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첫 단독 수상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클로디아 골딘 하버드 교수. 사진=The Nobel Prize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클로디아 골딘 하버드 교수. 사진=The Nobel Prize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역할을 연구한 노동경제학자 클로디아 골딘 미 하버드대 교수(77)에게 돌아갔다.

경제사학자이기도 한 골딘 교수는 역사적 맥락에서 여성과 남성의 임금격차의 근본적인 원인을 분석하고 그 해결책을 모색한 노고를 인정받았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현시시각) 클로디어 골딘 하버드대 교수를 20203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골딘 교수는 이날 하버드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여성의 일가정 양립이 한국 내 저출산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보느냐'는 한국 기자들의 질문에 "한국 합계 출산율이 0.86명인 것을 잘 안다"며 "20세기 후반 한국처럼 빠른 경제 변화를 겪은 나라는 드물 것"이라면서 "노동시장은 이러한 변화를 빠르게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기성세대와 남성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그는 "변화가 단시간에 이뤄지긴 어렵다"면서 "기성세대, 그들의 딸보다는 아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람들을 교육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역할을 연구한 노동경제학자 클로디아 골딘 미 하버드대 교수(77)에게 돌아갔다. ⓒ노벨상위원회 유튜브 갈무리
올해 노벨 경제학상은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역할을 연구한 노동경제학자 클로디아 골딘 미 하버드대 교수(77)에게 돌아갔다. ⓒ노벨상위원회 유튜브 갈무리

골딘 교수는 1946년 미국에서 태어나 코넬대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하고, 시카고대에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하버드대 경제학과에서 최초의 여성 종신직 교수로 임명됐다.

노벨 재단은 골딘 교수에 대해 "수세기 동안 여성의 수입과 노동 시장 참여에 대한 포괄적인 첫 번째 설명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그의 연구는 남아있는 성별 격차의 주요 원인뿐만 아니라 변화의 원인을 밝혀냈다. 연구에 따르면 오늘날 남아 있는 성차별의 많은 부분은 여성들 사이의 것이며 첫 아이가 태어난 후에 생긴다.

골딘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여성의 노동참여는 역사적으로 'U자형' 모양을 띄며 진화했다. 1800년대 산업 사회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여성의 노동참여율은 감소했으나, 1900년대 초 서비스 산업이 성장하면서 다시 증가했다.

국내에 번역된 골딘 교수의 저서인 '커리어 그리고 가정'에서는 이에 대한 역사적 고찰이 잘 드러난다. 책은 스토리텔링식으로 5세대에 걸쳐 여성이 노동시장에 어떻게 진출하게 됐는지와 고질적인 성별 임금 격차의 원인을 설명한다. 미국의 경우 여성이 받는 임금은 남성의 80%가량이다.

그는 성별에 따른 소득 격차를 줄이는 것은 경제성장과도 밀접한 연관성을 갖기에 노동이 구조화된 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말한다.

여성의 노동이 시장에서 과소평가되는 부분은 단순히 고임금을 제공해 해결할 것이 아니라, 근무 유형과 성과 보상 체계가 유연하고 비례적으로 변화해야 하며, 그 과정에서 사회적 차원의 돌봄 서비스가 지원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골딘 교수는 여성 경제학자로는 역대 세 번째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로 여성 단독 수상은 최초다.

첫 여성 수상자는 2009년 공공재의 활용에 대해 연구한 엘리너 오스트롬 교수, 두 번째는 2019년 지구촌의 빈곤문제를 경감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한 에스테르 뒤플로 교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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