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AP/뉴시스]24일(현지시각) 미국 공화당의 톰 에머 하원의원이 회의를 마친 뒤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워싱턴=AP/뉴시스]24일(현지시각) 미국 공화당의 톰 에머 하원의원이 회의를 마친 뒤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미국 하원의 다수당인 공화당이 24일(현지시각) 케빈 매카시 전 하원의장의 후임 의장 후보로 톰 에머(62·미네소타) 원내총무를 선출했지만 몇 시간 만에 사퇴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하원 공화당은 이날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3시간에 걸친 5차례의 투표를 통해 에머 원내총무를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했다.  에머 원내총무는 1차에서부터 5차 투표때까지 계속 1위를 차지, 하원의장 후보로 최종 확정됐다. 그는 최종 투표에서 117표를 얻어 마이크 존슨 의원(97표)을 제치고 당선됐다.

에머 의원은 그러나 몇 시간 만에 후보를 사퇴했다.

AP는 에머 의원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지명에 반대하고 하원 내 강경파들이 당 대표에게 필요한 표를 주지 않을 것으로 판단해 사퇴를 결정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에머 원내총무를 '리노(RINO·무늬만 공화당원)'라고 규정하면서 에머 원내총무에게 투표하는 것은 "비극적인 실수가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매카시 전 의장 해임 이후 공화당 의장 후보가 물러난 것은 이번이 세번째다.

스티브 스컬리스 원내대표는 지난 11일 당내 경선을 통해 하원의장 후보로 선출됐지만 당내 강경파들의 반대로 이튿날 후보직에서 자진사퇴했다.

지난 13일 두번째 후보로 선출된 짐 조던 법사위원장은 당내 중도파의 이탈로 3차례 본회의 표결을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하원의장직에 오르지 못했다. 조던 위원장은 3차 표결 이후 당내 의원들의 불신임 투표 끝에 후보직에서 물러났다.

에머 원내총무는 지난 2014년 11월 중간선거 때 출마해 당선, 2015년 1월부터 5선 연방 하원의원을 지내고 있다.

에머 원내총무마저 낙마하면서 하원의장 공백 사태는 더욱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일 매카시 전 의장이 해임된 이후 미 하원은 3주간 파행을 빚고 있다.

하원의장 선출이 지연되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전쟁중인 우크라이나, 이스라엘에 대한 군사지원, 국경 통제 강화, 중국 견제 등에 쓰기 위해 신청한 1050억 달러 규모의 '안보 예산안' 처리는 물론 정부 임시예산안의 종료 시점인 11월 중순 이후에 적용할 본예산 협상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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