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히잡 미착용’ 여고생, 뇌사 6일 만에 사망

히잡을 쓰지 않고 지하철에 탑승했다 도덕 경찰과 실랑이를 벌인 끝에 의식을 잃고 뇌사 상태에 빠졌던 이란의 여고생이 결국 숨졌다.

28일(현지 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이란 국영 IRNA 통신은 "불행하게도 뇌 손상으로 상당 기간 혼수상태에 빠졌던 아르미타 게라반드(16)가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아르미타 게라반드(16)는 지난 1일 테헤란 지하철에 탑승한 후 쓰러졌다. IRNA가 공개한 승강장 영상에 따르면, 히잡을 쓰지 않고 지하철에 탑승한 게라반드는 잠시 후 의식을 잃은 채 밖으로 들려 나왔다.활동가들은 도덕 경찰이 히잡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소녀를 폭행했다고 비난했지만, 당국은 그녀가 기절했다고 주장했다.

게라반드는 3주 만인 22일 뇌사 판정을 받았고, 결국 사망했다.

IRNA 등이 공개한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에는 게라반드가 히잡을 쓰지 않은 채 친구들과 열차에 올라탔다가 곧 의식이 없는 상태로 들려 나오는 장면이 담겼다. 진상을 밝힐 핵심 증거인 지하철 내부 CCTV 영상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수의 목격자들은 도덕 경찰의 폭행 목격담을 전했다.

AP 통신은 게라반드의 사망이 이란의 신정정치에 저항해 여성의 히잡 착용 의무를 거부하는 대중의 분노를 재점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해 9월 비슷한 이유로 스물두 살 쿠르드계 이란인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도덕 경찰에 폭행당해 숨진 뒤 반정부 시위가 전국에서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