악콩쿠르연맹(WFIMC) 사무총장이 지난 6일 경기도 파주시 DMZ생태관광지원센터 세미나실에서 열린 ‘비 평화의 시대, 음악의 특별한 역할’ 심포지엄에서 발언하고 있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 제공
자크 마르퀴즈 반 클라이번 국제피아노콩쿠르 CEO가 지난 6일 경기도 파주시 DMZ생태관광지원센터 세미나실에서 열린 ‘비 평화의 시대, 음악의 특별한 역할’ 심포지엄에서 발언하고 있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 제공
자크 마르퀴즈 반 클라이번 국제피아노콩쿠르 CEO가 지난 6일 경기도 파주시 DMZ생태관광지원센터 세미나실에서 열린 ‘비 평화의 시대, 음악의 특별한 역할’ 심포지엄에서 발언하고 있다. ⓒDMZ 오픈 국제음악제 제공

이날 음악회에 앞서 ‘비 평화의 시대, 음악의 특별한 역할’을 주제로 작은 심포지엄이 열렸다. 플로리안 리임 국제음악콩쿠르연맹(WFIMC) 사무총장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세계 3대 콩쿠르’로 불린 차이콥스키 콩쿠르를 2022년 연맹에서 퇴출한 결정에 대해 설명하며 “음악은 아름답지만 프로파간다로, 사람들을 억압하는 데 쓰일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연맹은 탈국가화를 추구한다. 우리는 예술가의 국적이 아닌 예술성(artistry)을 기준으로 판단하고자 한다”며 러시아 예술가들에게 계속해서 콩쿠르의 문을 열겠다고 말했다.

자크 마르퀴즈 반 클라이번 국제피아노콩쿠르 CEO도 냉전 시대 압도적인 연주로 소련 청중의 마음을 녹인 미국인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을 언급하며 “음악은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bring them together)이지, 그들을 침묵하게(mute) 하는 것이 아니다”, “예술은 정치를 초월하는 것이고, 음악은 세계를 고양시킬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평화를 염원하는 음악제는 11일까지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이어진다. 7일 김은채(바이올린), 일리야 라쉬코프스키(피아노), 임희영(첼로), 임미정(피아노)가 ‘예술감독 콘서트 Ⅰ 진지한!’을 연다. 8일 ‘예술감독 콘서트 Ⅱ 다양한!’에는 임희영(첼로), 박혜지(퍼커션), 로만 페데리코(피아노), 정인호(베이스), 임미정(피아노)가 출연한다. 9일 ‘퀸 엘리자베스 갈라 콘서트 - 대지의 노래’엔 김태한(바리톤), 정인호(베이스), 일리야 라쉬코프스키(피아노)가 출연한다. 10일 ‘반 클라이번 피아노 콘서트 – 냉전을 넘어’에는 피아니스트 드미트리 초니와 안나 게뉴시네가 공연을 펼친다. 11일 폐막공연 피날레는 KBS교향악단(지휘 정명훈), 김태한, 한재민이 장식한다. 김태한은 바그너 탄호이저 중 ‘저녁별의 노래’ 등 2곡을 부를 예정이다. 더 자세한 정보는 DMZ OPEN 페스티벌 누리집(https://www.dmzopen.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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