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성평등교육진흥원 주최 제57회 ‘포럼 본’
이중학 가천대학교 교수 ‘DEI’ 주제 강연
동기부여·몰입 위해선 ‘좋은 직원 경험’ 줘야
리더급의 ‘고맙다’ ‘수고했다’ 가치 인정 발언
모두에 발언 기회 주는 ‘포용적 미팅’ 등 제안
“DEI, 양성평등 조직문화 확산에 중요 전환점”

24일 ‘2023년 제57회 포럼 본(本)’에서 이중학 가천대학교 교수가 포용성, 형평성이 전제된 다양성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제공
24일 ‘2023년 제57회 포럼 본(本)’에서 이중학 가천대학교 교수가 포용성, 형평성이 전제된 다양성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제공

최근 젊은 직원들은 낡은 조직문화에 염증을 느끼면 곧바로 회사를 떠난다. 매년 최저점을 갱신하는 출생률과 늘어가는 수명, 인간의 노동을 대체할 인공지능(AI) 기술의 등장으로 전 세계는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이같은 대전환 속에서 기업들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포용성과 다양성’이 있는 조직문화를 갖춰야 한다는 게 전문가의 조언이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원장 장명선)은 2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2023년 제57회 포럼 본(本)’을 개최했다. 

사회 각 분야 오피니언 리더 80여명이 참석한 이번 포럼에서는 최근 글로벌 경영이슈로 주목받고 있는 DEI를 주제로 이중학 가천대학교 교수의 특별강연이 이뤄졌다.

DEI는 다양성(Diversity), 형평성(Equity), 포용성(Inclusion)을 뜻하며, 안전하고 포용적인 직장을 만들고자 하는 기업의 전략과 관행 등을 총칭하는 용어다. 

이기순 여성가족부 차관은 축사에서 “10년 전에 여가부 가치를 만든 적이 있는데 DEI가 핵심이었다. 다양성, 형평성, 포용성이 있었다. 그걸 여가부 가치로 삼았던 것 같다”며 “MZ 세대랑 같이 일하다 보니 자기 개인 생활이 엄청 중요하다. 그래서 직원들 동기부여를 어떻게 할 것인가 상당히 고민됐는데, 또 가치가 동의되면 열심히 따라온다고 한다. 그런 얘기도 궁금하다”고 말했다.

“내 가치관에 맞지 않으면 떠난다”는 게 ‘MZ 세대’로 불리는 젊은 직원들의 생각이다. 이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도록 하려면, 무엇보다 조직 내 ‘포용성과 다양성’을 보장하는 ‘좋은 직원 경험’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이중학 교수는 “과거에는 회사에서 인사 제도를 만들었다. 지금은 완전히 다르다. 직원에 맞춰야 한다”며 “좋은 직원 경험은 차별화된 고객경험과 성과 향상에 기여한다. 직원 경험이 좋으면 당연히 고객들에도 좋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재무적인 퍼포먼스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인구의 고령화와 기술발전으로 인한 생성형 AI 등장과 같이 DEI를 더 강조하게 만드는 사회 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교수는 “2030년은 생산가능인구가 본격적으로 극적으로 떨어지는 시기”라며 “지원자 수가 절대적으로 감소하고 막내생활이 길어진다. 정년 연장도 자연스럽게 논의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4일 ‘2023년 제57회 포럼 본(本)’ 참가자들이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제공
24일 ‘2023년 제57회 포럼 본(本)’ 참가자들이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제공

특히 “리스킬링 등은 다양성과 큰 이슈가 있다”며 “한국적 정서에서는 나이 어린 ‘영(young)팀장’이 나이 많은 팀원에 지시하는 게 어렵지만 리스킬링을 하면 이런 일이 많아질 것이다. 이같은 다양성에 대한 갈등은 한국에서 더 많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리스킬링(reskilling, 재직업화)은 동일한 조직 내 또는 여러 회사에서 기존과 다른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을 배우는 과정을 뜻한다.

다양성 보장을 위해서는 형평성과 포용성이 먼저 갖춰져야 한다며, 포용적 조직문화 확산을 위해 리더급에서 할 수 있는 실천도 안내했다.

이 교수는 “리더들이 직원들에 ‘고맙다’ ‘수고했다’는 말을 잘 안 한다”며 “가치를 인정하고 감사하는 말을 직원들에 많이 하면 업무 몰입도가 높아진다”고 말했다.

또, ‘포용적 미팅’을 위해서는 팀장급이 일방적으로 말하기보다는 참여자 모두에게 발언할 기회를 주라고 제안했다.

그는 끝으로 ‘같음은 연결을 다름은 성장을’이라는 표어를 공유하며 “가장 끌리는 건 비슷한 속성을 가졌을 때다. 하지만 성장을 원한다면 ‘다른’ 사람과 만나야 한다. 교과서적 얘기보다 다른 얘길 한 것은 성장을 바라서”라고 전했다.

장명선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은 “혁신적인 조직문화 패러다임으로서의 DEI는 양성평등한 조직문화 확산에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이번 포럼 본을 통해 조직문화의 행동과 문화를 바꾸기 위한 구체적 아젠다를 고민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되었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저작권자 © 여성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