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아비브=AP/뉴시스]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2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국방부 건물에서 회담을 마친 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텔아비브=AP/뉴시스] 토니 블링컨(왼쪽) 미국 국무장관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12일(현지시각) 이스라엘 텔아비브의 국방부 건물에서 회담을 마친 후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의 가자지구 지상전 중단 요청을 거절했다.

3일(현지시각) 네타냐후 총리는 이스라엘을 방문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접견한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로의 연료 유입을 허용하지 않으며 가자로 자금을 이체하는 것도 반대한다"고 답했다.

AP통신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가 억류하고 있는 약 240명의 인질들이 풀려날 때까지 일시적인 휴전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블링컨 장관은 전쟁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지지한다면서도  악화되는 인도주의적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전투를 잠시 중단해야 한다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요구를 반복했다.

블링컨 장관은 구호품 전달을 늘리고 하마스가 기습 당시 납치했던 인질들의 석방을 돕기 위해 일시적인 중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미국 정계는 인도주의적 구호품과 연료 등이 가자지구에 전달되는 동안 전투를 중단하는 것에는 도덕적 의무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의 전쟁을 지지하는 프랑스와 스페인 및 기타 유럽 국가들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

지난 일주일 간 미국의 주도로 가자지구 내로는 약간의 음식과 물, 약품들이 국경을 통과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결국 하마스를 돕게 할 것이라는 명분으로 본격적인 지원에 대해서는 크게 극렬히 반대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의 세번째 이스라엘 방문은 이런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는데서 비롯된 설득차원의 방문으로 보인다.

[가자지구=AP/뉴시스]3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 입구에 사망자와 부상자들이 쓰러져  있다.
[가자지구=AP/뉴시스]3일(현지시각)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은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 입구에 사망자와 부상자들이 쓰러져 있다.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가자시티 알시파 병원 입구에서 부상자를 이송하던 구급차 행렬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아 10여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주장했다. 가자지구 보건부의 아슈라프 알쿠드라 대변인에 따르면 15∼20명의 중상자를 태우고 이집트로 가기 위해 라파 국경 검문소로 향하던 구급차 행렬이 변을 당했다.

알쿠드라 대변인은 “상태가 위중해 우리 병원에서 치료할 수 없는 환자들이었다”며 “적십자와 적신월사, 전 세계에 환자 이송 계획을 미리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는 “환자를 태운 구급차 행렬이었다”고 강조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을 통해 “다수의 하마스 테러 공작원들을 공습으로 제거했다. 곧 자세한 정보를 공개하겠다”며 동맹국들과도 세부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성명은 “하마스가 테러 공작원들과 무기를 구급차로 옮긴다는 정보를 갖고 있다”며 “해당 지역은 전장이다. 민간인들에게는 남쪽으로 대피하라는 요구를 반복적으로 해왔다”고 말했다.

알시파 병원은 5000명이 넘는 환자와 약 5만명의 민간인이 대피하고 있는 가자지구 최대 의료기관이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알시파 병원 아래 하마스 사령부가 숨겨져 있다며 이를 표시한 위성사진을 공개하고 주요 목표물이 될 것임을 시사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달 7일 이후 이날 오전 현재까지 이스라엘군의 공습 등으로 숨진 팔레스타인인이 9257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사망자 가운데 어린이는 3826명, 여성은 2405명으로 전체의 70% 가까이 달했다.

같은 기간 요르단강 서안에서 폭력 사태 등으로 숨진 팔레스타인인은 최소 143명으로 집계됐고 이스라엘 사망자는 1400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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