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한국YWCA 연합회 세미나
70년대 ‘가정부 훈련반’으로 여성 사회진출 지원
가사서비스 NCS 개발 참여로 돌봄노동 지위 확립
여성노동단체와 ‘가사근로자법’ 법제화 이끌기도
“별도 돌봄운동팀 통해 지속가능한 운동 해나가야”

20일 ‘YWCA 100년, 돌봄운동의 역사: 2000년대 이후를 중심으로’ 세미나에서 원영희 (사)한국YWCA연합회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YWCA 제공
원영희 (사)한국YWCA연합회 회장이 20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YWCA 100년, 돌봄운동의 역사: 2000년대 이후를 중심으로’ 세미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한국YWCA 제공

(사)한국YWCA연합회(회장 원영희, 이하 한국YWCA)는 20일 오후 서울 중구에서 ‘YWCA 100년, 돌봄운동의 역사: 2000년대 이후를 중심으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지난해 ‘한국YWCA 100주년 기념, YWCA 역사포럼’에 이어 YWCA 운동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돌봄운동에 대해 운동사적 의미를 성찰하고 앞으로의 방향을 모색하는 시간으로 마련됐다.

발제자로 나선 이은영 한국기술교육대학교 교수는 직업훈련을 제공했던 한국YWCA의 역사와 의미를 짚었다.

그는 “(한국YWCA)가 기술·직업훈련을 제공해 사회에서 기반을 마련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평가받고 있다”며 “1968년 서울YWCA 봉천동 사업관이 ‘가정부 훈련반’을 실시한 결과, 1970년에는 가정부 1300여명을 2500여 가정에 파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가사서비스에 대해 NCS(국가직무능력표준)를 한국YWCA가 중심이 돼 개발했다”며 “국가가 주도하는 직무표준화 작업에 한국YWCA가 적극 참여함으로써 돌봄노동에 대한 직업적 지위, 직업으로서의 위치를 확립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한국YWCA는 여성노동단체와 10여 년간의 입법 추진활동을 함께하며 ‘가사근로자법’ 법제화를 이끄는 데 기여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남은 과제로 “지자체 조례 제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조례가 있는 지역은 실행에 옮겨질 수 있도록 적극적 활동이 필요하다”는 점을 꼽았다.

윤정향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20일 ‘YWCA 100년, 돌봄운동의 역사: 2000년대 이후를 중심으로’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YWCA 제공
윤정향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이 20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YWCA 100년, 돌봄운동의 역사: 2000년대 이후를 중심으로’ 세미나에서 발표하고 있다. ⓒ한국YWCA 제공

윤정향 한국노동사회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한국YWCA의 초기 돌봄운동은 계몽적이고 이원화된 경향이 있었으나, 점차 ‘노동자 권리운동’의 외연을 확장하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초기) 한국YWCA의 노동운동은 자유주의적 시각에서의 노동운동이었다”며 “사업운동 방향이 바뀐 게 중요한 계기라고 본다. 가사노동자회 등 사회단체가 들어와 있는 ‘돌봄노동연대회의’와의 협업을 통해 한국YWCA 내부의 표현이 바뀐다. 엄청난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15년, 2017년에는 부천과 성남이 각각 ‘돌봄협동조합’이라는 자발적 모델을 조직하기도 했다. 윤 연구위원은 “(조직 과정에서) 민주적인 절차와 방법을 따랐다”며 “정책적으로가 아니라 현장의 돌봄노동, 아래로부터 올라오는 모델이다. 노동운동 경계를 확장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호평했다.

이어 “앞으로 별도의 돌봄운동팀, 부서를 통해 지속가능한 운동을 해나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원영희 회장은 “한국YWCA는 기독정신을 바탕으로 여성, 어린이, 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돌보는 다양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면서 “돌보고 살리는 역사가 이어져 돌봄 정의 사회가 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로 101주년을 맞이한 (사)한국YWCA연합회는 청년, 여성, 기독, 국제, 회원 운동체로 정의·평화·창조질서의 보전이 이뤄지는 세상을 건설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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