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AP/뉴시스] 12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 전차들이 이스라엘 남부에서 가자지구로 이동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인근에 전차와 군 장비를 집결해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음을 암시하고 있다.
[가자지구=AP/뉴시스] 12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 전차들이 이스라엘 남부에서 가자지구로 이동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인근에 전차와 군 장비를 집결해 지상군 투입이 임박했음을 암시하고 있다.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4일(현지시각) 지상공격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했다.

CNN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군인들에게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으며 지상전은 정상궤도에 있다"고 밝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특공대인 사예렛 마트칼 부대에 "앞으로의 임무에 대비하라. 전쟁은 이제 막 시작 단계에 있다"면서 "하마스는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갈란트 장관은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우리는 장비와 수단을 잘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현장에서 하마스를 파괴할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이곳에 존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이스라엘 지상군과 탱크는 17일째 가자지구 주변의 먼지투성이 들판에서 빈둥빈둥 대기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그들의 임무는 팔레스타인 해안지대를 침공해 무장 이슬람 단체인 하마스의 군사력과 그곳을 통치할 수 있는 능력을 파괴하는 것이다.

NYT는 많은 이스라엘 사람들은 2주 동안 정부가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묻고 있다고 보도했다. NYT는 전문가들은 이스라엘 정부와 군이 서로 경쟁적인 고려 사항과 진짜 딜레마를 가지고 고심하고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가자 침공이 임박한 가운데 인질들의 가족은 끔찍한 딜레마에 빠져 있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은 압도적 군사력을 앞세워 단기간에 하마스의 숨통을 끊으려 하고 있지만 여러 어려움에 직면했다.

이스라엘은 정규군 16만9500명을 보유하고 있고, 이번 작전을 위해 예비군 36만명 등을 동원했다. 또 탱크 2200여대와 최첨단 전투기 F-35 50대 등 최첨단 무기로 무장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스라엘의 병력 동원 상황을 두고 “1973년 제4차 중동전쟁(욤키푸르 전쟁) 이후 50년 만에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하마스는 전투원 2만~2만5천명, 로켓포 3만발 정도의 군사력으로 알려졌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이스라엘 현지 기자의 말을 인용해 “이상적인 것은 1개월 정도의 단기전”이라며 “(그 이상 전쟁이 길어지는 것은) 사회적으로, 경제적으로 부담이 너무 크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이 대대적인 가자지구 지상전을 준비하고 있지만 여러 어려움도 도사리고 있다.

인질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석방한 주디스 타이 라난과 17세의 딸 나탈리 라난 ⓒ[AP/뉴시스]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석방한 주디스 타이 라난과 17세의 딸 나탈리 라난 ⓒ[AP/뉴시스]

하마스는 가자지구에 인질 200명 이상을 붙잡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일 이스라엘을 이스라엘을 기습 공격한 뒤 1400여명을 살해하고 인질 200명 이상을 납치해 가자지구로 끌고 갔다. 로이터통신은 9개월에서 85세 사이의 것으로 추정되는 222명의 사람들을 붙잡았다고 보도했다. 이들 중 다수는 미국과 유럽 여권을 가진 사람들을 포함해 이중 국적을 갖고 있다.

인질들은 하마스와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세력인 이슬라믹지하드(PIJ) 등에 억류된 채 가자지구 곳곳에 분산 수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 5분의 1 규모(연면적 365㎢)인 도시에 인구 220만여명이 밀집한 가자지구에서 시가전을 벌이면 일반 시민과 뒤섞여 있는 하마스 무장대원을 완전히 솎아내기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하마스를 제거하고 이스라엘군이 언제든 가자 지구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많은 가족들은 그에게 인질들에게만 집중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음악 축제에서 납치된 수십 명의 예술가 중 한 명인 인바르 하이만(27)의 남자친구 노암 알론은 "하마스를 파괴하는 것이 아니라 가자 지구를 통제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하마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각) 미국인 인질 2명을 석방했다. 23일에는 이스라엘 인질 2명을 풀어줬다. 여전히 200명 이상이 남아있다.

전력이 열세인 하마스는 이 인질들을 인간방패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진입해 시가전을 벌일 경우 인질들이 희생될수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더 많은 인질들의 석방을 위해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지상공격을 늦추라는 압박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NN 등 미국 언론은 지난 20일 바이든 대통령은이더 많은 인질들이 석방될 수 있도록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 작전을 지연해야 하는지에 대해 “그렇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NYT는 " 바이든 행정부는 하마스가 통제하는 영토에 인질을 석방하고 구호품을 수송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가자지구 지상 침공을 연기해야 한다고 이스라엘을 설득하고 있다"고 미국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하마스는 이 인질들과 이스라엘 감옥에 수감된 팔레스타인인 6천여 명과 맞바꿀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 안보 전문가들은 정부가 이를 고려할 용의가 있다고 해도 이 같은 협상이 과연 이뤄질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24일(현지시각) 뉴욕 유엔본부에서 팔레스타인 문제를 의제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회의에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과 관련해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인도주의적 (작전) 중단’(humanitarian pauses)을 주장했다. 

이스라엘의 반격권을 강력히 지지해온 미국이 일시적인 공격 중단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은 다만 인도주의적 중단이 정전(ceasefire)과는 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터널

가자지구 당 밑에 거미줄처럼 깔려 있는 터널망 ⓒ[AP/뉴시스]
가자지구 당 밑에 거미줄처럼 깔려 있는 터널망 ⓒ[AP/뉴시스]

하마스가 붙잡고 있는 인지들이 이스라엘에게 인도적인 딜레마라면 가자지구에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하 터널을 전술적인 어려움이 될수 있다.

외신들은 가자지구 땅 밑에 총 480㎞, 최대 깊이 40m로 거미줄처럼 깔린 하마스의 ‘가자 메트로(지하 터널망)’를 소개하며 이번 군사작전이 쉽지 않을 것이라 전망했다. 

2014년 7~8월에 있었던 이스라엘-하마스 간 제3차 분쟁 때도 이스라엘군은 지하 터널을 적극 활용한 하마스의 전략에 큰 피해를 봤다. BBC는 “하마스의 무장조직이 (이번에도) 폭발 장치를 설치하고 매복을 계획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BBC는 많은 터널들이 집, 모스크, 학교 및 기타 공공 건물 안에 숨겨져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 월요일 인질을 찾기 위해, 지상 공격을 위한 길을 확보하기 위해 가자를 공습하는 과정에서 이스라엘 군인 1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네타냐후 총리가 가자지구에서 하마스를 소탕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마 실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스라엘 전문가들은 베트남 주둔 미군에 저항한 공산군을 언급하며 "그것은 어린이 놀이터처럼 보이는 베트콩 땅굴 같은 터널의 지하도시"라고 말했다.  터널을 어린아이들의 놀이처럼 보이게 하는 터널의 지하도시"라고 말했다. 

두 명의 지역 군사 전문가는 로이터 통신에 하마스의 무장 세력인 에제딘 알 카삼 여단이 대전차 지뢰를 설치하고 폭탄을 설치해 병력을 매복시켰다고 말했다.

그들은 이스라엘의 공세는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잔디를 깎는 것"이라고 언급했던 과거의 가자 작전보다 훨씬 더 큰 것으로 하마스의 군사력을 약화시키겠지만 완전히 제거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이 하마스를 완전히 파괴할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거의 하지않고 있으며 미국 관리들은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를 점령하거나 재점령하기를 원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더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는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조직원들을 최대한 많이 죽이거나 생포해 터널과 로켓 작업장을 폭파한 다음, 승리와 퇴각을 선언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불투명한 미래...가자를 누구에게 맡길까

【가자지구=AP/뉴시스】팔레스타인 하마의 군사 조직인 이제딘 알 카삼 부대원들이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중무장을 한 채 행진하고 있다.
【가자지구=AP/뉴시스】팔레스타인 하마의 군사 조직인 이제딘 알 카삼 부대원들이 25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중무장을 한 채 행진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지상공격을 감행하는 것은 불가피해 보인다. 중요한 문제는 다음에 무엇을 할 것인가 이다.

미국의 CNBC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이스라엘의 군사전략이 확실한 최종 목표를 가지고 있지 않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대규모 공경이 임박했다는 전망과 함께 전쟁 이후 전후의 미래는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특히 전쟁을 어떻게 끝낼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영국 왕립유나이티드서비스연구소(Royal United Services Institute) 연구소의 새뮤얼 라마니 부연구원은 월요일 이스라엘의 가자 지구에 대한 지상공격은 앞으로 48시간에서 72시간 혹은 일주일 안에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라마니 부연구원은 "더 큰 문제는 다음에 어떻게 할 것이냐"이다 라고 말했다.

라마니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큰 과제는 하마스 지도부를 제거한 뒤 어떤 정파로 교체하느냐 하는 것이다. 가자지구에서 인기가 극히 낮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로 교체하느냐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라마니는 하마스의 지도자 고위 정치지도자인 이스마일 하니예가 마흐무드 압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보다 "상당한 차이로" 팔레스타인 사람들 사이에서 더 인기가 많다고 강조했다.

팔레스타인 당국은 이스라엘과 협력하는 것처럼 보이기를 꺼릴 것이기 때문에 하마스가 물러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수 없다. 이 전쟁에서 많은 민간인이 죽거나, 하마스가 지하로 들어가거나, 새로운 극단주의 운동이 전개돼 이스라엘의 안보가 다시 한 번 위협받을 수 있다는 위험이 있다고 라마니는 진단했다.

[가자지구=AP/뉴시스] 9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웨스트 모스크 잔해를 바라보고 있다.
[가자지구=AP/뉴시스] 9일(현지시각)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파괴된 웨스트 모스크 잔해를 바라보고 있다.

가자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어지며 24일(현지시각) 밤 팔레스타인인 700여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알자지라 방송에 따르면 하마스가 통치하는 가자지구의 보건부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어린이 2360명을 포함한 5791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 24시간동안 보고된 사망자만 704명이다. 이스라엘의 공습이 시작된 이래 가장 높은 사망자가 기록된 날이 됐다.

가자지구 보건부의 아슈라프 알키드라 대변인은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24시간마다 기록된 사망자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공격으로 하마스 부사령관 3명이 살해됐다고 발표했다.

AP통신은 밤사이 발생한 공습으로 가자지구 남부 도시 칸 유니스에 있는 4층짜리 주거용 건물이 무너져 최소 32명이 숨지고 수십 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가자시에서는 주택가가 공습을 받으면서 최소 19명이 사망하고 수십 명이 매몰됐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알자지라는 전했다.

지상전을 앞두고 이스라엘의 대규모 공습과 하마스 측의 거센 반격으로 양측 사망자는 7천 명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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