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 열려
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대표 추도사
국민의힘 지도부는 불참
인요한 혁신위원장 등 일부 인사들 개인 자격으로 참석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윤희숙 진보당 대표 등 야4당 대표들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인사들도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이정미 정의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 윤희숙 진보당 대표 등 야4당 대표들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인사들도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인 29일,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진보당 등 야4당 대표들이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 인사들의 시민추모대회 불참을 비판하고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약속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 추도사에서 “유족들의 절절한 호소는 오늘도 외면받고 있다. 권력은 오로지 진상 은폐에만 급급하다. 참사에 책임지는 사람이 단 한 명도 없다. 책임 있는 정부 당국자들은 오늘 이 자리조차 끝끝내 외면했다”고 말했다.

또 “그렇게 반성하지 않는 마음, 책임지지 않는 태도가 오송참사, 해병대원 사망이라는 또 다른 비극을 낳았다. 국민의 일상이, 평범한 삶 곳곳이 위협받고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표는 “다시는 국가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국민 생명이 헛되이 희생되지 않도록, 유족들이 더는 차가운 거리 위에서 외롭게 싸우지 않도록 우리 민주당이 앞장서겠다”며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의 신속한 통과로 책임을 묻고 재발을 방지하겠다. 국민 생명을 지켜야 할 국가 책임을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책임만 안 지면 된다, 버티면 끝난다는 권력자들의 억지가 오송 출근길에서, 새만금 잼버리에서, 일상에서 끊임없이 평범한 시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킨다는 책무를 다하지 못한 무능함에 대한 진정 어린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고위공직자들이 이태원 참사 관련 책임을 부인하는 현실을 두고 “피해자가 마땅히 벌 받아야 할 가해자들에게 제발 책임져 달라고 1년 넘게 호소하고, 가해자들은 비용 행정 문제 운운하며 귀를 닫고 있는 비정상적 사태를 이제 끝내야 한다. 참사 진상규명은 다 됐다며 피해자들을 두 번 울리는 정부는 심판받아야 한다”고 했다.

이정미 대표는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반드시 이뤄내겠다. 정부의 무책임이 또 다른 이들의 가슴에 구멍 내지 않도록 정의당이 여기 모인 정당들과 힘을 합쳐 피해자와 유족들의 목소리가 제대로 담긴 진상조사, 책임자 처벌을 이뤄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가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서 추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는 윤 대통령의 시민추모대회 불참을 두고 “지금 이 순간까지 윤 대통령의 자리는 비어 있다”며 “가장 고통받는 국민 곁에 서 계셨어야 할 대통령은 오늘까지도 본인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않고 있다. 국민이 늘 옳다고 진정 생각했다면 오늘 여기서 유족들과 함께 참사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추도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켜야 할 국가가 이토록 무능하고 무책임할 거라곤 상상도 못 했다”며 “참사가 아니라 사고라고, 희생자를 사망자로 바꾸라고 결정했던 중대본의 책임자였던 한덕수 국무총리, 가장 먼저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했어야 하나 ‘재난은 책임자를 경질한다고 막을 수 없다’는 이상민 장관, 단 한 번도 진심으로 사죄한 적 없고 ‘나는 신이 아니다’라고 변명하는 박희영 용산구청장,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릴 고민을 해야 할 밤에 어떻게 책임을 모면할지 상의하던 경찰청장, 소방관들이 일선에서 외롭게 분투할 때 고위급 간부들과 술을 마신 소방청장” 등 고위공직자들의 행태를 꼬집었다.

용 대표는 “참사를 기억하는 일은 참사의 진실을 밝히고 국가가 다하지 못한 책무를 짚고 또 다른 참사가 반복되지 않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라며 “21대 국회가 끝나기 전 반드시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약속했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는 “구청, 장관, 경찰, 대통령이 회피한 책임과 죄의식을 유족과 생존자, 참사의 고통에 공감하는 무고한 국민들이 떠안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이 자리에 왔어야만 한다. 이제라도 가족들을 만나 위로하고 사죄했어야 한다”며 “국가의 무능으로 무고한 인명이 희생된 사회적 참사를 여야 진영논리로 바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이야말로 참사를 정쟁화하는 것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윤 대표는 “정권은 유한하고 국민을 이기는 권력은 없다”며 “억울한 희생, 그로 인한 피눈물이 정권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5시부터 열린 시민추모대회엔 야당 정치인들이 다수 참석했다. 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 홍익표 원내대표, 정의당에선 이정미 대표, 배진교 원내대표, 기본소득당에선 용혜인 상임대표, 진보당에선 윤희숙 상임대표, 강성희 원내대표 등이 참석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외국인 희생자 중 가장 많은 자국민(5명)을 잃은 이란의 사이드 쿠제치 주한이란대사, 4명을 잃은 러시아의 올가 아파나시에바 주한러시아대사관 영사도 참석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9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1주기 시민추모대회에 참석했다. ⓒ뉴시스/공동취재사진

국민의힘에선 유의동 정책위의장, 이만희 사무총장, 인요한 혁신위원장 등이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는데, 유족들과 참석자들의 항의 속 일찍 자리를 떠났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앞서 이날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에서 열린 추도 예배에 참석했다. 대통령실은 추모대회가 야당 주도의 정치집회로 보인다며 불참했다.

오는 30일 오후 4시부터 국회에서 이태원참사 1주기 국회 추모제가 열린다. 김진표 국회의장을 포함해 여야 원내정당 대표들이 추도사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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